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윽..처량한 신세야...흑흑..'
나는 그야말로 사극에서나 보던대로 장희빈의 처소앞
흙바닥에 꿇어앉혀 있었고, 희빈은 죄인다루듯이 나를
엄청나게 째려보고 있었다.
"이년...어서 실토하지 못할까..."
'이힝...상궁까지 난리야..잉..'
그때였다. 빰빠밤~~~~~~~
"중전마마 납시오~~~~~"
'아싸..살았음이야..힛......'
"희빈...이게 무슨짓이오"
장희빈은 중전의 환하고 뽀얀 얼굴에 잠시 멈칫 놀라는 눈치였다.
"흥...중전이 내 처소엘 다 납시고..이것이야 말로 무슨 일 이시옵니까.."
"왜요..내가 못 올데라도 왔습니까..무슨일이기에
죄없는 나인을 이렇게 괴롭히는거요.."
"흥...중전이 아끼는 나인이라 도와주러 오셨사옵니까
매일 중궁전을 드나들며 무슨 모의를 하였냐고 물었습니다."
"뭐라.....희빈..!! 물증이 있소?
제정신 이시오? 아무런 죄없는 사람을 데려다
이 무슨 해괴한 짓이오..
또다시 이런일이 있을시엔 가만히 있지 않겠소.."
희빈의 울그락 푸르락 하는 얼굴을 뒤로하고 다시 중궁전으로 돌아왔다.
"연아.... 희빈이 원래 그러한 사람이다.
마음 풀거라.."
"중전마마..소인 아무렇지도 않사옵니다..훗..
희빈의 앞날을 알거든요..앗.."
"뭐라..그럼....책에 다 나와있더냐.."
나는 중전마마가 희빈의 앞날을 물으실걸로 예상했다.
그러나..의외였다....
"그럼, 나의 앞날도 니가 알겠구나..자식하나 없이
아픈몸으로 이 세상 떠날날을....."
"마마...아니옵니다..어찌 그런 말씀을...."
'에힝..슬퍼지네..갑자기..이건 아닌데..'
밤이 깊었다.
그날밤, 중궁전 상궁에게서 기별이 왔다.
주상전하가 중궁전을 찾으셨다는...아싸..
이제 시작이닷...
다음날 아침, 중전마마의 전갈을 받고 중궁전으로
가던 중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