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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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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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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테리우스 13.


BY 영악한 뇬 2003-11-21

 

 

 

 

그 귀신들 사이로 아주 몰골이 말이 아닌 검고 더러운 얼굴의 사내는 웃지

 

않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방법은 찾은거야?. ]

 

그 사내는 내게 다가와 불쑥 그렇게 말문을 열었다

 

[무슨 방법?. ]

 

[니가 하지 못하고 네 유기체 몸속에 숨겨 둔 말……… 너..그말을 저 녀석에게 하고 싶은거 아니야?.]

 

[넌 뭐야?. 어떻게 그걸 알아?.]

 

[ 소리야. 파장이지. ]

 

[무슨 소리야?. 소리?.파장?.]

 

[ 이승의 파장과 저승의 파장은 서로 대화가 되지. 사람이 죽고나면 남은 사람들

 

이 곡을 하지? 아이구 아이구..

 

그게 단순한 울음이 아니야. 그 곡의 소리에 실린 목소리의 파장이 죽은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는거야..

 

파장이 높을수록. 고음일수록, 강할수록, 문이 열리게 되어 있어 비록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뭐라구?! 문이 열려?. 알아듣게 좀 말해봐! ]

 

[ 49일 동안 네 한이 모두 풀렸으면 마지막 소원 하나가 이루어지는 지점이

 

있어 . 고음의 파장이 공기중으로 퍼지는 어느 순간. 간절히 염원하면 네 모습을

 

저 녀석에게 보일수가 있을 거야.. 그때 그말을 해.

 

말해두지만 그건 너무 짧은 순간이야. 하지만 순간은 곧 영원과 통한다는 것

 

쯤은 알고 있겠지?. ]

 

[내게 그런걸 가르쳐 주는 이유가 뭐야?. ]

 

나는 창원 조차 말해주지 않는 그 비밀을 내게 알려주는 그 사내 귀신이 의아해

 

물었다.

 

[ 넌 기억할지 모르겟지만…….]

 

[……………………..?. ]

 

[네가 아주 어렸을적에 너희 집 앞에 늘 앉아 있던 거지 기억나?. ]

 

[거지?. ]

 

[그래. 늙은 거지. 그 거지 곁에는 거지의 어린 아들 하나가 있었고 ]

 

[ 기억나지 않아]

 

[ 그래. 그때 너는 아마도 내 아들이랑 같은 나이였을거야 5살?. ]

 

 

나는 그가 무슨 말을 꺼낼지 조바심나는 마음으로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추운 겨울 날이였어, 니네 엄마가 아끼고 아껴서 네게 털 오버를 사주었어.

 

커다란 단추가 딱 3개 달린 회색 털 코트였어. 니네 엄마는 그 겨울 코트를

 

네게 사주기 위해 남의 집 똥 퍼는 일을 도왔지. 그런데..]

 

[그런데?. ]

 

[그런데 그 코트를 입고 밖으로 놀러 나온 네가 우릴 본거야. 넌 그 커다란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서는 내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어 . 춥겟다. 응?. ]

 

그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이 보였다.

 

어쩌면 이 순간 그는 그 어린 아들을 생각하는 건지도 몰랐다

 

[ 그래놓고는 니가 그 겨울 코트를 얼른 벗어서 우리 아들에게 주었어

 

입어..난 집도 있지만..너는 집도 없는 거지쟎아?. 추우면 얼어죽을지도 몰라.

 

니가 입고 어서 가. ]

 

[내가………….내가………..그랬던적이 잇었구나……]

 

[그때 어떤식으로라도 네게 은혜를 갚고 싶었는데 ..살아서는 워낙 가진게

 

없다 보니 그러지 못했는데

 

다행이다 죽어서라도 이렇게 뭔가를 해줄수가 잇게 되어서 ………]

 

[ 아들은 어떻게 되었어?. ]

 

[ 그 아인. …………경찰에게 잡혀서 어디서 코트를 훔친거냐구 개패듯이 매를

 

고 이듬해 봄에 죽었어.]

 

[아.,,,,,,,,,,,,,,,,]

 

나는 그 사내의 슬픔 앞에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 네 몸이 많이 투명해져 있어..너 얼마남지 않은 것 같구나. ]

 

[훗. 아직 이승의 시간이랑 저승의 시간을 계산할 줄 몰라서 얼마나 남았는지

 

잘 모르겠어 ]

 

[그래..네 모습네가 볼수 없지만. 내게 보이는 네 영신은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게 보여.

 

어쩌면 단 하루가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서 그 소리를 찾아봐 ]

 

[그래..그래그 소리를 찾아 봐야 겠어………….]

 

하지만………..그렇게 추상적인 소리를 어디서 찾는다는 말이야?.

 

 

 

 

 

윤은 완쾌되지 못한 모습으로 비상의 연습실에 앉아 있었고 여전히 밝지

 

않은 표정의 석윤은 멍하니 피아노 건반 만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때 비상의 멤버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 석윤아 유선배를 위해 공연을 하자는데 찬성을 했어. 내일이면 49제가 되는

 

날이니까 모두들 내일로 하자고 의견이 모아졌어………..곡은 니가 골라……………]

 

[………….? ]

 

[ 정순이가 아이디어를 냈어..유선배 스켓치들이랑 작품들 강당에 모두

 

모아 두고 공연 하자. ]

 

[…………………..]

 

석윤이 고개를 떨구었다.

 

 

[ 작품들은 모두 정순이랑 후배들이 모두 모았어, 지금쯤 강당에 작품 설치하고

 

있을 거야아침부터 전시 시작하고 6시쯤에 공연을 시작하는거야. ]

 

[………………고마워…………………….]

 

[ 녀석 힘내! 산 사람이 살아야 죽은 사람도 기쁘게 떠나지. 일어나. 노래

 

선곡하고 연습 좀 해둬 ]

 

석윤의 마음속으로 기쁨과 슬픔과 아쉬움의 만감이 교차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때 내 머리 속으로 스쳐지나는 생각!

 

[아! 그 소리란 바로 …….아니 어쩌면 너의 노래일지도 몰라. ]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내 직감은 바로 그것이라고 소리치고 잇었다.

 

이제 바로 내일이면 내가 떠나야 할 시간이다.

 

이제 떠나면 네 꿈속에도 ..네 주위 어느 곳에도 다시 머물 수 없는 마지막

 

길이다.

 

석윤아………….

 

 

 

 

 

 

 

 

[ 태풍이 몰려 오고 있어……. ]

 

다락방에 잠들어 있는 내 귀에다 대고 다락방 귀신이 말했다

 

[응?. 태풍이?. ]

 

나는 부시시 잠에서 깨어나다가 소스라쳐 놀랐다

 

[뭐?.태풍이?. 오늘 석윤이 공연날이야! 태풍이 치면 사람들이 오지 않을거야

 

그러면 공연은 못하게 될지도 몰라 ! ]

 

바로 그 순간 우두두두 다락방의 작은 창문으로 마치 작은 돌들이 날아 와

 

박히듯 빗줄기가 들이치기 시작했다.

 

창문을 두들기는 빗줄기를 바라보는 

 

내 눈앞으로 성큼 얼굴을 들이민 무당은 한움큼씩의 쌀 알들을 쥐어서 사방으로

 

뿌려대기 시작했다.

 

 

 

 

 

 

-----쩡아님의 독촉에 아..너무 미안해서리 퍼뜩 올립니다.

이제 마지막 두편 혹은 한편이 남았네요. 리플 보는 맛에 글씁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