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파출소에서는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 여자가 오후에 다녀가고 나서 그녀는 아이들과 대화하는 사이 현실에 대한 개념을
소급적용 받은 사람마냥 모두 잊고 있었다.
아이들이란 참으로 세상의 더러운 현실을 잊게 해주는 보약과도 같은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실로 오랜만에 편안한 잠을 맛 보았다.
아침이 되었다.~~~~
"자! 우영아! 주원아! 일어 나야지............."
그녀는 여느집 엄마들 마냥 아이들을 깨워 학교 를 보내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영이 어머니 안녕 하세요?"
"............................."
그 녀는 이른 아침 방문객(?) 을 의아한 표정으로 맞고 있었다.
"어디? 누굴 찾으시는데요?.............."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그분은 우영이 담임 선생님 이셨고 우영이에 대해 뭔가 말씀을 하시고자
바쁜데도 불구 하시고 이렇게 찾아 주신것 이었다 .
"저 우영이 담임 입니다..........."
선생님 께서도 많이 무안 하셨던것 같았다.
"어머! 아유 죄송 합니다. 선생님 웬일 이세요?... 정말 죄송 합니다."
"아니 괜찮습니다. 실은 우영이에게 대강 들어서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미안 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우영이 아직 안 일어 났나보네요. 이 녀석이 매일 도시락 을 안 싸오길래
물어 봤더니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은 어머니를 한번쯤 만나
뵙고 말씀을 나누는것이 제 도리 일것 같기도 하고 또 한가지는 우영이가 이번
저희 학교 5학년 대표로 경기도 실력향상 경시 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어머니가
준비를 해 주실수 있는지 .....이런 문제로 이렇게 아침부터 찾아 뵙게 된것 입니다."
그녀는 얼른 답변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우영이 어머니! 우영이가 아무런 말씀을 안 드렸나 보네요........."
사실 이었다. 아니 더 정확히 얘기 하면 그 동안 아이들이 학교 에서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지 그녀는 신경쓸 겨를 이 없었다.
그녀의 표정을 읽던 선생님은 두 장의 가정통신문을 내밀고 먼저 학교로 가셨다.
그녀는 한참을 어쩔줄 몰라 하며 서성 거렸다.
아이들에게 너무나 많이 무관심해 있던 자신을 발견 하고 그녀는 반쯤 혼이 나간듯
한동안을 그렇게 서성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애들은 학교 에 갈 준비를 마치고 그녀 앞에 인사를 하려고 다가 왔다.
"우영아? 너 학교 선생님이 다녀 가셨는데 그게 무슨 말씀이니?........"
"뭐가요? " ........
"학교에서 어디로 뭐 무슨 대회 나간다며?.............."
"응 그거요 , 제가 안가도 되는 거 예요....."
"근데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 안 하시던데?.........."
"저 그거 못 나간 다고 말씀 드렸어요. 엄마 정신 없는데. 나까지 괜히그러면 더
정신 없으 실까봐 안나간다고 말씀 드렸는데 ..............."
우영이는 어느새 그녀의 현실에 최대의 피해자가 되어 벌써 포기 해야 하는 부분이
군데 군데 생겨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는 강해지고 현실을 " 역전의 용사 "처럼 잊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포기하는것
부터 가르치게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영아 ? 그건 그거고 엄마는 엄마인거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엄마가 이따 학교로
가서 선생님 만나뵐께. 엄마 믿지? 걱정 하지마............."
그녀는 너무나 미안 했다.
어느새 아이들은 이렇게 제 역활을 충분히 하고 있었다.
그 녀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부지런히 집안을 치우기 시작 했다.
갑자기 꽈리 수경이 엄마가 왔다.
"자기 ! 나없어도 잘 지내고 있었지?"...........
"어? 웬일이야 이렇게 아침부터 웬일 이야?"
"자기 너무 코가 빠져 다니나 보다. 그럴 필요 없어. 애들이 중요하지 그까짓남편
당신 없어도 잘 먹고 잘사니까.그저 애들이나 챙길 생각해. 그게 당신이 희망을
칮는 길이야. 아 애들 공부 잘하겠다 .지금 애들 챙겨 주지 않으면 우영엄마평생
농사를 망치는거야. 정신 차려 이 양반아! 남편한테 목매다 애들 다 잃을라.........."
그 소리를 듣는 그녀는 머리를 쥐어 뜯기는듯이 머리속에 짧은 진통을 느꼈다.
그리고 꽈리 수경이 엄마는 돌아 갔다.
"잊지 말고 꼭 점심전에 학교에 가 보라" 는 소릴 덧붙이고 .......................
그녀는 부지런히 집안을 치우고 학교에 갔다.
학교에는 여러명의 어머니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그들의 옆을 조심스레 지나쳐 교무실을 향했다.
뒤에서 약간의 쑥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듯 했지만 그냥 못들은체 지나쳤다.
선생님께서는 그녀를 기다려 주고 계셨다.
"우영이 어머니! 이건 우영이에게 용기를 줄수 있는 좋은 기회기 때문에 우영이 보다
제가 더욱 포기 할수가 없었어요. 이렇게 와 주시니 이제 제가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지네요. 아이들이 성장 하면서 어떤 계기를 통해서 훨씬 성숙 해지죠.
그게 바로 아이가 자부심을 느낄수 있는 어떤 동기가 유발 된다면 우리 선생님 들은
그저 뒷받침을 해 주는게 의무 입니다. 아마도 이번 기회가 그런것 같아서 우영이
어머니를 뵙자고 한거죠. 그냥 어머니가 참여 해도 좋다는 도장 하나만 찍어 주시면 "
그녀는 지금 미래의 희망을 보고 있었다.
아니 이제 막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귀한 느낌 이었다.
실로 오랜 만에 느끼는 자유함이고 행복감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