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857

잠깐 .... 떠올린 추억 (넷)


BY 아정(雅正) 2003-09-30

[혜경아 우리두 낚시하자]

어느새 바지로 갈아 입은 미경이의 소리에 나의 시선은 제자리를 찾았고

[그래 낚시라면 내가 빠질 수 없지 ]

익히 어부인 아버지를 따라 갈치낚시, 꽁치낚시, 선상낚시를 통한 돔이나 볼락의 입질 손맛을 익히 아는터라

미란이와 연화는 음악을  듣던지 책을 볼 것이 분명하고....

둘은 갯바위로 걸음을 옮겼다

[혜경아! 그 사람 참 괜찮더라 그냥 매력적으로 보이는 뭐 그런거 안있나 ~  둘이 결혼도 할꺼가?]

[야는 무슨소리하네 그냥 직장동료지! 그냥 좋은 사람이라서 너는 그 멀대 어떻게 생각해?]

[머~ 보니 돈도 많은것 같고 참  카페한다 카더라 내가 점 찍었다 잘 되모 한턱 낸다 ]

그래 니 소질이 어디 가겠니?

[너희차에 같이 타고 온 사람 그 안경쓴 사람은 ?]

[공부한다하던데 칫 꼴에 고시한단다 공무원 시험이나 치지 그쟈~ ]

[머리 좋겠지 뭐]

[혜경이 너거 차에 그 남자는?]

[응~ 건축설계사무소 다닌데]

남자들은 몇보씩 떨어져 서있는 사람도 앉아 있는 사람도 있었다.

저만치 낚싯대를 받쳐든 그가 보였다.

[야~진자 크다 ]

미경이의 함성 멀대가 첫손맛을 본 모양이다.

생각보다 제법 큰 볼락이 파닥거리는게 보였다.

텐트친 곳과는 다르게 여기에는 몰도 많이 피어 있어 바다색이 갈색이었다.

수심도 제법 깊어 보였다.

[승호씨 낚싯대 여유분 있어?]

[너 낚시할 줄 알어?]

그는 자기 낚싯대를 내게 들라하고  낚싯대 채비를 해 준다.

지렁이까지 끼워서

[친구들 눈치채는거 아냐?]

[괜찮아 한번보고 그만인데 뭐 이렇게 또 만날 일  없구 신경쓰이나 보네 ? 편하게 놀아요

  오랜 친구들이라 서로 흉보는 일은 없어 알아도 괜찮구]

그새 몇번의 작은 입질이 느껴지나 했더니 지렁이가 사라졌다

나는 익숙한 솜씨로 지렁이를 끼우고 바늘끝을 잡은채 낚싯줄을 팽팽히 당겨 튕겨 날렸다.

[으이~ 고순데~!]

[좀 있어봐 잡는걸 봐야지]

낚시  얘기외엔 다른 애기는 하지 않았다.

첫 입질이 왔다 무거운 듯 하면서도 힘은 없다.

그가 다가오려고 하는데

나는 거뜬히 챔질해 쭈욱 들어 올렸다.

망상어다 낚싯꾼들은 얘를 싫어하더만 이것 두 구워 먹으면 맛있던데 

척척 바늘빼고 다시 지렁이 끼워 날렸다.

그의 시선을 느끼며

미경이는 이쪽저쪽 낚을때마다 쫒아다니며 호들갑이구 갯바위에 떨어진 고기도 못잡는다며

기겁을 한다.

4시간 정도 잠깐의 낚시질에 큰 고기는 없었어두 제법 열댓마리 낚았다.

나두 세마리 보태었으니 밥값은 한 셈이다.

 잠깐의 들물때에 재미는 본 셈이다.

물이 더 들기전에 우린 짐을 꾸려 차를 주차해 둔 어장막으로 나왔다.

회도 만들고 매운탕도 끓이고 밥도 하고.....

수도와 화장실이 있으니 진짜 불편한 게 없었다.

텐트도 두개를 쳤다.

돌아가는 술잔에 기분들도 풀리고 분이기는 그야말로 최고조였다.

[미경씨 진짜 내 이상형입니다. 우리 곡 사귑시다 자~! 약속]

멀대는 새끼손가락 걸며 약속까지 했고

미경이는 여전히 억지춘향마냥 빼면서두 할 건 다하고

설계 사무소 다니는 태경씨는 나의 바램과 맞지 않게 미란이에게 쏠려 버렸고

그 고시생이랑 연화만 조용했다.

우린 목이 터져라 밤이 늦도록 노래를 불렀다.

하나 둘 없어지더니 우리만 남았다.

어쩌면 끝까지 앉아 버틴것인줄도 모른다.

모닥불도 다 타버리고 불씨만 남았는데.....

그는 자연스레 내 옆으로 자리를 옮겼고 어깨를 감싸는듯 하더니 나의 얼굴을 자기얼굴쪽으로 돌렸다.

점점 숨은 가빠지고 그의 손길이 몇번인가 망설이듯 하더니 끝내 브래지어 속을 더듬었고

아~! 난 머리가 아팠다.

그 의 숨결이 목에 느껴지는 순간 난 그를 밀쳤다.

내마음을 알 수가 없었다.

얼마나 기다린 순간인데 ..... 그래도 이성은 [안된다]고 부르짖고

그는 나의 팔목을 으스러지게 잡았다. 아프다고 해도 더 꽉 죄었다.

그리고 그의 차안으로 나를 밀어 넣었다.

의자를 앞으로 당기더니 뒤로 눕혔다.

난 진짜 저항할 어떤 시간도 공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어찌 된 일일까?

난  그의 등을 감싸 안고 있었다.

그를 내몸을 스치는 바람으로 느끼며 난 그에게 모든 걸 맡겨 버렸다.

그는 달랐다.

내가 알았던  "남자" 라는 것은 모두 빙산의 일각이었고

내가 여태 남자로 안 남자는 남자가 아니라 소년들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는 강하였고

짧은 아픔 뒤의 그 전율은

나를  다시는 벗어나지 못할 아득한 추락의 늪으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