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그녀에게 친딸로 생각 하신다던 그귀한 약속을 헌 짚신 짚어 버리듯 훌렁
벗어 버리시고. 그 알뜰한 남편의 여자 산바라지 하시느라, 전혀 뵐수도 없었다.
"그래 이참에 아주 거기 눌러 앉으셔, 다시는 오시지 말구."
그녀는 날마다 그렇게 곱씹으며,어머니에대한 섭섭한 감정을 삭히느라 애궃은 냉수만
몇 대접씩 들이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었다.
배우려다 중단된 기술을 다시 시작 하려고 가방을 들고 한복집 으로 향하는데
고모와 형님이 그녀가 가는 방향의 앞에서 마주 오고 있는것이 아닌가?.
그녀는 순간적으로 그 들에게서 벗어 나야 한다고 생각 하고 골목으로 숨어 버렸다.
적어도 지금은 그들과 마주 하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이 훨씬 지배적이었다.
그녀는 그들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숨도 쉬지 않고 있는듯 했다.
이윽고 그녀 둘이서 지나가는걸 확인 한뒤 그녀도 비로소 걸음을 옮기기 시작 했다.
그리고는 마구 뛰기 시작하였다.
가방속에서는 여러가지 준비물들끼리 숨 차다는듯 서로의 몸을 부딪치며 일정하지
않은 소리를 시끄럽게 내고 있었다.
어느새 단거리 마라톤 선수 처럼 한복집 앞에 도착 하고 있었다.
문을 열려는 순간 얼마전 그일이 생각이 나서 그녀는 피식 웃었다 .
그리고는 마침내 들어서고 있었다.
그 안에는 정은 아직 들지 않았지만 반가운 얼굴들이 들어서는 그녀를 향해
한결같은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죽은줄 알았는데 살았네, 반갑다.어디 좀봐. 다아 나았네."
"그래 얼마나 맘 고생이 심하냐! 왜그러구 살았냐! 그냥 간통죄로 년놈을 보내지!"
그녀는 그들이 하는말을 남의 얘기인듯 그냥 무시해버리고 자리에 앉았다.
그 순간 그녀는 또 고립된것 같은 아픔을 느꼈을뿐 위로는 되지 않았다.
"저 선생님! 저 속성으로 가르쳐 주시면 안될까요?"
그녀는 갑자기 자기 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마냥 마음이 급해졌다.
"그건 본인이 얼마나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냐에 달렸지!
선생님은 그녀에게 그렇게 할수가 있느냐고 오히려 반문 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러마고 약속을 하고 마음속으로 아이들과 셋이서 살고 있는 자기의 자화상
까지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어느새 시간은 지나 집으로 돌아 갈 시간이 되어 있었다.
그녀는 주섬주섬 챙기고 집으로 가려고 일어서고 있었다.
그때 입구에서 누군가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서고 있었다.
문쪽을 쳐다보는 순간 아까 피해 도망을 쳤던 바로 고모와 형님 이었다.
그녀는 오랜 만에 본다는듯이 반색을 하며 인사를 했다.
" 어머 형님 어쩐 일이세요? 진짜 오래간 만이시네요."
그녀는 거의 아부 하듯이 형님 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 응 우영 엄마 여기서 뭐 하는거야? 얼굴 좀 보려구 왔지!"
형님도 그녀와 대동소이 하게 반가운 척 하는게 눈에 보였다.
"근데 두분 웬일 이세요? 아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두 분이 새기는줄 알겠어요!"
그녀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마구 마구 지껄여 대었다.
그리구는 숨 쉴틈도 없이 연거푸 이야기 했다.
" 자 나가세요, 마침 점심시간두 되었으니 제가 점심 살께요."
거의 그녀는 횡설수설 하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형님도 졸지에 아주버님과 사별을 하고 거의 3년이 다 되도록 얼굴 한번
보질 못했다. 유난히도 금슬이 좋았던 형님은 남편을 떠나 보내는 박복한 여자로
낙인 찍혔다는 사실을 본인 스스로 가 인정 해 버렸기에 시집 식구 들과는 왕래없이
몇년을 볼수가 없었다.
가만히 생각 해보면 서로가 불쌍 한데 왜 또한 서로 위로 하고 살지 않았는지
참으로 딱하고 기막히다 아니할수가 없는노릇 이었다.
세 여자는 함께 식당으로 가고 있었다.
고모가 얘기 했다.
"그냥 우리집으로 가서 밥해먹자. 나는 사먹는거 싫어."
그녀가 말했다. " 그럼 저희 집 으로 가세요. 한숫갈 해서 같이 먹지요."
그녀는 그들을 피하려다 오히려 더크게 붙잡힌꼴이 되었다.
집에 도착을 하여 밥을 하려니 고모가 자기가 한다며 오랜만에 두 동서가 사이좋게
이야기나 하란다. 두 동서가 마주 앉았다.
"우영엄마야. 내 얘기 오해가 없 었으면 해. 지금 삼촌은 어쩔수가 없었을꺼야."
"우영이도 딸이지만 우영이가 만약 아내가 있는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면 우영 엄마 는
어떻게 할것 같애?"
그녀는 형님 이 하는 소리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당황 하고 있었다.
"그럼 형님은 명희가 그랬다면 잘 했다구 하시겠어요?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그녀는 아주 유감스러운기분을 솔직하게 그대로 표현 해 버렸다.
" 나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자네가 현실을 받아 들였으면 한다는 얘기야."
형님은 지금 이 시간 그들과 가족이 되기위해서 그녀에 대해 악역을 혼자 도맡아 하고 있었다. "그럼 형님 이나 그러세요! 저는 그렇게 생각 하지 않아요."
이미 그녀에겐 그들은 이제 부터 가족이 아니었다. 적이 오히려 어울렸다.
그녀는 일어 서며 약간 격양된 목소리로 찌르듯이 말을 던졌다.
"형님은 급하시면 딸도 팔아 먹겠어요, 형님 한테 저 많이 실망 했어요."
이제 우리는 서로 안보는게 현명한 사람이라도 될것 같아요."
그녀는 절규 하듯이 일어나서 가라고 재촉 하는 말을 뿌려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