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아침이었다.
미경이는 그 멀대랑 더 가까워 보였다.
거제도를 거쳐 올라오는길에는 게곡에 발도 담갔다.
저녁무렵 다시 출발장소로 되돌아 와 있었고 미경이는 멀대차를 타고 갔다.
나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아! 그런데 그의 차가 도로변에 서 있는게 아닌가?
택시를 타고 올때의 마음과는 달리 난 기뻤다.
난 그의 차를 다시 탔으며 둘만의 공간을 찾아야 했다.
지금에 생각해도 가끔 그에게 묻고 싶다
그때 그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단순한 욕정 , 아니면 정말 나를 원한건지......
난 그의 체취 그의 목소리 그의 담배향기까지 사랑했었다.
아빠가 집에서 담배를 피실때는 그 냄새가 역하기까지 했는데 이상하게 그의 담배연기에선 향기가 났다.
가끔 그가 담배를 피울때면 일부러 키스를 하기도 했다. 그럼 온 입안 가득 그 담배냄새가 퍼져 왔었는데 난 그걸 즐기곤 했었다.
그렇게 우린 오래도록 사귀었다.
임신을 한번 했었고 그는 수술이 끝날때까지 나의 곁을 지켜주고 미안하다며 저녁까지 사주었다. 미역국을 파는데가 없다며 곰탕을 사주었었다. 난 지금도 곰을 할때면 어김없이 그를 떠올리며 피식 웃음을 짓곤 한다.
-- 이일로 그는 둘째를 낳고 난뒤 나와 재회하면서 불임수술을 했었다 ---
내가 결혼을 하기전까지 8년.....
한번의 이별이 있었다. 그의 부인이 둘째를 임신하였을때.....
어쩐지 모를 배신감 질투감 말그대로의 투기 .....
나의 등돌림에 그의 가정에 조금씩 불화가 싹트기 시작했다.
나에 대한 불만은 그를 신경질적이게 만들었고, 부부싸움이 잦아지게도 되었다.
부인이 친정으로 갔다는 원인불명의 소문도 돌았다.
다른 남자들과 호프집에라도 갈라치면 그의 시선은 날카롭기 그지 없었다.
[ 넌 네마누라 있잖아 너 마누라나 신경써!] 난 속으로 외치며 보란듯이 다른 남자직원들 혹은 입사동기들과 잘두 뭉쳐 다녔다. 나의 첫 마음은 이게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게 어느덧 난는 그에 집착하고 있었고 그를 나의 소유물로 착각하고 있었음이리라.....
그러던 어느날 내가 다니던 헬스에 그가 왔다.
그도 그곳에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뒤에야 알았지만 의도적이었다고.....
그렇게 다시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고, 조금은 서로 마음을 비운채 조금은 편안한 만남을 가졌던것 같다.
일주일에 이틀은 귀가 시간이 12시를 넘겼으며
때로는 토요일은 외박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때의 일기를 보면
[나만의 사람에게, 나만의 사랑을 갖기를 .... 떳떳한 사랑을 갖기를 ]
기도하고 있었다.
한사람을 두 여자가 갖는 것은 그건 불행임이 분명했다.
나이가 드니 부모님들은 결혼을 재촉했고
맞선이란걸 수도 없이 보아야만 했으며, 그는 담담히 혼자 살기를 바라기도 했다.
결혼생할이란게 좋은일 보다 안좋은일 많다고 자기를 사랑한다면 자기 곁에 있어 달라고
그러나,
난,
선을 본 남자중 집안보다는 능력이 있는 직장 좋은 남자를 택해 그냥 결혼을 하기로 맘을 먹었다.
남자가 참 적극적이었기에
결혼식을 올리기 전날 그는 마사지를 받고 있는 미용실로 왔다
축의금을 들고 ,
그의 눈가에 눈물을 나는 보았다
식장에는 못 올것 같다고 아니 안온다며.....
잘 살아야 한다고...
보고 싶으면 연락 하라고......
난 나쁜 여자였다.
분명 벌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천벌을 받아야 할진데....
그의 부인에 지금 나를 순결녀로 아는 내 새신랑에.....그리고 사랑하면서도 나의 마을을 다 주지는 못 한 그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