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다.
역시 악몽이었을까.....
반복되는 악몽에 기억나지않는꿈도 악몽으로 으례 짐작하는 마음.
눈가에 달라붙은 머리칼을 떼어내어 이마위로 쓸어올려본다.
한웅큼이나 빠져 손안에 쥐어지는 머리칼의 서늘함...
눈물인지...땀인지... 비릿한 소금냄새....반복되는 일상의 비애...
언제,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나는 기억을 못한다.
다만 기억할수있는건....이곳에 온 이후의 일상과, 반복되는 악몽과, 그리고...한 사람.
해변...검붉은 노을...하늘끝바다...그리고... 단정한 어깨선을 가진 한 남자의 뒷모습.
그의 이름은 무엇이며, 나와는 어떤 관계인것인가......
한결같은 뒷 모습으로만 늘 기억되는 사람.
섬 마을의 밤은 도시의 여느 밤보다 빨리 다가오고,서서히 멀어진다.
섬 마을의 새벽은 먼동이 뜨기전부터, 열띈 수선스러움으로 시작된다.
먼 바다에 조업나간 어선들이 작은 포구아래 싱싱함을 내려놓으면,
섬 마을 가득 퍼져가는 섬 아낙의 즐거운 재잘거림과 살아숨쉬는 풋풋함.
섬 한 귀퉁이 버려진 폐선과 엉킨 그물은 어린 아이들의 놀이터로 결코 모자람이없다.
이 작은 섬에선 그 누구도 서두르지 않는다.
종종거림은 부지런한 섬지기들의 오랜 습관일뿐, 결코 조급함이없다.
섬은 과거를 잃은 나를 잉태한 모태이며,내 새로운 생명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