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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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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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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이냐? 포기더냐?


BY 봉지사랑 2003-10-13

다음날!.............고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쩐 일이세요?"

"너  정말 그럴꺼야? 너 왜 철없는 행동을 하구 그래. 좀 참으면 안되는거니?..."

잔뜩 긴장한듯한 목소리는 뭔지 알수 없는 노여움이 배어 있었고 그녀에 대한 섭섭한

고모의 마음을 감추지 않고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왜 그러시는 데요?"

"느네  애들 생각은 안하는거야? 애들이 죽은 송장 인줄 아니?   망할것들!..........."

정말 고모는 우리의 일이 아마도 그냥 흘러가는 과정중에 모두들 겪는 그런종류의

부부갈등 이었다고 생각을 했었나 보다.

허긴 아마도 그녀 역시 이런 일을 겪지 않았다면 그렇게 많은 눈물의 의미를                     

알수 없지 않았을까?  그녀는 자신의 일을 방관자의 눈으로 잠깐 생각해 보았다.

그녀는 고모의 계속 되는 전화소리에도 불구하고 그냥 수화기를 내려 놓고 주저 앉았다.

"느이는 뭘 그렇게 잘 알고 있는지 어디 말해 봐라.  고뇌의 긴 밤을 아느냐?

망부석의 처절함을 너희는 알고 있느냐 말이다"

그녀는 아픈 마음을 또 다시 끄집어 내야 하는 고통의 삶을 숙명 처럼받아들여야 하는        

자신이 너무나 한심 하게 느껴져 정말 이 순간 만은 눈을 감아 버리고 싶었다.

 그래도 그녀는 아직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기에 이대로 주저 앉을수는

 없다는 생각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 났다.

" 그래 내가 누구냐?  나는 우영이와 주원이가 있다. 애들은 어김없이 자랄테고     

 나는 애들의 보호속에 언젠가는 진정 평안을 맞이 하게 되리라."

그녀는 힘을 내기 위한 여러 가지 이유를 갖다 대며 스스로를 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고모는 전화를 계속 거는지 벨은 여전히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아쉬운 사람이 우물 파세요!"

그녀는 어느새  시장을 향하여 발걸음을 떼어 놓고 있었다.

그곳에는 그녀와 아이들의 미래가 있었고   그곳에는 그녀의 안식이 있었다.

"선생님!  저  왔어요.  안녕 하셨어요?"

그녀는 한복집에 들어서며 너무나 즐겁다는듯 선생님을 향해 호들갑스런 인사를 건넸다.

"아니 자기가 웬일이야?.... 잘 지내고 있는거야? 신랑이 와서 그러데!......."

그녀는  순간 너무나 깜짝 놀랐다.

"아니 우영 아빠가  왔었다구요?  여길 왜 왔는데요?"

"이제 아이들 뒷 바라지만 할꺼니까   일을 하면 안된다구 일 주지 말라던데?...."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참 기가 막힌 노릇 이었다.

이내 그녀는 얼버무리듯 얘기를 했다.

" 남편이 각서를 썼어요, 생활비와 아이들의 교육비 까지 꼬박꼬박 준다고요,

그리구요 저는 운전 면허 따라고  학원비 준댔어요."...

그녀는 엄청난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그녀는 자기 발등을 찧고 있었다.

"그랬어?  이제 화해가 된거야?  그럼 그애는 자기가 맡기로 한거야?..."

선생님은 그녀가 가정적으로 안정을 찾은줄로 착각을 하셨는지 쉬지 않고 묻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수습 하지 않으면 나중에 감당이 안될것을 뻔히 알고 있기에 얼른 말을

돌렸다.  "  그게 아니구요,  남편이 애들하구 제 삶에 끼어 들지 않기로 한 거예요."

"그건또  무슨 소리야?  나는 한 마디도 못 알아 듣겠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설명해 드릴께요."

그녀는 그렇게 그자리를 모면 하고 있었다.

속으로는 남편에 대해서 짚고 넘어 갈것이 또 한가지 늘었다는것에 대해 슬그머니

화가 나고 있었다.  

"나쁜놈  이건 또 무슨 뜻인거야? "    그녀의  생각은 이렇게 남편으로 인해 번번히

빗나가기만 했다.    그녀는 어느새 발길이 고모네 가게를 향하여 가고 있었다.

가게에 도착 했다. 고모는 김밥을 말고 있었다.

"아니 웬일 이냐?  나는 다시는 나를  안볼려나 보다 그랬는데 그건 아닌가 보네!...."

"그래!  니네 .... 어제 뭔 지랄들 하고 어디 갔다 온거야?"

그녀는 빙긋이 웃으며 아무일도 아닌것처럼 대답을 했다.

"법원에 가서 내부시설을 어떻게 꾸몄나 보구 왔죠뭐!.."  

고모는 어이가 없다는듯 일손을 멈추고 그녀를 뻔히 쳐다 보았다.

"그게 아니구요,   다음주에 도장 찍는 조건으로 이런걸 받아 냈어요."

고모는 그녀가 들이미는 남편의 자필 각서를 읽어보더니 한 마디 했다.

"미친 놈의 새끼가 미친 지랄하고 있네. 아니 마누라 한테 이런 각서나 쓸려구                    

그 지랄을 하고 사는거래? 그년이 꼬리가 아홉이야,  이 빙신아 !                                     

그럼 너는 열댓개는 달고 덤벼야 될것 아니니?  내말이 틀렸나 너 한번 말해봐..."

그녀는 언제나 이렇게 말을 하는도중 비참하리만큼 참패를 당했다.

가슴속에 무엇이 들었길래 얘기하다보면 항시 눈물보가 터지는지 그녀는 자신이

너무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어느새 이쪽 조그만 의자에 몸을 의지 하고 앉아 있었다.

고모의 성화는 다시 계속 되었다.

"우영아!  너 그렇게 능력이 없냐?  아 그까짓놈 하나 홀리는 재주도 없냐 말이야..."

고모는 고목에서 꽃 피우는걸 아주 쉬운 일이라고 생각 하고 있었던것 같았다.

꿀 먹은 벙어리 마냥  멍하니  앉아 있는 그녀에게 고모는 김밥을썰어 내어 놓았다.

그리고는 같이 먹자고 했다. 사람이 먹고 살자고 싸움도 하는거니 우선 먹자고 했다.

그녀는 꾸역꾸역 김밥을 먹어댔다.

고모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 한참을 아무런 말이 없더니 이내 차분하게 한마디 했다.

"우영아 !  아범한테 미련이 있니?"

그녀는 김밥을 입에 잔뜩 문채  땅바닥으로 눈을 고정 시키고 있었다.

" 그래  자식을 낳고 살았는데  왜 미련이 없겠니!....."

"물어보는 내가 정신 빠진년이지......."

"그냥 도장 찍어 주지 말고 간통으로 집어넣어서 콩밥을 쳐먹게 했어야 하는건데....."

고모는 자기가 잘못이라도 한것 처럼  꽤 오랜시간을 중얼 거렸다.   고모는 다시               

질문을 해왔다.   " 너 진짜 운전 학원에 갈꺼니?..."

"네 그럴꺼예요."

"그래 그런거라도 해서 열심히 뜯어써,  미쳤니? 그 기집년만 쓰게 두지 말구 전화두          

 자주하구 해서 열심히 뜯어쓰란 말야.   그리구 일 은 몰래 하구 알았지?............"

고모는 아주 현명한 여자 였다.

그녀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 졌다.

"고모!  저 이제 집에 가볼께요."

"그래! 잘가!    아참 그리구 .....언니하구 효원네 하구 다음주 전에 한번 느이집에

갈꺼야 .  아마 화요일쯤 될것 같으니까, 아범 한테 말하지 말구 자리 한번 만들어..."

그녀는  천군만마 를 얻어서 집으로 돌아 오는길이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밀려오는 불안감을 떨쳐 버릴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