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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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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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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BY 여름바다 2003-09-09

오늘 아침은 서둘러야한다.

아침부터 미팅이 있고 팀장 회의가 있는 날이다.

``엄마  나 오늘 준비물이 있어``

아! 젠장 이렇게 바쁜데 무슨 준비물이란 말인가. 그러고 보니 어제도 11시가 넘어서 집에 왔군.괜히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화로 대신한다.

``빨리 이야기를 해야지! 뭐니? 준비물이 뭔데?``

``김밥. 엄마 나 오늘 소풍가는 날이야...``

이런.. 이런 황당할때가 있나.이렇게 무심한 엄마로 되어 가다니..

시계를 보며 상가에 까서 김밥을 사고 어쩌고 하며 시간을 마추어 본다.

기가 죽어 있는 아이를 보니 마음이 괜히 짠해진다.

``미안해. 엄마가 금방 사올게.세수하고 가다려..``

급하게 지갑을 들고 뛰어가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고 벽에 있는 거울을 본다.

나의 얼굴울 본지도 오래 된것같다.화운데이션을 바르고 루즈를 바르지 않은 얼굴은 마치 죽은자를 보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남편도 들어오지 않은 것 같다.

`콩가루 집안이군..` 남편을 그렇게 방치 한것도 벌써 몇해가 지나가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10층을 통과하고 11층에 머문다. 한참을 내려오지않는 엘리베이터.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시계를 한번 더 본다.젠장 10분이 지나버렸다.

여자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뭐라 울면서 이야기하지만 듣는 쪽은 잠자코 있는 것 같다.

`땡`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남편이 눈이 벌겋게 충열이 된체 그곳에 서있다. 그와 난 그렇게 할 말을 잃고 서있다.

문이 닫히려고 할때 난 다시 버튼을 눌러서 다시 문을 열었다.

``당신이 왠일이야? 이 아침에``

``김밥 사러가..``

문이 닫히고 난 이상한 기분에 휩사인다. 남편의 저런 모습은 내 육감이 맞다면 어떤 여자와 정사를 벌이고 오는 길임은 틀림없다.

근데 이상하다.11층에는 ....생각하다가 정신이 번쩍 든다. 그곳이라면...

한숨이 나온다...어쩜 그럴수가...

`개같은 것들` 길거리에 침을 있는데로 세게 벹어 버린다.

김밥 값을 계산하고 슈퍼에 들러 음료수와 과자를 살때에도 난 떨리는 손을 어쩌지 못해 벌벌 떨었다...나는 서서히 분노가 머리로 스미는 것을 보았다.

`이 번엔 내가 기필고 이혼을 하고 말테다.개같은 새끼...`

생각을 하니 그 끝에 항상 기 죽어 있는 내 딸이 보인다. 가엾은 내 딸...

콧등이 시큰거리고 온 몸에 힘이빠진다.미팅도 회의도 모두 부질 없다는 생각이든다.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 멍하니 가고 있는 순간에 뭔가가 `퍽` 둔탁한 소리를 내며 화단에 떨어진다.  세상에 저 아이는 저아이는 ...들고있던 김밥이 땅에 뭉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