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로비-------
모두들 공손하게 나에게 인사를 했다.
차 문을 열어주고 닫아주고 현관에 나와 인사했다.
장실장은 내 얼굴을 알고 달려와서까지 얼굴 도장을 찍으려 야단법석이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회장님!"
장칠득 실장이었다.
외모는 말쑥한데,
온갖 사투리의 억양이 섞여 있는 모양처럼 미덥지 못했다.
그래도 무지 서울 억양을 구사하려고 애쓰는 폼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오랜만은요, 그제 청주 파라다 모텔에서 나오다 뵙었잖아요."
"헉!!!!!!"
"제 여자친구보다 예쁘던데요?"
장실장은 괜히 아는 척 했나하는 듯 얼굴이 일그러졌다.
"어머, 한정연씨 간만이네요."
임현선부장의 힘있는 악수신청이 믿음직스러웠다.
"잘 오셨어요."
"저 없어도 부장님이 계시니 회사 끄덕 없잖아요."
"뭡니까? 회의가 10시 반에 있어요. 서두르세요."
쉬흔다섯이 되었지만 명석한 두뇌와 지적인 매너로 항상 회사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 전문 경영인 사장원이었다.
뒤늦게 나를 발견하고 반갑게 나를 맞았다.
"보고 못받았는데 어쨌든 반가워요."
사실 그는 나를 못마땅해 했다.
엘리트적인 사고와 뭐든지 철두철미한 그의 성격은 이따금씩 들로 소풍 온 것처럼 놀다가는 나를 항상 싫어했다.
그렇지만 절대로 내 앞에서 싫다는 표정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은근히 난 그 대하기가 껄끄러웠다.
사무실------------
뭐가 재밌는지 철용이와 차비서는 연신 깔깔거리고 있었다.
"어어, 나만 빼 놓기야? 같이 웃어요."
"나오셨습니까, 회장님?"
"10시 30분에 회의가 있습니다, 회장님."
연주가 재빠르게 다가와 말했다.
나는 그녀의 깔끔하고 단정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알고 있어요."
"차는......."
"차는 됐어요."
매번 내 손으로 직접 차를 타 마시지만 연주는 항상 물어 보았다.
그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 대도였다.
그렇다고 다른 부서로 보낼 수도 없다.
연주는 날 좋아했고 이상하게 그게 또 싫지믄 않았으니까.
나의 여자보는 눈은 결정적으로 새어머니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여자들을 비하하고 그러진 않는다.
우리 어머니처럼 정말 훌륭한 사람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새어머니처럼 얌전을 떠는 여우는 정말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