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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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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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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호두방망이 2003-09-03

그렇게 쉽게 순결을 버린 나는 한동안은 날나리 아닌 날나리 행세를 했다....

혼자서도 과감히 디스코텍 출입을 하는 날이 많아졌다...

그날도 난 혼자서 디스코텍을 찾았다...평소 안면이 있던 남자애가 나에게 접근을 해 왔다..

"야... 니 잠깐 내 좀 보자...."

겁없이 따라가니 자동차문을 터억 하니 열고는

"타 바라..."

조수석에 오르자 내 어깨 위로 팔을 둘렀다..

"있잖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들으래이.. 내가 선배하고 김천에 가게를 하나 하거든...

니.. 내하고 사귈려면 거기 가서 며칠 장사좀 해라... 한 며칠만 장사하고나서 우리 같이 살자...며칠만이다...응...."

내가 뭔가에 홀렸던지... 아무 생각도 없고.. .. 안되는데...안되는데... 만 반복하고 있었다...

"잠깐만 있어바래이.."

혼자서 멍하니 있으려니 얼마지나지 않아 차문이 열렸다..

디스코텍 상무라는 자였다..

"아저씨...가 왜?"

"가만 있어바라.."

달리는 차안에서 난 몹시도 불안했다..

"아저씨.. 나 구미에 갈래여... 김천 안 갈래여..."

"야... 이년아 확 따먹어뿌기 전에 조용해라~"

겁을 먹은 나는 입을 꼭 다물었다..

"야 내 바지 자크좀 열어라"

"예?"

"니 귀 먹었나.. 내 바지 자크 좀 열어보라고..."

떨리는 손으로 그 남자 바지를 내렸다..

"야... 딸딸이 쳐..."

딸딸이가 뭔지...

"그게 먼데예.."

"이년이 딸딸이도 모르나... 그것도 모르면서 만데 혼자 싸돌아다니노... 병신 같은 년 .."

난 그 남자의 물건을 흔들어댔다.. 울음이 나왔다....

"니 질질 짜면 확 따먹으뿐다잉.."

울음을 삼키며 열심히 그 남자의 물건을 흔들어주었다....

차가 멈추었다..

"야 내리라.."

빨간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은 얼핏 보기에도 싸구려 술집같았다...

"질질 짜지마라이..."

삼십대 후반의 여자에게 나를 인계한 그 남자는 총알같이 사라졌다..

가게 안쪽의 후미진 곳에 가니 두 명의 어린 여자애들이 있었다..

"야.. 너거들 인사하고 앞으로 잘 지내래이...."

주인 여자가 사라졌다...

"어디서 왔어요...?"

나에게 묻는 말이었다..

"구미서 왔어여"

"엄마야 우리도 구미서 왔는데.... 혹시 00 디스코택 상무 차 타고 안 왔어요?"

"맞는데요..."

"우리도 그 차 타고 왔는데요.... 몇 살이에요?"

"나요.... 열여덟..."

"옴마야 우리하고 동갑이네... 친구로 지내면 되겠네...."

친구로 지내게 된 그 애들과 대충 옷을 얻어 입고 술 손님 시중을 들게 되었다..

주인 여자와 우릴 감시하던 여자가 손님과 밖으로 나갔고 우리 셋만 남게 되었다...

가게 문도 닫은 늦은 시각...

만원씩을 손에 든 우리는 술도 얼큰하니 취해 멍하니 홀에 앉아있었다...

갑자기 한 친구가 벌떡 일어서더니만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 것이었다...

한참의 통화 끝에 벌떡 일어나더니만...

"야.. 우리 이제 클 났다...."

"와? 머라카든데... 누군데...?"

" 그 디스코텍에 디제인데.... 그 개새끼들이 우리 한명에 80만원씩 팔아 묵은기란다...저거들도 오늘 대구로 도망친다면서 우리도 빨리 도망나오란다...."

"머? 참말이가? 그럼 우야노....안되겠다... 너그 돈 있는거 다 내바라..."

손님에게서 받은 팁 3만원이 전부였다... 가게안을 샅샅이 뒤졌다...

싱크대안에 있는 카메라와 오징어 몇마리가 전부였다...

뒷문으로 가게를 뺘져나와 구미로 향했다...

구미역에서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기차를 탔다.

대구에 도착해 디제이들을 찾아나섰다...

우린 어렵지 않게 그들이 머물고 있는 여관을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의 패거리속엔 디제이의 애인들과  날 팔아먹은 그 놈도 있었다.... 나랑 같이 살자던 놈이...

따지듯이 덤비니 그 놈은

"나도 몰랐다... 미안하데이...."

미안하다데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야...야.. 너그들 내말 잘 들으래이... 여기 있는 우리는 이제 구미에 갈 수가 없다... 만약 구미에 간다면 남자들은 상무한테 맞아 죽을 끼고... 여자들은 또 딴데로 팔려 갈끼다... 이건 내가 백프로 장담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내일 대전으로 갈라고 한다... 야.... 너그들 구미 갈끼가? 못 가겄제?  우리는 인제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 하는기다...그래서 말인데 느그들... 돈 있는거 다 내바라... 내가 낼 차표끊고 할려면 돈이 있어야 된다...어여 돈 내바라..."

우리는 철썩 같이 믿고 남은돈을 전부다 그 놈에게 주었다...

깜빡 잠이 들었나부다....

"야야... 인나바라..."

"왜에..."

눈을 뜨니 무엇인지 이상했다.. 아무도 없었다... 우리 셋 말고는 ...

철저하게 속았다... 우리 셋만을 남겨두고 그 패거리는 그렇게 조용히 가버렸다...

김천에서 훔쳐 온 카메라를 들고 터벅거리며 걸었다...

"야.. 우리 카메라 전당포에 맞기면 안되나..."

"그래 맞다.. 왜 그 생각을 못했노.."

전당포에서 만오천원을 받아쥔 우리는 빈 속을 채웠다...

끼니를 해결하니  구미에 갈 차비밖에는 남질 않았다....

구미행 기차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