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마음이 많이 무거움을 느꼈다.
"과연 만나야 하는지 ,이대로 세월속에 묻고 살아야하는지를".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대강 청소를 하는둥 마는둥 .......
그리고 난 자신도 모르게 화장대앞에 앉아 있었다.
"그래...우리가 왜 헤어졌는지? 난 그이유를 알고 싶어졌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난 그남자를 만나기 위하여 찻집을 향하여 차를 몰았다.
그런데 찻집모퉁이에서 난 망설이고 있는데 뒤에서 차의 경적 소리가 들렸다.
얼른 찻집마당에 차를 주차시키고 쳐다보니 그 남자였다.
그남자는 차를 주차시키고 들어 갈려다가 나의 차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날 바라 보았다......그러더니 내차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왔으면 들어오지....." 하면서 말끝을 흐려다
난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또 나의 눈에 억새부케가 가을 바람도 차단된 유리각속에서
나를 향해 반갑다고 .....오랜 세월을 주인을 기다렸다고 이야기를
하는것만 같았다.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끼는 순간.
"이 억새부케 기억나?"
"네"
짧은 대답과 함께 난 찻집안으로 들어섰다.
"커피 줄까.....아니면 다른거라도...."
"커피 주세요"
그남자는 주방에서 커피와 빵을 가지고 내가 앉아 있는 자리로 오고 있었다.
그남자와 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들처럼 의자에 가만히 ........침묵의 시간이 흐른뒤
"몰라보게 변했네...다른 장소에서 만나면 미영씨 아닌줄 알겠어"
"도훈씨는 여전하네요....세월의 흔적외에는"
"그래"하면서 웃었다......"그 웃음과 목소리는 여전하구나..세월속에서도"......
"왜 하필 이런 산속에.....?"
"응...미영씨가 찾아 올것 같길래......이런 분위 참 좋아 하잖아"
갑자기 난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노 같은걸 느꼈다.
그때 차를 마시러 또다른 한쌍의 연인이 들어서고 있었다.
벌떡 일어나더니 "오늘은 가게 휴일입니다...죄송합니다....라고.
그들은 돌아가고 그남자는 휴일안내판을 문에 매달고 안으로 문을
걸어 잠구고........
"오늘은 영업 안하게요? "
"응......미영씨하고 할 이야기가 많아서........"
...그래....15년의 세월 할 이야기도 많지...
"대전간뒤로 왜 연락 안했어요?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 나타난 이유가 알고 싶어 왔어요? "
"먼저 미영씨한테 사과하고 싶어 ....정말 미안해...."
침묵이 약간 흐른 뒤 그남자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미영씨와 헤어져 대전에 가서 친구들과 술집에 술을 마시러 갔어
힘든 회사에 입사한 기념으로....그곳에서 우리는 몇차례의 술 을 마시고 아침에 눈을 떠 보니 내가 어떤 아가씨옆에.......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난 그남자의 이야기를 들어면서 무슨 드라마를 보는것만 같았다.
집이 바뀌었단다 친구와 자기 자취방이 ..
그남자 옆에 잤던 아가씨는 아가씨가 아니라 친구의 와이프였고
친구는 그남자의 자취방에서 자고 일어나 보니 자기집이 아니였다고....전부다 술에 취해서 잘 모른다고....그러나 사건은 이미 벌어진 뒤였다....그 여자와 관계를 가진 기억은 없지만 ..그친구는 이혼을 했고 미안해서 자기가 책임을 지기로 했다고....그러나 그일로 그여자는 마음의 병으로 앓기 시작하고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쳐지가 못되어서 모든 사람들과 연락을 끊었다고......
부모도 사랑하는 사람도......그러나 늘 앓기만 하던 여자는 어느날 아이를 가졌고 그 임신으로 인하여 병에서 회복되어 조금은 가정같은 느낌도 들었다고 한다.....직장도 다른곳으로 옮기고 간간히 고향에서 나의 힘든 기다림의 소식에 마음이 많이 아파노라고...
매일 연락하고 싶었지만 자기의 처한 환경이 더 무서웠다고
그런던 어느날 내가 너무 보고 싶어 함께했던 억새밭에 갔노라고...그곳에서 울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본 후에 마음이 많이 흔들렸노라고....애정없는 두사람의 삶은 서로가 상처를 받으면서 그여자는 이 남자를 원망하고 매일 술에 취한 여자는 유산을하고 그 남자는 억새부케를 삶아 말린 그시간부터 나의 여자는 한사람이라고 다짐을 했단다....언젠가는 돌아가리라고...머지않아.......
그러나 그사람에게 그여자는 돌아가는 마지막 시간을 너무 늦게주었다.... 그여자의 술은 알콜중독이라는 병명으로 요양소에 입원을하고 그남자는 사는게 하루하루 힘들었다고 한다..
그런 모진세월속에 나의 결혼소식에 절망하였다고....
그러나 결혼소식을 접하고 석달뒤에 요양소에서 그여자는 삶을 마감했다고.....마지막으로 그여자는 자기를 돌보아준것에 감사하면서 부케의 그여자에게 돌아가라는 말과함께........
모든것을 정리하고 고향에 돌아가니 이미 나는 떠나고 없더라고....그래서 우연히 나의 친구를 만났는데 경북 어디에 사노라고 가르쳐 주어서 딱 한번 얼굴만 보고 갈려고 했노라고...
그런데 우연히 들어온 이찻집이 꼭 자기집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그래서 여기에 둥지를 틀고 날 기다렸노라고......
"칠..팔년의 세월을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는데....이제와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속에서 북받쳐 흐르는 나의 눈물은 감당이 안되었다.
"왜 이제 내 앞에 나타났어요...영원히 숨어서 살지?"
"미안해 ....죽기전에 꼭 한번 보고 싶었어"
"난 지난 일 다 잊어 버렸으니까 당신도 그렇게 잊고 살아요
앞으로 두번 다시 만나는 일은 없을거예요"라고 소리치면서 일어나서 문 앞으로 걸어가는데..
그남자가 나를 돌려 세우더니 꼭껴안았다.
"미안해...정말 미안해....그리고 아직도 널 사랑해" 라면서
그남자는 뜨거운 키스를 했다.
나도 모르게 그 남자의 키스를 받으면서 어느새 그남자의 가슴에 안껴 있었다.
그남자의 품속에 안긴 여자는 15년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