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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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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난 잠들지 않는다.


BY 봉지사랑 2003-10-24

기어이 그녀는 도장을 찍었다.

역시나 각서의 효과는 서로가 없던걸로 하고 그냥 아무런 조건 없이......

남편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기쁨을 누렸고 그녀는 덩그마니 아이만

맡기로 했다. 그녀는 이제 집을 팔아서 라도 이사를 해야 했다.

하지만 부부는 헤어지면 남보다 못하다는 말!===절대 틀린 말이 아니었다.

남편은 이미 이 집을 위장의 채권자를 만들어 빼돌린 뒤였다.

할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더 이상 남편이 아니었기에 무슨 말도 할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그녀는 갑자기 막막해졌다.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이말도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그 녀는 걸짝이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창완이 엄마냐?   응 난데 우리 이사할 집좀 알아봐줘!......

"그냥 .....보증금은 ....."

그녀는 눈물 때문에 말을 이어 갈수가 없었다.

"그 못된놈이 언니를 완전히 속였구만?........ 도둑놈!.........."

"언니는 그렇게 사람 보는 눈이 없냐? 그러게 내가 그랬지?

남자 얼굴 뜯어 먹고 살꺼냐고?..................."

그랬다. 그녀는 남편의 얼굴도 뜯어먹어 보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모든것을 지금 포기 하고 있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동생은 마지막 한 마디로 모든 상황을 종료 시켜 버렸다.

"언니가 알아서 해!~~~~~~~~ 언니도 고생을 더 해 봐야해.

언니는 뭐 삶이 소설인줄 안다니까,...그렇게 고상 떨다 그게 뭐니?"

 동생은 전화를 탁--------- 끊어 버렸다.

그 녀는 이제 어금니를 깨물고 일어서야만 한다.

우선 그녀에게는 생각의강에서 무엇을 건져올리느냐가 제일 중요할것 같았다.

그녀는 거울 앞으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는 헝크러진 머리속부터 정리 하기로 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자신의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았다.

참으로 눈물과 한숨으로 점철된 고독하고 암울한 삶이었다.

우선 과감히 그런 자신의 삶을 잊어야만 무엇이건 해 낼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지금 생각의 강에서 희망을 건져 올리라고 자신을 설득하고

있는 또다른 누군가가 되어 그녀에게 텔레파시를 보내 주고 있었다.

그랬다. 이제 그녀는 얼마나 좋은 환경을 얻고 있는지 긍정적 사고를

가지려고 마음을 가다 듬고  또 가다듬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 왔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사정상 이사를 해야 하는것과 필히 전학을 할수 밖에

없는것을 설명했다.

"그럼 우리는 이제 집도 없는거예요? 아빠가 다 뺏어 간거예요?"

우영이는 너무도 빨리 알아들었다.

"그럼 아빠 집에 가서 살면 되지뭐!........"

주원이는 거의 현실에 대한 감각을  아직 못 느끼는것 같았다.

"그래 잘됐다. 주원이 너는 아빠 집에서 살어,그래야 아빠가 귀찮아서

우리 집을 도로 내놀지도 모르 잖아!.........."

그 녀는 우영이에게 그런 소리는 자꾸 하면 안된다고 한마디 했다.

그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 사람이 사는곳 어디든지 가서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으리라..."

어느새 이혼 을 하고 5일이나 지나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여전히 학교에 잘 다니고 오후가 되면 고모네 사촌 아이들과 범벅이

되어 집으로 몰려 왔다.

애들에게서 그녀는 여전히 외숙모 소리를 들으며 평소와 다름 없이 지내건만

아이들이 없는 오전 시간에는 부지런히 집을 알아 보고 다니곤 했다.

헤어진 남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니 뭐 하고 있는거야? 빨리 떠나지 않고.........."

기가 막혔다. 이렇게 알알이 뺏아가고 어디로 가라는건지........

"지금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죠?"

"내가 다 번거잖아,  너는 집에서 놀고 먹었잖아."

그랬다. 그녀는 놀고 먹은 사람이었다. 그 남자의 기준에서는 그녀는

놀고 먹던 그런 여자 였던 것이었다.

그녀는 알았다고 했다.곧 멀리 떠나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그녀는 지도책을 꺼내놓고 오른쪽으로 줄을 쫙 그었다.

정확히 일직선을 그었다. 그곳에 걸쳐지는 시골로 마음을 정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왔다.

오늘도 역시 고모네 사촌애들과 같이 집으로 몰려왔다.

그녀는 아이들을 불러 앉혔다. 그리고는 지도책을 펴놓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엄마가 이사 갈곳을 정했어,바로 이곳 이야, 엄마가 알고 있기로는 여기가

그래도 공기가 좋고 아직 사람들이 때가 안묻어서 인심이 좋다고 그러더라."

"누가 그래요?"

"응  엄마 친구가 그랬어."

"엄마 친구 누가요?"

"....... 나중에 알게돼."

그녀는 분명히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했던 동네를 엄마는 친구를 팔고 있지만 우영이는

 더이상  묻지 않았다.

사촌 애들이 먼저 울기 시작 했다.

"우영아 니네 이제 아주 가는거야?"

"..................."

우영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나즈막히 울고 있었다.

주원이는 사촌과 누나를 번갈아 쳐다보며 어찌 할바를 모르고 "울지마"

 소리만 중얼 대고 있었다.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결코 잠들지 않겠노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