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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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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쟁이와 마주 앉아서


BY 봉지사랑 2003-11-24

그렇게  여름은 지칠줄 모르고  지나가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할 시기로 생각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아직 커다란 무언가가 그녀를 붙들고 있는것처럼 쉽사리

시작하기는 쉽지 않은듯 그녀의 갈등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어쩌다 지나간 시간들을 그려보노라면 그건 정녕 그녀에겐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그녀는 잘도 참고 견뎌오고 있는듯 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무언가 생각난듯이 시내로 나왔다.

그 행위는 그녀에게 있어서는 이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첫발이기도 했고 

다시한번 마음을 가다듬기 위한 준비운동이기도 했다.

그녀는 그전에 어디에선가 본듯한 간판 하나를 찾고 있었다.

이리저리로   얼마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찾아다니고 있었다.

한참을 지나서 골목안쪽에 자리하고 있는 그 방앗간 바로 그 이층에 자리한 그집!

그것은 철학원 이기도 했고  점을 치는 점집 이기도 했다.

그녀는   그리로 천천히 올라갔다.

거기에는 옥상같으면서도 넓게 자리한 화초정원 까지 참 편안한 느낌이 들도록

예쁘게 꾸며진 너른 마당이 있고  한쪽으로 갈대로 만든 바알~~을 가지런히

쳐 놓은 깨끗한 집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바알~~ 을 조금 들고 안을 들여다 보았다.

안에는 병풍이 하나 자리하고  그 앞으로 앉은거리 책상이 하나 놓여 있었고

아무도 없는지 무척이나 조용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조금 큰 소리로  누구라도 들어주길 고대하며 사람을 불렀다.

"여보세요?  안에 누구 계신가요?...."

안에서 사람이 나오는듯 인기척이 들렸다.

안에서 나온 사람은 깨끗하게 모시한복을 입은  중년은 조금 넘어보이는듯한

남자였다.  그 남자는 이내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며 그 작은 앉은거리 책상앞에

은은하게 앉고 있었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그 남자 앞으로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남자는 안경을 집어들면서 그녀의 얼굴을 조심스레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약간 무안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맞받아 쳐다보았다.

"어떻게 오셨는가?......"

그 남자는  그녀에게  묻고 있었다.

그녀는 이상하게도 말이 목구멍에 걸린듯 얼른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약간 머뭇거리면서  그 남자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보았다.

그 남자는 그 앉은거리 책상위를 툭툭 치면서 안에다대고 차한잔 가져오라고

누군가를 부르고 있었다.  그제서야 그녀는 마음이 조금 안정 되는 느낌이었다.

혼자서 그 남자 앞에 앉아있다는 자체 만으로도 웬지 모를 서글픔이 목구멍으로

넘어오는것 같았다. 

잠시후  역시 하얀 모시적삼을 곱게 차려입은 중년의 여인이 쟁반에 마실것을

들고 고운 모습으로  걸어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의 모습을 잠깐 번갈아 쳐다보았다.

너무나 잘 어울리는 부부의 모습이 거기 그렇게 있었다.

이제 그녀는 서슴없이  그 남자에게 묻기로 했다.

그 남자는 그녀에게 생년월일을 묻고 그녀는 작은 종이에 자신의 태어난 날짜를

적어서 그 남자의 앞으로 내밀었다.

그 남자는 뭔가 모를 암호처럼 계속해서 적어내려가더니  이내 입을 열기 시작

하였다.   "남편과는 헤어졌구만!..."

"자손복도 그리 크게 없구!......"

"아들은 낳아도 남의 문중이나 대를 이어줄까?  남의 자식이야!...."

그 남자는 쉬지 않고 그녀의 가슴을 후벼대고 있었다.

그리고는 이내 너무 실망 하지말라며 그래도 한가지는 복이 있으니 그게

웬떡이냐면서 그래도 사별할 팔자가 아니니 얼마나 다행이냐는것이었다.

그녀는 지금 헤어졌다는 자체 만으로도 아직 아픈 마음이라 그 남자의 말이

그리 달갑게 들리지를 않았다.

그리고는 이것 저것 다른 잡다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조금 실망한듯 그럼 직업은 뭘 하는게 좋겠느냐고 묻고 있었다.

그 남자는 장사를 하면 무슨 장사가 되었건 아주 잘될꺼라면서

어떤 장사를 하든 무조건 구월에 시작을 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남자와의 면담을 그리 시원치 않은 느낌을 가지고 일어서야 했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왔다.

지나가는 행인들 틈으로 세상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듯 그들은 바삐들 움직이고

있었고 그중에 그녀만 낙오자가 된듯이 한참을 그렇게 그자리에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