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창밖으로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누군가 까만 물감을 내 창문에 뿌려놓은듯
어둠이 밀려온다. 그녀가 누워있던 침대시트에는 주름만 가득할뿐 체온은 느낄수 없다.
항상 무엇인가게 쫓기듯 그렇게 나가버리는 그녀를 볼때면 내가 그녀에게 어떤 존재
인가 싶다. 쾌감을 느끼기위해서 나를 선택한것일까?
전혀 사랑은 없는 것일까? 남편이 있고, 딸이 있고...
처음 우리의 관계가 시작할때 그녀는 조건을 달았다.
자신의 가정을 지키면서 만나고 싶다고. 조금이라도 내 가정에 문제가 생길것 같은
조짐이 보인다면 그때는 헤어지자고.
난 그녀의 얼굴 쳐다보며 싫다고하면 그자리를 박차고 나갈것 같은 불안함에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스러운 미소가 그녀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갈때 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앞으로 그녀를 계속해서 볼수있고, 만질수 있고, 가질수 있기때문에.
하지만 열정적의 사랑을 하고나면 항상 느끼는 공허함.
단 한번도 섹스후에 내 옆에 누워있기를 거부하는 그녀다.
열정적인 섹스후에는 뒤도 돌아보지않고 나가는 그녀다.
하지만 난 그녀를 잡을수 없고, 미워할수도 없다.
그녀의 몸에서 뿜어나오는 달콤한 향기를 놓쳐버릴것 같기때문에
지금 그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휴대폰을 들고 그녀에게 문자를 남겼다.
'지금 뭐해. 보고 싶다. 내일 만날수 있을까. 연락줘'
난 확인을 느르고 멍청이 휴대폰을 쳐다보았다.
그녀만 생각해도 내 몸은 이미 그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빳빳하게 서 버린 내몸의 일부를 그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마약처럼 중독되어버린 내 자신이 염증을 느끼지만 그녀에게 벗어나고 싶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