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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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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아이와의 만남


BY 봉지사랑 2003-09-27

 그렇게 그녀는 온 식구들을 깨우고 말았다.

 

그리고는 시아주버님의  화물차 뒷켠에 시어머님을 의지 한채 병원 으로 실려가고 있었다.

 

"에미야,  에미야,조금만 참아라 , 다아 왔다."  하시는 시어머님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즈음

 

차는 마침내 병원 마당에 들어서고 있었다.   이동 침대가 구르는 소리.

 

병원 사람들의 웅성대는

 

 소리까지 멀리서 들려 오는 소음처럼  들리고, 그녀는 몽롱한 상태에서도 남편의

 

소리를 찾아내려고  안타까운 몸짓을  하는듯 했다.

 

그런 가운데 시어머님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우리애는 첫애를 집에서 쉽게 낳았으니 절대

 

수술은 안된다구. 어린것 몸에다 칼대는것은 절대 안된다구.... 거의 절규에 가까운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그녀는 어렴풋이 들리는 어머니의 눈물의 소리에 한없는  사랑을 느끼며

 

정신을조금씩 차리고 있었다.   "엄마,  엄마,엄마"  간신히  손끝을 들어 움직이며  그녀는

 

 엄마를 부르고 있었다. 병원 사람은 그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녀에게 다가 와서 말을 건넸다.  

 

"고지영씨 . 괜찮습니까?  눈좀 떠봐요"  그녀의 뺨을  가볍게  두드리며

 

정신을 차리라고 명령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가느다랗게  눈을 뜨고  중얼 중얼 거렸다." 괜찮다구"......

"

이젠 됐습니다. 아침까지  한번  기다려 봅시다." "할머니 가  그러셔도 임산부가  원하는

 

대로 병원에서는 합니다.  환자가 우선이니까!" 라고 병원 사람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할머니 , 우선 입원 수속을  하고 오세요, 병실로 가야 하니까."   

 

 

어머니는 마침내 쫓겨나듯 응급실에서 밀려 나오셨다.  절차를 치룬후  그녀는 병실로 안내

 

되었다.   "302호 일반 병실 입니다."  간호사의 말에 따라 302호로 갔다.

 

시간이 흐르고 저녁이 되었을 무렵  그녀는 수술을 결심하고  병원 사람에게 얘기했다.

 

수술실로 가는데 시어머니가 병원 사람에게 나즈막히 얘기했다.

 

아들이면 묶고 딸이면 묶지 말라고.....................

 

  그녀는 그냥 묶어달라고 했다. 아니 속으로는 아이를 없애달라고 울고 있었다.

 

아들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은 그때까지 얼굴을 볼수가 없었다.  기 막힌 노릇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