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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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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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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오르기


BY 이마주 2003-12-28

 

정말로 월요일에 비가 왔다.

웅주는 모처럼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문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았다.

오늘 하루는 공쳤다해서 임금이 아쉬운 것은 아니었다.

가벼운 주머니 보다 그를 짜증스럽게 만드는 것은 공사가 하루 늦어진다는 것이었다.

 

딱히 일이 생각나지 않았다.

대낮에 그것도 주의 시작인 월요일에 집에 사람이 이상한 거였다. 각자 회사로 학교로 일터로 자신이 곳이 있어야 하는게 보통의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회장말이 묘하게 맞아 떨어졌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만나보라는 비의 암시같이 느껴졌다.

 

전화를 걸었다.

박이사가 전화를 받을 알았는데 아주 낭랑한 여자가 전화를 받는다.

 

"다운커뮤니케이션 이사실입니다. "

 

"..여보세요?"

 

" 말씀하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저… 박이사님 계십니꺼?"

 

", .어디시라고 전해드릴까요? 약속하셨습니까?"

 

"약속예? 뭐라케야 하나... 것도 아이고 안한것도 아이고.."

 

"실례지만 성함을 말씀해 주시면 확인해 드릴수 있습니다."

 

"지웅주라고 하는데요?"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비서인듯한 여자가 수신대기중 음악을 걸어났다.

 

...다운 커뮤니케이션에 전화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 가장 바른 기업다운 기업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는 저희 다운커뮤니케이션은 인터네셔널 휴먼리소쓰기업으로서…..

 

"지웅주님?"

 

", ? "

 

"박이사님과 연결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초장부터 전화연결하기가 이래 힘들면 분명 엄청 회사일거 같아서 웅주는 괜실히 오금이 저렸다.

확끊어버리까 생각하고 있는데 그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박종범입니다."

 

", 안녕하십니꺼? 지웅준데예."

 

"."

 

뭐라고 말을 차례는 종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말을 하지 않았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말을 하는것조차 시간 낭비라 느껴질 만큼 박이사는 웅주의 존재가 달갑지 않았다.

 

"여보세요?"

 

"말씀하십시오."

 

당혹감… 웅주에게도 고집이 있었다.

전화하라고 해놓고 성의 없이 받는 이녀석은 정말 싫었지만 그가 만나려고 하는 사람은 회장이었다.

 

"전에 회장님이 비오는 연락하라고 해서예. 지금 만나뵐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안그래도 지웅주씨 이번주 안에 만나고 싶어셨습니다. 오늘 오시죠. 3시에 저희 회사 9층으로 오시면 사무실입니다."

 

" 바쁘실텐데 그냥 바로 회장님만 뵙고 가께예. 연락하려면 어디로 전화해야 합니꺼? 그라고 지도 오후에 볼일이 있어가가 2시쯤이 좋은 데예."

 

종범은 습관처럼 뒷목을 잡았다.

뻐근해지는 목의 근육뒤로 공사장에서 초라한 모습의 웅주를 떠올렸다.

막노동꾼이 자신의 스케줄로 장인을 만나게 해달란다.

사실 이상 전화를 계속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시죠. 회장님방은 11층입니다. 제가 지웅주씨 방문시간을 말해놓겠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끊고 싶어하는 웅주도 마찬가지였다.

 

"와예?"

 

"늦지마십시오. 회장님 아주 바쁘신 분입니다."

 

"걱정마이소, 노가다도 시간 지키믄 몬하는 직업이라예, 딱딱 맞는 시계 있으니까에 정시에 가겠습니다. 그럼 계속 욕보이소.끊습니다."

 

웅주는 박이사가 전화를 끊기전에 먼저 전화를 끊었다.

신경질이 났다.

도대체 그리 대단한 회사이기에 저리 뻣뻣하게 전화를 받는지 처음부터 기분 나쁜 놈이었지만 말을 수록 정이 뚝뚝 떨어지는 사람이었다.

 

양재동에 있는 다운커뮤니케이션은 꽤나 높이 올라가있는 빌딩이었다.

이렇게 건물이 있는 사람이 3층짜리 상가건물을 짓는 다는게 왠지 어울리지 않는 같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웅주는 우산을 접어 현관의 우산 보관함에 넣고 있었다.

 

"지군, 시간을 지키는 구만 1 55분이구먼. 잘있었나?"

 

회장은 거짓말처럼 웅주의 뒤에 서있었다.

 

", 안녕하십니꺼? 어디 가십니꺼? 그럼 지가 나중에 오겠심더."

 

" 사람 싱겁기는. 자네가 2시에 온다기에 마중 나와 있었던 게야."

 

"?"

 

"허허 놀랄것 없네. 부담스러운 표정이구먼. 사실은 겸사겸사일세. 사무실이 11층이라서 하루에 아침 저녁으로 이렇게 계단을 걸어서 다닌다네. 나이가 들면 자신의 건강은 자신에 챙겨야해. 너무 무리해서 하는 조깅이나 다른 보다는 계단 오르락,내리락하는게 적성에 맞아. 사무실까지 같이 걸어서 올라가볼텐가?"

 

웅주는 혼자서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60 노인에겐 11층의 계단을 오르락 거리는게 꽤나 운동으로 여겨지겠지만 한창나이에 그것도 웅주에게는 너무도 가벼운 운동축에 속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한지가 벌써 10 이었다.

고교시절에 학교나 집에는 적응하지 못하고 말썽만 부렸지만 우연히 보디빌딩에 관한 잡지를 후부터 그는 몸만들기에 빠져들었다.

 

부모님도 아무것에도 관심을 느끼지 못한 아들이 운동에라도 관심을 가진것이 반가와서 것만은 말리지 않고 꾸준히 체육관비를 대온 터였다.

그런 그에게 11 걸어올라가기라?

껌이었다.

 

"그라지요, 가시지요."

 

회장은 먼저 압장을 서서 비상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웅주도 2계단 정도 아래에서 그와 보조를 맞춰 걸어올라가기 시작했.

노인치고는 규칙적이고 고른 걸음걸이였다.

뒤로 맞잡은 회장의 손을 보면 올라기기를 4층쯤 했을때 회장은 말했다.

 

"박이사는 아주 중요한 사람일세 , 우리 회사에 말이야."

 

뜬금없이 박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데에 웅주는 살짝 발을 헛디뎠다.

 

" 사람 회사와 나에게 10년을 아낌없이 던진사람일세."

 

"그라십니까."

 

계단의 층수는 '7'이라고 써있었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등도 후덥지근하게 느껴졌다. 회장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계속 말을 이었다.

 

"자네,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네."

 

", ."

 

드디어 11 문을 열면서 회장이 뒤를 돌아보았다.

이마에서 흐른 땀을 닥는 웅주를 바라보는 회장의 얼굴엔 아무런 열기도 느껴지지 않은 단정한 모습이었다.

 

"자네 건강한가보군. 마음에 들어."

 

민망한건 웅주였다.

이정도쯤이야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지만 약간의 땀을 흘릴 정도는 되는 일이었는데 빠른 속도로 계단을 오른 회장은 방울의 땀도 흐르지 않을 만큼강하고 운동이 몽에 배인 사람이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