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알리바이에 맞추기 위한 우린 아침 이른 시간에 만나야만 했다.
집을 나설땐 이렇게 이른 아침을 대하는게 무척이나 어색하여 주위를 두리번거리곤 했었는데 막상 시외버스터미널로 나오니 부쩍되는 여행객들로 말 그대로의 인산인해였다.
저만치 빨간 낚시조끼를 입은 그가 보이고 좀 떨어진 곳에 연화가 서 있는게 보였다.
저마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니 모를 수 밖에....
제일 얌전한 연화가 제일 먼저 와 있다니 놀라워라 !
[연화야 ~ ! ]
[일찍 나왔네? 잠깐만 ]
[승호씨~! 일루와]
인사 시켜주고 혹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새라
조금은 좌불안석이 되어 삐삐만 자꾸 살폈다.
한명, 두명 ....... 일곱명
한명이 안온다
제일 잘나가는 이번 모임에 반드시 킹카가 있어야 온다던 미경이 이 기집애가 안온다
다 총각이라 얼버무려 놓았는데 나두 잘은 모르는 일이고
약속시간 30분이 훌쩍 넘어
이래저래 미안하기도 하고 분위기 머슥해져 있는데
햐~
택시에서 내리는 저 아가씨 보소
났네 났어 패션모델이다.
우린다 배낭 하나씩인데
어쭈 화장품가방까지 (지랄~ 남자가 한두명두 아닌게)
아! 낚시 간다는데 웬 치마 고것도 흰색모시옷에 붙을데로 붙어서는 걸음도 못 걷겠구만
윗옷은 목 라인이 일자로 어깨까지 찢어진게
그 뽀글뽀글 하던 머리는 고새 오디로 갔나 ? 찰랑찰랑 생머리에 .....으휴 ! 나까지 불안하네
.... 어쨌던 여자들은 불만을 있는데로 얼굴에 표하고 있는데 ( 쟤 땜에 안간다는 애도있긴 했지만)
웬걸 남자들의 그 미묘한 표정들이라니!
한 남자 얼른 제차에 타라며 화장케이스 낚아챈다.
우여곡절 끝 드뎌 차량 2대는 고속도로위를 달리고....
아~!
아침바람이 이렇게 상쾌한 줄이야
그와 이렇게 긴 여행을 가는게 정말 사실인가?
운전하는 그의 옆 모습을 한참이나 응시하였다.
순간! 움찟
그의 손이 나의 왼손을 덮더니 꽉 잡는게 아닌가
그렇게 두 손이 땀에 흥건 하도록 놓지를 않았다.
뒷자리의 두사람 연화와 건축설계업을 한다는 민철이란다(총각임을 강조한다)
[여기 온 사람 다 싱글입니다. ]
나의 의미 있는듯한 쐐기를 박는 말투에
[아~! 그래요 참! 그렇지]
그는 그저 웃기만 한다.
"과연 즐거울까? 미안한 마음이 분명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으리라"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할려니 또 마음이 저려 온다
"생각하지 말자 3일인데...."
서서히 갯내음이 느껴진다 했더니 ....
그 부표들의 반짝임. 하나의 흐트러짐 없이 흔들림없이 남색 바다위에 하얗게 떠 있는 부표들이 제일 처음 우리르 반겨 주었다. 무척이나 깔끔하고 정갈한 인상적이었다.
남자들은 익히 아는 길인지 잘도 달렸다.
잠깐 차를 세우더니 해저터널을 구경하란다.
여자들은 저마다 처음이라며 온갖 야시방귀를 끼며 좋아라 야단들이었다.
남자일행중 카메라를 가져온 사람이 있네
단체 기념촬영도 하고
그런데 가슴이 어찌나 두방망이질을 해 되는지
애초에 사진이나 기록을 남길 생각 따위도 없었지만 혹 이 사진이 보아서는 안 될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게 될 후환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그와 난 극과 극으로 떨어져 사진을 찍었다.
[자~! 일단~ 은 민생고 해결을 하고 낚시를 한 게임 하러갑시다 여러분~]
점심은 단연 충무할매김밥이었다.
난 2인분을 거뜬히 먹었다.
중참으로 먹기 위해 도시락 몇개를 더 주문하고, 낚시채비도 하였다.
무슨 장비가 저렇게 많은지
쿨러에 얼음까지 채우고 초고추장에 매운탕재료까지 완벽한 준비를 마치고서야
낚시터로 향했다. 그곳을 그들은 자기들의 아지트라 명하였다.
고기가 그렇게 잘 문다나, 옆에 민가가 아닌 어장막이 있어 물걱정 화장실 걱정도 안해도 된다며 자랑이 이만저만들 아니니 원~ 자기네 것두 아니면서.....
한참을 비포장길로 달리던 차는 나즈막한 벽돌창고가 허름하니 서 있는 넓은 공터에 차를 세웠다. 더 이상 차는 못간다고....
간단한 낚시에 필요한 도구들만 챙겨 (그래두 한짐이네) 메고 들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잡풀들이 온통 다리를 상채기 내었다.
하하 호호 웃고 난리 났던 미경이 드뎌 비명소리 들리기 시작한다.
그 딱붙는 치마에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오기가 어디 쉬운가
[바지 안가져 왔어?]
[아니 가져 오긴 했는데 어디서 갈아입어~ 아이 뭐 이런데를 오고 그래 아까 저~기 가까운
데도 사람들 많이 있더만]
나 같으면 차에 혼자 남아서라도 갈아 입겠다.
별로 갈아입을 생각이 없나보네~
그런데 웬걸! 엎친데 덮친격.....
이제 바다위의 바위들을 건너뛰어야 저편 낚시터로 갈수가 있다네...
발을 구르고 난리 났다.
[제게 업히세요]
그래! 그래야 스토리가되지 아까 가방 들어준 허연멀거니가 냅따 등을 내민다.
[아이 괜찮은데..... 그냥 물속으로 걸어갈께요]
저 속에도 없는말 야시... 같은게
[보기보다 깊습니다 . 그냥 업히세요]
[괜찮은데~]
괜찮은데 왜 업히는지 남자 목을 있는데로 끌어 안고서는.... 하여튼....
키크니 다리길지 성큼 성큼 잘두 간다.
힘들게 아슬하게 바위기둥을 돌아서니
아! 탄성이 절로 나온다 금빛 모래가 적당히 드리우고 아니 모래가 아니었다
나중에 자세히 보니 모두 그것은 조개껍질들이 모래일미냥 잘게 부숴진 것들이었다.
촛대바위라 불리워도 될 그림같은 바위가 우뚝하니 소나무 몇개 이고 서 있는
풍경이라니.......
남자들은 이곳에 텐트를 쳐 주었다.
자기들은 다시 저기 병풍처럼 서있는 바위를 넘어가서 낚시를 해야 한다고
' 저 사람 여기 전애두 왔을까? 집사람이랑?"
문득 스치는 생각에 나두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