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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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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타령


BY 신세라 2003-09-24

  여주-----------

 

 

"여긴 남한강 수질 보호구역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처음엔 회사 들어오는 걸 반대 많이 하였습니다만 지금은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지역 경제에 막대한 프리미엄을 제공한 덕분입니다."

 

"연주씨는 왜 내 비서자리를 고수하고 있습니까? 이렇게 똑똑한 분이"

......

다른 자리 같으면 임현선 부장같은 대우를 받고도 남을 만큼 똑똑한 분이

 

차비서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영해도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 즉 용융로는 초고온 열을 가해 말 그대로 용융시켜 버리는 방법으로 재가 거의 남지 않아서 이중으로 매립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이옥신 배출량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사실 쓰레기 소각은 공중에 날아가는 다이옥신도 있지만.....우린, 땅에 매립될 다이옥신에 대해선 별로 문제 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3분기 안으로 반드시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

"물론 회장님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야겠지만요"

 

이 말은 그녀가 나에게 프로포즈를 제의하는 의미도 들어 있었다.

난 어색함에 그만 크게 웃고 말았다.

그녀의 적극적인 구애행동이 오늘 내일 일은 아니지만 나 또한 똑 부러지게 그녀에게 NO라고 말을 못하고 있었다.

 

"좋은 건 아니고 그렇다고 차비서가 싫지도 않고"

 

내게는 확실히 그녀는 당기는 뭔가가 없다.

그저 어머니처럼 잘 챙겨주는 존재처럼 편안한다.

 

 

여주 미래전자-----------

 

 

아버지 차는 벌써 현장에 도착해 있었다.

공장의 간부들은 아버지와 몇 마디 나누더니 일부는 흩어지고 공장장만이 우리들 곁으로 왔다.

 

"이쪽으로 가시죠."

 

이 상황에 갑자기 새타령이 생각나는 건 또 무슨 훼궤한 일인지.

 

할아버지가 새타령을 좋아하셔셔 그런가?

 

이쪽은 협력업체 사람들이 와서 작업을 하는 라인입니다. 이번 제품은 메탈풍의 느낌을 주었습니다.

  

공장장은 열심히 손짓을 해가며 설명했다.

어차피 나는 회사의 브리핑을 한다해도 신경을 쓰지 못할뿐더러 별 관심도 없다.

아버지는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만져보고 물어보았지만 난 그렇지 못했다.

몇 년 동안 와보지 못해서 많은 것이 바꿔져 있었지만 난 오로지 새타령만 머리에 빙빙 맴돌고 있었다.

 

"공장장님!!!!!"

 

아버지는 별 일이라는듯 쳐다보며 의아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새타령 할 줄 알아요?"

"????????"

 

아버지는 이맛살을 자안안뜩 찌푸렸다.

 

"사장님, 회장님께서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그런가 봅니다. 옛날 회장님이 새타령을 좋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역시 차비서는 나의 쩍쩍 들러붙는 혀 같았다.

공장장도 아버지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숨을 잠깐 쉬었다.

잠시 지난 날을 회상하는 듯 했다.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