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특실
난 돈이 많다.
도대체 이 많은 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막막하다.
가끔 TV에서 몇 천만원이 없어서 자살을 하고 월급을 몇 달째 못 받아서 사장을 감금한단다.
난 이렇게 돈이 많아도 쓸 데가 없는데 정말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어쨌든 난 인터넷을 뒤지며 명품 나들이를 하고 있다.
지금은 이마저도 싫증이 났다. 더 이상 사고 싶은 물건도 없다.
이제 다른 취미를 한번 찾아나 볼까?
날좀 보소오~~~~~ 날좀 보소오
이 좋은 아침 나절에 어떤 놈이야?
얜 또 누군가? 이렇게 말한 계집애들이 어디 한 둘이여야지!!!!!지지지
"수련?"
"아이잉 옵빠, 내 목소리도 그 새 잊었어?"
"잊기인, 애숙이구나?"
"어마, 옵빠는 기억력도 좋으셔. 그래 나 미숙이야."
어라, 이건 무슨 개 뼈다귀 핥는 소리야? 미숙이?
기억이 잘 안난다. 으으으으 ------> <
"아, 그래! 근데 너 웬 일로 이 시간에 전화냐?"
"아이 참, 오늘 약속했잖아앙~~~~~~"
으잉, 나 난 기억이 없는데 언제? 띵띵
"내가?"
"으응......"
날파리가 끼어도 묘하게 낀다.
난 미숙인지 개숙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 년을 만난 게 어제인지 그제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철칙은 깨끗, 담백인데 이건 무슨 지랄같은 경우람. 그것도 코맹맹이 소리로,
노골적으로 전해 오는 끈적한 유혹?????? >== <
"이 오빠는 오늘 조금 바쁜데......"
머리를 긁적이며 핑계댈 것을 궁리해 보는데 별로 둘러댈 게 없다.
"그럴 줄 알고 내가 왔잖아앙......"
의자를 돌려 앉으며 나는 다시 핑계거리를 찾는다.
"으응, 내 내가 허리를 다쳤....... 아악!!!!!!!!!!!!!!!!!!!!!!!!!!!!!!!!!!!!!!!!!!!!!!!!!!!!!!!!"
이 비명은 내가 허리를 다쳤다는 소리가 아니고 핸드폰을 들고 내 앞에 와 있는 핸드폰 년을보고 경악을 금치 못해 지르는 소리다.
마치 무덤에서 막 뛰쳐나온 처녀귀신이 내 발목을 붙잡는 느낌이었다.
"어머, 어제 저녁에 너무 무리를 했나보다, 그치잉?"
그러고 보니 생각이 났다.
음악 소리가 요란한 호텔 나이트(회상 씬 되겠음)
"야, 철용아! 저 저년은 어떠냐?"
"어디, 어디......"
게슴치레한 눈의 나의 비서는 먼데서 유난히 노출증이 심해보이는, 한심해 보이는 년을 찾아냈다.
"정연아, 저건 좀 싸 싸구려 같지 않니? 너한텐 조금 안 어울려. 차라리 저어......쪽...."
나는 철용이의 말을 뒷전으로 하고 그 년 앞에 다가 섰다.
"난 널 처음 본 순간 필이 꽂혔는데......"
가슴팍이 시원하게 보이는 노출증에게 말했다.
노출증 옆에서
발을 꼬고 있던 다리를 내리며 은근히 사타구니를 벌리며 앉는 썬글라스가 무척 도발적인 시선으로 나를 보았다.
난 다시 내 목표물을 향해 말했다
"여긴 방해물이 많으니까 자릴 옮길까?"
노출이 심한 년에게 맥주를 따라주며 재촉했다.
노출증의 친구들은 비스듬이 앉앗던 자세를 곧추세웠다.
명품으로 휘감긴 나의 기세에 반응을 보인 것이다.
"어머, 쟤 재수좀 있게 생겼다앙~~~~"
조명때문인지 머리 색깔이 유난히 요란하게 보이는 유난히가 머리에 안경을 이고 있는 썬글라스 년한테 말했다.
위아래로 훑어보는 그 년들의 눈초리라 너무 노골적이어서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난 여유롭게 미소를 흘리며 노출증을 다시 재촉했다.
노출증은 다른 친구들에게 어떠냐는 듯 턱짓을 했다.
"잘 해봐앙!!!! 오늘은 물건값을 좀 하겠다!"
유난히가 나에게 윙크를 한다.
그러면서 은근히 비웃는 듯한 그 년들의 태도가 나의 성감을 자극했다.
슬쩍 난 유난히의 팔에 내 중심부를 스치며 노출증을 데리고 자리로 돌아왔다.
눈치빠른 철용이는 어느새 다른 테이블로 옮겨 앉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철용에게 웨이터가 다가가 귓속말로 뭐라 하는 것이 보였다.
"내가 맘에 드니?"
"첫눈에 필이 확 꽂혔다니까!"
"다른 년들한테도 다 그렇게 얘기하니?"
난 황당하기도 하고 뭔가 들켜버린 듯한 쑥쓰러움에 피식 웃고 말았다.
"야, 진하게 한 잔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