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서 집엘 돌아 왔다.
집에는 아직 인기척이 없는걸 보니 아이들은 학교 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은 모양...
아이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백군의 모습을 당장은 피할수 있음에 그녀는 매우
다행이라 생각 했다. 그리곤 축 늘어진 어깨를 추스리고 방으로 들러갔다.
잠시후 아이들이 돌아 오는지 방문 밖으로 큰애와 작은 애의 대화소리가 나즈막히
들려 왔다. '누나 ! 누나네 숙제 많어?" '아니 "
그녀는 조용히 일어나 방문으로 가서 문고리를 살짝 눌러 잠갔다.
그 소리에 오히려 애들은 "엄마~~~~" 하며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비틀고 있었다.
" 응 엄마가 졸려서 그래, 이따 보자."
그녀는 애써 거짓말을 하였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문 밖에서는 어머니와 고모의 두런 두런 이야기 하는 말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무엇엔가 홀린듯 방문을 세차게 열고 거실로 나왔다.
"아유 깜짝이야. 왜그렇게 문을 열고 나오냐? 무슨 나쁜꿈이라도 꾼게냐?
어머니는 생선을 훔치다 들킨 고양이 마냥 놀라고 계셨다.
"응 다잤나? 우영 아범 만났다며?"
그 두여자는 그녀가 잠을 청한 이유를 모두다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영 아범이 기분이 나쁘대요? "
그녀는 말두 안되는 답변을 하고 있었다.
"그런게 아니구 그냥 그랬다는 거지!"" 어머 얘가 심술이 났나보네! 왜그래?"
"저두 아무것두 아니예요. 저두 그냥 그러냐는 얘기 였어요."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 근데 얘네들은 어디로 갔지?"
침묵을 멈추게 한건 그녀 였다.
"응 내가 좀 나가서 놀다 오라고 했어."
"왜요, 애들 숙제 해야 할텐데......"
그녀는 무슨 말을 하려는 그 두여자의 표정에서 평소와는 달리 오늘 얘기는 그리
쉽지 않은 얘기가 될것을 직감 하고 있었다.
" 근데 무슨 저 한테 할 얘기 가 있으세요?"
그녀는 어떤 얘기라도 들어 보겠다는 듯한 경계적 자세를 취하며 재촉 하고 있었다.
"응 ...저... 그게..."
그리고 다시 말은 당연 한듯 표류 하고 있었다.
"무슨 할 이야기 가 있으시면 말씀 하세요!"
아리송한 어머니의 얘기를 그녀는 답답해 하며 이미 짐작했던 내용을 남의 얘기 하듯
먼저 그녀가 떠들어 댔다.
"저 그게 아범이글쎄...... 아범이 ...그러니까...'
어머니는 거의 식은 땀을 동반하고 말씀 하고 계셨다.
"아니 아범이 아들이라두 낳았다는 거예요?? 왜 그렇게 말씀이 어려우세요?"
고모는 할 얘기가 그녀의 입에서 먼저 나오자 들켰다는듯 함부로 지껄이고 있었다.
"그러게 내 말이 그말이야, 그 개가 물어갈 놈이 새끼가 없어서 밖에서 내질르구
지랄이야, 그게다 엄마 아버지가 막내라구 으아으아 해서 그게 그모양이라니까."
고모는 한 마디로 오늘의 얘기 주제를 간단히 해결해 버렸다.
그리고는 이어서 "나는 더이상 몰라. 엄마가 엄마 아들놈 일이니까. 우영엄마하고
의논을 하던 쌈을 하던 이제부터는 엄마가 해결 하세요"
그리고 고모는 아주 불편 하다는듯 그자리를 일어 서고 있었다.
그녀는 태연하게 뒤에서 빈정거리듯 한마디 던졌다.
"고모는 좋겠어요 고모가 낳은 아들이 둘씩이나 되니...."
"그럼 뭐 하냐? 나는 너처럼 남편이 없잖아.
그래두 그렇게 나가 살아두 남편이 있는 니가 더 행복 한거야? 알지?"
그녀들은 적반하장이고 안하 무인 이었다.
그녀는 눈앞에서 무수한 별이 쏟아지고 난뒤에 어두운터널로 들어서는듯한
현기증을 느껴야 했다.
그리고 고모는 가버렸다.
또 다시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먼저 말을 꺼냈다." 고모는 뭐를 어머니께 해결 하라구 저러는거예요?"
어머니는 기다렸다는듯이 이야기를 시작 하셨다.
"어쩌냐. 아범이 저질른걸 죽이니?살리니? 그저 팔자 려니 해야지....."
그녀는 77세나 된 같은 여자 에게서 또 한번의 배신을 당하고 있었다.
그녀는 담담하게 대꾸했다.
"어머니 저는 팔자 려니 그렇게 는 못 하겠는데요."
어머니는 당돌한 그녀의 답변에 흠짓 놀라고 있었다.
그리고는 이내 정색을 하며 매서운 눈초리로 되 물으셨다.
"그럼 어쩌겠다는 거냐?"" 아이를 아범 호적에 올려야 하는데 니가 편케 해줘야지."
"그렇게는 못해요 어머니! 제가 어머니 친딸이라도 그렇게 말씀 하시겠어요?"
그녀는 어머니에게 똑같이 매서운 눈을 뜨고 말대꾸를 하고 있었다.
"아범이 저한테 가셔서 그러래요? ' 그녀는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게 아니구 병원에서 옆에 사람들이 그래야 한다구 그랬지 아범은 아무 소리도
안했다. 얘 괜히 아범 오해 하지 말아라."
기가 막힌 노릇 이었다. 어머니는 잘도 둘러대고 있었다.
그리구는 갈수록 듣기 어려운 말씀을 늘어 놓으셨다.
" 얘! 배두 안 아프구 아들이 생겼는데 고맙다구 절을 할일이지,그게 어디 골을
낼 일이냐?' 참 기 막힌 노인이었고 별꼴이 반쪽인 노인 이었다.
그녀는 이따가 애들이 들어 오면 다 같이 이야기 하자며 그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더 이상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77세나된 배신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들이구나"
그녀는 여자로 살아가고있는 자신이 한 없이 원망 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