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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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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BY 신세라 2003-09-25

카페--------------

 

남한강이 보이는 카페에 앉았다.

아버지와 단둘이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아버지도 어색한지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차를 마셨다.

 

"정연아, 이렇게 마주 앉아 본 게 얼마만이냐?"

"끼지 못 할 사람('년'이라 말하고 싶었다)이 있어서 그런 거 아냐?"

"니 나이 벌써 26살이다."

"왜 나와 어머니를 떠났던 7살이라 하지. 나 벌써 스물 여덟이야!"'

"어...언제 또 2년이 흘렀나?..... 너한텐 이 아버지가 미안한 마음 금할 길 없지만 난 후회하지 않는다."

"?....................!!!!!!!!!!!!!!!!  @@@@@@@@@@@@@@@@@"

 

난 갑자기 화가 났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 하고 싶어서 날 보잔 거야?"

 

"난 할아버지와 달라,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남아 너의 친권자 행세를 하고 있다만 넌 할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더 이상 삶을 허비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난 속으로 외쳤다.

 

'빌어먹을, 난 아버지도 닮았단 말야, 칼국수 좋아하는거, 양식 싫어하는 거!!!!'

 

"미래전자와 크리스틴 백화점 다 너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게 나와 뭔 상관인데, 내가 없어도 전문 경영자가 있어. 상속도 아니고 증여로 이 재산 다 물려 받았는데 내 맘대로 쓰라고 할아버지가 준 것 아니야? 아버지가 미워서, 아니 그 년 미워서......."

 

갑자기 불이 번쩍 했다.

난 참을 수가 없었다.

머리카락이 모두 곤두서는 것처럼 현기증이 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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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나이트

 

싸이기 조명이 연신 불을 품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술로 뒤범벅이 되었다.

누군가가 연신 나를 쳐다보는 걸 느꼈다.

나는 그 년을 보았다.

 

'노출증!!!!!!!!'

 

난 그 년 앞으로 갔다.

 

"야, 멋진데?  오늘은 너 혼자니?"

 

야유에 가까운 나의 태도때문인지 그 년은 대꾸를 하지 않았다.

무시하는 듯한 그 년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다.

난 의자에 털썩 앉았다.

 

"최소한의 매너는 있을 줄 알았는데......"

"데이트 신청하라는 소리니?"

 

난 재미있다는 듯 대꾸했다.

가슴이 시원스레 파인 라인 사이로 땀안지 조명인지 모를 반짝임이 있었다.

 

"여기 자주 오니? 널 여기서 다시 만날 줄은 몰랐네."

 

난 여기란 말을 힘 주어 말했다.

그녀도 백화점 지하 식품점에서 만난 일을 생각하는 듯 했다.

그리고 그 년은 그냥 웃기만 했다.

 

"최근에 몇 번 왔어, 이젠 별로 오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네."

"나 때문에 오기 싫다는 소리로 들리는군!"

"뭘 원하는 거야?"

"뭘 원하는 것 같은데"

 

음악 소리가 시끄러워질 때면 우린 소리를 질러야 했다.

 

"우리 나갈까?"

 

잠시 생각하는 듯 싶더니 따라 나왔다.

 

 

거리--------------

 

어느 정도 취기가 가셨다.

보기보다 예쁘다고 생각했다.

화장발과 조명발 때문에 얼굴이 그런가 했더니 동그랗고 작은 얼굴에 깜찍하게 보이는 눈매가 그런대로 좋아 보였다.

 

"내기나 할까?"

"?"

"우리 게임 한 번 하자,"

"무슨 내기?"

 

그녀의 쌜쭉한 표정이 약간은 자신감으로 보이는 듯 했다.

 

"너 나한테 빚도 있잖아."

"내가? ....!!!!!   혹시 호텔 건 말하는 모양인데 난 너와 잠자리 같이 할 정도로 너에게 매력을 못 느꼈어, 그래서 미숙이가 간 거야. 너도 동의한 일이잖아!!"

"내가?"

"그래, 니이가!!!"

 

그녀는 나의 가슴팍을 살짝 밀치며 말했다.

그러면서 어이가 없다는 듯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아련하게 말을 꼬며 들러 붙는 유난히의 목소리가 생각났다.

 

"우린 한 달 전 이 호텔나이트에서 만난 친군데 잠자린 내가 더 끝내줘, 오빠앙....."

 

드디어 생각이 났다.

유난히의 노골적인 유혹에 갑자기 몸이 달아 올랐었다.

그래서 뭐 별 부담없이 OK를 했다.

그리고 그 년은 정말로 혼신을 다해 내게 애쓴 것 같았다. 돈 얘기만 빼면...... 으흐흐흐

 

"호텔방에 들어온 유난히가 미숙이라는 건 알겠는데..... 넌 이름이 뭐야?"

"야, 이름은 알아서 뭐하니? 오늘 만나면 끝일 텐데."

"끝?"

 

그러고보니 내가 이름을 물어본 건 거의 없다.

그건 나의 무의식 중의 철칙이었는데 그년이  오히려 그걸 깨우쳐 주고 있었다.

 

"그렇지, 뭐...."

"그나저나 술 취한 사람한테 잠자리 교환 동의를 얻어낸다는 것은 불법 아니야?"

"야, 무식하게 불법을 아무 곳에나 쓰니?"

"게임해서 내가 이기면 내 마음대로 니가 이기면 니 마음대로 소원 들어 주기 어때?"

"유치하게 무슨...... 뭘로 할 건데?"

"일단 따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