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냥 집으로 와 버렸다.
뒷방에 지선이 엄마가 " 아줌마 집세를 드릴래도 얼굴을 뵐수가 없네요. 이러다
셋돈이 목돈되면 우리 너무 부담스러워요." 거의 짜증 섞인 소리로 내던지듯
놓고 갔다. 그녀는 문득 그 돈을 써야 할곳이 생긴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녀는 부랴부랴 병원으로 가고 있었다.
고모는 얼굴이 잔뜩 부어 올라서 얼굴을 알아 볼수가 없을 정도 였다.
효원 아빠는 너무나 화가 나서 경찰에 남편을 고발해 버린것 이었다.
그것이 약이 된다 해도 그녀는 이제 아무 소용이 없음을 잘알고 있었다.
"그냥 집에 가세요. 누나 옆에는 제가 있을테니 걱정 하시지 말고 돌아가세요."
"애들이 얼마나 불안 하겠어요! " 효원네 형님이 부러웠다.
효원 아빠는 어릴때 불이 나서 작은 어머니의 정신이 온전치 않아 일찌감치
집안의 가장노릇을 한 사람이라 마음이 깊은 다정한 사촌 시숙이었다.
그녀는 아까 지선엄마가 가져온 봉투를 효원아빠에게 내밀었다.
효원 아빠는 그럴 필요 없다며 애들 학용품 값이라도 보태라며 거절을 했다.
그녀는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몸 둘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남편의 집으로 갔다가 각서 쓴 이야기를 했다.
효원 아빠는 말했다.
"저 한테 너무 섭섭하게 생각 하지 마세요. 걔는 혼좀 나야 되요. 아마 지금쯤
걔네 집에 경찰이 모시러 갔을꺼예요.
그러나 그녀는 그 장면을 보았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경찰이 병원으로 왔다.
벌써 사건 조사에 들어간것 같았다.
그녀는 몹시 그 자리가 불편 했다.
효원네 아빠는 강변 하듯 격하게 남편의 행위를 고발하고 있었다.
경찰이 물었다. "집 사람은 어디에 갔느냐고....."
효원 아빠가 답변을 했다. "그사람 집 사람의 이름이 뭡니까?"
" 고 지영 씨라고 하던데 ......"
"누가 그럽니까?" 효원 아빠는 기가 막히 다는듯이 다시 되물었다.
" 김홍석씨가 그러던데요."
그녀는 그냥 남의 얘기를 듣는듯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고모는 동생을 안타까워 하고 있었다.
"효원 아범아, 그냥 .... 그냥 고만둬..... 나는 괜찮어..............."
"누나나 제수씨나 이런식으로 어영버영 넘어가니까 걔가 그 모양인거야."
"따끔하게 혼낼때는 냉정해질 필요두 있는거야.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누나는
좀 가만히 있어. 얘는 한번 혼나야 돼!...................."
"근데 이 여자 분은 누굽니까?"
경찰은 그녀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너무나 무섭고 떨리기만 했다.
경찰은 그녀에게 다가서며 얘기 했다.
"혹시 고지영씨 아닙니까?"
그녀는 간신히 모기소리 마냥 답변을 했다.
"네... 그런데요......"
효원 아빠는 얼른 나서서 얘기 했다.
"그 분은 아무런 권리와 의무도 없습니다. 저 한테 물어 보시는게 빠를겁니다."
그녀는 커다란 망치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는 느낌 이었다.
"그래 이제 모두에게 나는 권리도 없고 의무도 없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구나!......"
그녀는 더이상 그자리에 있을수가 없었다.
너무나 수치 스러워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래도 그녀의 발길은 떨어지지 않고 그 자리에 붙은듯 한걸음도 떼지 못하고
그렇게 바보 처럼 오래도록 ~~~~~~ 그렇게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