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평 정도 되는 햇살 가득한 방에 1인용 침대위에 한여자가 누워 있었다.
손으로 건들면 금방 터져 버릴 것 같은 투명한 피부에 오똑한 콧날. 명칭한 눈.
고요한 아름다움이 담겨진 얼굴이었다.
"불렀니?"
"좀 부탁할께 있어서"
20대 중반의 윤경은 누워 있는 해인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로션? 참 걸 까먹었구나. 내 정신 좀 봐"
"그게 아니고."
"..."
"샤워 좀 해줄수 있을까 해서. 힘들면 관두고."
"..."
윤경의 얼굴이 굳어졌지만 다시 이내 환해졌다.
"대신 오늘 민형씨 내가 긁어 먹을꺼야. 상관하지 말기다!"
조심스럽게 바퀴 달린 침대에 해인을 눕혀 욕실로 옮겼다.
그리고 원피스를 벗기고, 새하얀 살위로 바디샴푸를 온몸에 고르 문질러 닦아냈다.
윤경의 땀이 해인의 온몸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힘들지?"
"힘들긴... 꼼짝 없이 내 앞에 누워 있는 널 보니깐 니 몸을 사랑해 버릴것만 같은데 후후, 농담인거 알지. 이런말 했다고 밤에 잠 못들고 그러는거 나 바라지 않는다"
"후후, 그래그래."
158cm의 외소한 체격의 윤경이 웃어댔다.
웃을때 살짝 보이는 덧니가 귀여움을 더해냈다.
"민형씨 오면 오늘 거하게 쏘라고 해야 겠어.
날씨도 구질구질 한데 콩국수나 먹으러 가자고 해야겠는걸.
아주 민형씨 주머니를 톡톡 털어서 서울로 올려 보낼꺼야"
"그래그래. 나는 나몰라라 할꺼야"
샤워기에 물을 틀어 바디샴푸를 닦아 냈다.
그리고는 긴 생머리에 샴푸와 린스 그리고 트리트 먼트를 고루 발라 주고, 헹구어 냈다.
큰 수건으로 해인의 온몸을 닦아 주고, 드라이기로 머리도 말려 주었다.
해인에게 흰 원피스를 새로 입혀주고
바나나향이 나는 로션을 해인의 얼굴에 발라주고
체리향의 립글로즈를 입술에 발라주고
로션이며 흰 원피스 립글로즈 모두 민형이 선물한 것이었다.
"아구구"
윤경은 해인옆에 쓰러지듯 누워 버렸다.
"고생했다. 새언니"
"어이구 속보여. 어떻게 좋을 때만 알랑방귀 뀌며 새언니 새언니 하냐?
너무 치사해. 오빠한테 다 꼰지른다"
"맘대로 하셔. 나도 꼰지를꺼 있으니깐"
입술을 쏙 내밀며 윤경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가? 난 유혹을 뿌리친 죄 받게 없다 이거야.
왜이러셩?"
"유혹? 오빠도 참 불쌍해."
"뭐가 불쌍하냐? 40대 머리 빠지는 아저씨가 20대 여자 만나 결혼한게?
그리고 나를 학생들이 가만이 두지 않는다는 것은 예상해야 되는거 아니야?"
"노우! 선생이 어떻게 했길래 학생이 집에까지 전화를 하냐 이말이지"
"거야 내가 섹시하고 아름다우니깐."
"건 아니다"
"몰라. 나도 내 매력을 모르겠어. 하여튼 윤해인! 어떻게 넌 니 오빠랑 그렇게 똑같냐?
그리고 나도 니 오빠한테 불만 많어.
요즘 강의 많다고 밤에 날 얼마나 외롭게 한다고."
"오빠한테 것도 첨부해서 말해주지"
"그래그래 좀 그래봐라. 둘째 좀 가져보자"
"그 전에 난 이 집을 나갈꺼다"
"듣던중 반가운 소리! 민형씨라면 프로포즈도 아주 멋지게 해줄꺼다.
그때 나도 쫄래 쫄래 따라가야지."
"맘대로"
딩동딩동!
"민형씬가봐. 민형씨도 양반은 못되겠다."
"후후, 일러 줄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