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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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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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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사람의 관계


BY 봉지사랑 2003-09-28

어머니는 그날 돌아 오지 않으셨다.  그리고 연락 조차 없으셨다 .

아쉬운 사람이 우물 판다고 그녀가 수화기를 잡으려는 순간 벨소리가 먼저 울렸다.

"여보세요?"    "어머니좀 바꿔봐" 

그녀의 짧은 한 마디가 귀찮다는둥  남편역시 한마디로  잘라 말하고 있었다.

"안 계시는데요?"

 " 어디 가셨는데?"

 "고모네여"  라며 미처 말도 끝나기 전에 남편은 수화기 건너에서 더 이상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수화기를 계속 들고 번호를 꾹꾹 찍어 대고 있었다.

 뚜뚜뚜뚜뚜~~~~~~~

통화중 이라는 신호음을 확인 하고 그녀는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잠시후 다시 수화기를 집어든 그녀는  재 다이얼을 누르고 있었다.

따르르~~ㅇ 따르르~~~ㅇ~~~~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에서 짧은 한 마디가 들려 왔다.

"응  외숙모야.  엄마 계시니?" 

조카는 말했다.  외삼촌의 전화를 받고  할머니 와   어디론가 나가셨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새벽에 올것 이라는 얘기 까지 참 자세히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무슨 일일까?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었지만 달리  방법은 찾지 않았다.

자연스레 내일이 오면 알수 있을 것이고. 또 알았다고 해도 그녀와는 아무런 상관

없는 일일테니 너무 깊이 알고 싶지도 않았으니까...

그러나 그것은  한 없는 착각이요, 어리석은 그녀의  오판 이었다.

그날밤  남편의 전화는  또 한명의 자식에 대한 예고 였고 그녀에 대한 경고 의 시작

을 뜻하는 전투의 나팔소리 였고  노란 카드를 내미는  축구 심판의 단호한메세지

이기도 했다.

다음 날도  그녀는  한복집에 가고 있었다.

앞에서 영훈이 엄마와  꽈리 수경이 엄마가  시장으로 향하는 모습 이었다.

그녀는  태연하게 그들을 불러 세웠다.

"자기들  어디가는거야?"

그들이 뒤를 돌아 보며  그녀와 눈이 마주 치는 순간 거의 소스라치게 놀라는감정을

숨기지 않고 연이어 말을 했다.

"아니 우영 엄마는 어디 다니는거야?"

그녀는 그렇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니라고 반대로 답변을 하고 있었다.

공연히 꽈리 수경이 엄마 에게 뭔가 얘깃거리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 이었다.

먼저 꽈리 수경엄마가 말을 했다.

"요즈음  우영 아빠 집에 안 들어 온다며?"

"응 내가 내쫓았어. "

그녀는 선수를 치며 아주 장난 스럽게 말해 버렸다.

"혹시 여자 생긴것 아냐?"

"여자 생기면 잘됐지뭐 데려다 밥이라두 시켜먹게, 차라리 있었음 좋겠다."

그녀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으며 조마조마한 가슴을 들키지 않으

려고  애써 웃어 보였다.

바로 그때 호박씨란 별명으로 우리를 가끔  놀라게 하는  영훈 엄마가 거들었다.

"우영 아빠 여자 있어 , 바보처럼 믿지만 말고 한번 뒤를 밟아봐.

내가 신신 캬바레 놀러 갔다가 봤는데 보통사이가 아닌것 같더라. 조심해!"

그리고 그들은 훌쩍 앞질러 가버렸다.

그녀는 선채로 몸이 얼어붙을것만 같았다.

남편에게 여자가 있는걸 남들이 아는게 너무 수치스럽고 그녀 자신이 점점 벼랑끝

으로 내몰리고 있다는걸  암시 하는 일종의 예고편으로 들렸다.

그녀는 그럴수록 기술을 부지런히 배워야 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고 총총히

한복집을 향해서 가고 있었다.

한복집을 들어서려는 순간  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오고 있었다.

그 소리는 선생님 남편의 행패소리 였고 남편을 말리는 여인의 슬픈 탄식소리였다.

아! 오나가나 오늘의 시작은 어긋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광경을 직접 목격해서 다시는 못하도록 망신을 주고 싶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무엇이 그녀에게 날아 오고 말았다

피할 겨를도 없이  "퍽"  그것은 무엇인지 그녀의 이마에 피를 흘리게 하고

온통 바닥으로 퍼져 나갔다.

그녀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이마의 피는 온통 얼굴을 적시고 그것도 부족해서 입으로 흘러 들며 잠시 싸움을

정지 시키고 있었다.

그녀는 오히려 그것도 고마웠다.

결국 이일을 통해서 그녀는 또 남편을 볼수있을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는게 아닌가?

선생님은 울면서  사람살리라고 소리를 질러 대고 그의 남편은 도망자처럼 그 자리를

탈출 해 버렸다.

그녀는 선생님에게 나즈막히 얘기 했다.

"그냥  요앞에서 뛰어가는 아이들과 부딪친거라고 말하세요"

그리고 그녀는 정신이 몽롱 해지는걸느끼며 눈을 감아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