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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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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두방망이 2003-09-02

첫월급을 탔다....

12만원인가.... 한푼도 쓰지 말고 가져 오라는 새엄마의 엄명에  힘들여 번 돈을 십원 한장 만져 보지 못하고 새엄마에게 갖다 바쳐야만 했다....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 

"미자야... 니 월급타면 집에 주지 마래이... 집에 주다 보면 하나도 안 남는데이...."

8개월월급을 봉투째 갖다 바쳤다.... 한달 용돈 3만원만 손에 달랑 쥐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새엄마의 긴급한 호출이다.... 아빠가 딴 살림을 한다는 것이었다...

제발 돌아오라고.... 딴 살림을 살아도 이혼만은 하지 말자고... 새엄마는 그렇게 울며 매달리고 있었다....

처녀로 시집와서 자식새끼 다 키워놓으니 서방 바람나서 딴 살림 차린다고...  그말이 딱 맞아 떨어진다....

"미자야.... 이를 우짜노.... 너그 아빠 살림 사는데 가보니까 그새 이사갔단다.... 이를 우짜노..."  

나를 잡고 눈물 짓는 새엄마를 달리 위로할 말이 없었다....

"자야... 아빠 없다고 집에 안오면 안된데이.... 이제 엄마도 옛날 같지 않으니까 집에 자주 온네이...."

알았다며 돌아서는 나는 벌써부터 작정을 하고 있었나부다....

월급을 받아 나는 처음으로 내 멋대로 내 뜻대로 돈을 써버렸다....

회사에 나를 찾는 전화가  오고 있을 때 나는 친구와 함께 사표를 쓰고 있었다...

어린 것들이 별짓을 다 한다며 사표를 받아 주지 않는 주임을 피해 우린 비오는 새벽... 월담을 하고 있었다....

학교 친구가 있는 공장엘 들어갔다....

집이 없다는 것이... 나를 간섭할곳이 없다는 것이... 좋았다...

새로 들어간 공장엔 또래가 많았다... 쉽사리 친구가 될 수 있었고... 1500원짜리 디스코텍도 자주 드나들게 되었다....

"미자야... 니 남자하나 소개시켜 주까..."

앞니 빠진 갈가쥐에게 웬 남자래...

"누가 나 같은 거 좋아하기나 하나..."

"야 니가 어때서..."

디스코텍에서 만나게 된 그 남자는 나에겐 별 관심이 없는 눈치이다... 아무렴 내가 기대나 했을려고...

친구가 소개해준 남자를 두번째 만나던날.. 나는 소위 말하는 아다란 것을 깨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