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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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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복귀하다


BY 찐상 2003-08-06

다음날

녀자는 S의 전화를 기다린다.

1월이라 날은 추웠다.녀자는 침대에서 나오지않고 그냥누워만있다.호출기만 바라본다.

저녁이다되어가도 S에게선 연락이없다.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아르바이트라도하지....다큰 딸래미가 집에서 누워만있구..."

"...."

"뭐라도해라...보기좋지않다"

"안그래도 다음주부터 일할꺼야.."

"무슨일?"
"내가 할만한일이 뭐가있어? 호프집에서 써빙할려구 알아놨어..."

"어이구...장하다.그러게 공부좀 열심히하지...겨우 전문대가선...써빙이 얼마나 힘든지 네가 몰라서그렇지...공부라도잘했으면 과외나딴일할수있었잖아..."

"....."

녀자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왔다.

성적이좋지않아 자신이원하는 간호대학에 갈수없었다.

녀자는 간호사가 되고싶었다.그러나 녀자에겐 쉬운일이 아니었다

결국 졸업후 녀자는 간호학원에 등록했다.

일년의 힘든과정을 거친후 개인병원에 간호원으로 있었다.

간호대학에 가기위한과정이었지만 종합병원에서 실습중 이일이 얼마나 힘든지 실감후 계획을바꾸었다.

녀자는 일년동안 병원에서 근무하며 대학은 꼭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별기대도없이 녀자는 입시시험을보았고 그이듬해 대학에 들어왔다.

유아교육학과에 입학했지만 적성에 맞는것같진 않다.

엄마는 계모임이 있으시다며 나가셨고 집엔 녀자혼자뿐이다.

'내가 먼저 연락할까?'

녀자는 거기까지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뿐이다.

애꿎은 호출기만 집었다 들었다 연신이다.

저녁9시가 조금지났을까?

녀자는 졸다가 호출기에서 나는소리에 놀라 눈을떴다.

엄마는 아직오시지않았고 집은 어느새 어두컴컴했다.

'S다'

녀자는 불을켜고 쉼호흡을했다.

기다리던 호출이어선지 가슴이 울렁한다.

"호출하신분여..."

"나야"

"어....그래...."

"연락이 늦었지?"

"...."

"나 내일 복귀해...."

"...."

"우리지금 잠깐 볼까?"

"어디서?"

"Y와같이있어...민속주점으로와라...."

"...."

"너무 늦은거알아...나...내일가면 언제 또 올지몰라...."

"갈께."

"기다릴께."

녀자는 단장을한다.

가기전에 이쁜모습을 보이고싶다.

'엄마가 오기전에 나가야하는데...'

녀자는 서두르기시작한다.

다행히 나오기전까지 아무도 오지않았다.

녀자는택시를불러 S와만나기로한 민속주점을 찾았다.

S와 만나기로한곳에는 Y이외에도 두명의 친구들이 더앉아있었다.

"내일간다고 친구들이 모였어..."

"...."

"다 고등학교 동창생들이야..."

Y는 녀자의 눈을 피한체 연신 담배를 피워대고있다.

그때 한친구가 아는체한다.

"어....아는분같네..."

"....?"

"우리집앞에 살았던 분아닌가?"
그러고보니 아는사람이다.녀자 집앞에 사는사람이분명했다.그의이름은 K

중학교다닐때부터 고등학교졸업때까지 녀자를 따라다녔던 그였다.

녀자는 눈길한번주지않았지만 녀자가 집에올때쯤엔 항상 자신의 집앞에서 녀자를 바라만보던...

고등학교를졸업후 그는 조금떨어진 동네로 이사했었다.

이후론 보이지 않았다.

"아...."

녀자도 아는체했다.

"세상 참 좁네...S가 만나는 녀자가 J라니..."

그러고보니 고등학교때 녀자의 막내동생이 한번은 편지를 들고 온적이있었다.

"누나...이앞집에사는 형이 누나주라고하던데..."
K가 녀자에게 보낸편지였다.

장문의 편지에는 온통 만나고싶다는 K의 마음이 담겨져있었다.

그러나 녀자는 편지를 읽고 바로 찢어버렸다.

유치하다고 생각했기때문이다.

소녀는 어쩌구저쩌구...기억은나지않지만 녀자에게 환상이있던 그였다.

"K와 아는사인줄몰랐는걸?"

Y가 툭 던진말이다.

"K는 잘생겨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둘이 썸씽있었던거 아니야?"

Y는 웃지도않고 농담처럼 이야기한다.

"그냥 얼굴만 아는사이야..."
녀자는 대답하곤 변명같다는 생각을한다.저런질문에 대답할 필요가 있을까?

S는 그저 웃고만있다.

S...그는 술을 많이 마신것같다.

"너희들에게 폭탄선언한다."

"......?"

"......?"

모두 S의 입술을주시한다.무슨 선언???

S가 녀자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녀자는 자신에게 귓속말이라도하는줄알고 S의 입술앞에 귀를 가져다댄다.

순식간이엿다.

S가 녀자의 입술을 덥쳤다.

녀자는 너무놀라 그대로 굳어버렸다.

친구들도 모두 놀라서인지 갑자기 조용해졌다.

녀자는 S의 입술이 이미 떠나간뒤로도 한참을 멍하니잇었다.

시간이 멈춘듯했다.

Y가 일어났다.

"난 가야겠다.S 잘들어가라..."

Y는 화가난듯 녀자를 무섭게 쏘아보고는 황급히 나가버렸다.

녀자는 갑자기 부끄러운생각이든다.

만난지 3일쨴데 여러사람이있는데서 도데체 S는 무슨생각으로...

K와 또다른 한명의 친구는 어색한 분위기를 돌리기위해 애쓰고있다.

"S...너 많이 취했구나.임마....하여튼 엉뚱하다니깐..."

"...."

"J씨 우린들어가봐야겠어여...S집까지 잘부탁합니다."

"....네"

"S...내일 배웅나가마..."

"...."

S는 고개만 끄덕일뿐 대꾸가없다.

"S...술많이 마셨어여....이해하세여..."

"...."

두친구가 자리를 뜨고 S 초점없는 눈빛으로 녀자를 바라본다.

"장난아니야....내가 군발이가 아니라면 이러지않아...널놓치고싶지않아서였어...우리 만난지 얼마되지않잖아....담에만나면 네가 나 모르는체할까바...그래서 그랬다"

띄엄띄엄 S는 말을 이어갔다.

녀자는 황당했지만 싫진 않았다.

S는 모성애를 자극하는것같다.안아주고싶고 보호해주고싶다.

S가 아기같다는생각을한다.

녀자는 S를 부축하고 주점을 나왔다.

S는 부축하는 녀자의 손을 자신의 손으로 감싸안았다.

손이 참 따뜻했다.

녀자는 S를 그의집까지 바래다주엇다.

녀자가 가려고하자 S가 녀자의 손목을 잡았다.

가로등아래서의 달콤한 키스...부드럽고 감미로운....그리고....깊은....

녀자는 자신이 S에게 끌리고있음을 알수있었다.

처음느끼는 미묘한 설레임.

그리고 S도 녀자를 좋아한다고 믿었다.

둘은 오래동안 거기 그렇게 있었다.

다음날

녀자는 S를 배웅하지못했다.

S가 음성을 남겼다.

"도착하면 전화할께....동생이랑 어머니가배웅나오신데서...보고싶다."

녀자는 허전했다.

단 3일간 만낫을뿐인데....

사랑은 이렇게도 찾아오는구나...

녀자는 지난 3일간이 꿈결같이 아득하게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