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부. 작전 투입2- 조선족 여 소희
한편 그 시각. 송형사는 여소희를 만나러 가고 있었다.
송형사의 곁에는 7살 가량의 남자 아이 소율이가 앉아 있었다.
처음 타보는 자가용이라며 신이 나있는 소율이.
소율이는 마치 자신이 형사라도 된듯 두 손가락을 권총 모양으로 만들어 연신 “탕! 으윽! “
하며 놀고 있었다
“ 너 , 아버지 얼굴은 알어?. 임마?.”
“ 나 , 아버지 없는데. “
“ 새끼 아버지 없는 놈이 어딧어?”
“ 울 엄마가 그랬는데 하늘에서 뚝 떨어졌데 “
“ 새끼…”
송형사의 차가 학교 골목으로 접어들자 가방을 맨 국민 학생들이 줄줄이 걸어 가고 있는 풍경이 보였다.
이제까지 시끄럽게 놀아대고 있던 소율이는 갑자기 꿀먹은 벙어리 처럼 입을 딱 붙이고는 멍하니 그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 야. 넌 학교 안다니냐?. 무슨 학교 다녀?. 학교 이름이 뭐야? “
“ 형사 아저씨. 남의 아픈데 찌르지 마슈”
- 허걱!
7살짜리 녀석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황당한 송형사.
웃을수도 없고 이것 참..
내가 뭘 실수를 한거지?.
“ 니 아픈데가 어딘데?. 임마? “
“ 나는 요. 학교 가고 싶어도 몬가요. 불법 체류잔가 뭔가 그거라서 학교 갔다가 들통나면 나랑 엄마랑 바로 여기서 쫒겨난데요. 돈도 한푼 없이…”
“ 어?. “
설마. 아이들까지?…불법체류자라는 족쇄가 채워져 기본적인 국민학교 교육까지 받지 못한다는 말인가?. 우리 나라 대한 민국 외국인에 대한 법이 그정도였나?.
“ 내가 얼마나 학교에 가고 싶은데…….”
소율은 입을 삐죽거리며 울음을 참는 듯 하더니 이윽고 여윈 볼위로 눈물이 또르륵 흘러내렸다.
“ 흐..흑.,,큭…큭 “
소율은 자존심이 상했는지 소리를 죽이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 새끼…사내 자슥이 ,,,울때는 큰 소리로 우는거야! 마!! 큰 소리로 울어 임마! “
“ 흑..아….아… 엉..엉..엉…!!! 엄마아~ 엄마아~ “
얼마나 오랫동안 쌓인 눈물인지 소율이는 자존심이고 뭐고 다 팽개쳐 버리고 조수석에 몸을 웅크리고 앉은채 한참 동안을 울고 있었다.
< 마약 재활원 >
재활원 복을 입은 여소희는 전보다 더 여윈듯한 얼굴이였지만 소율을 만난다는 기쁨 때문인지 밝아져 있었다.
자식을 놓고 그 자식에게 남들 다해주는 것을 해주지 못하는 애미란 얼마나 가슴이 아픈것일까?.
세상이 왜 이리도 미쳐돌아가는 걸까?.
중국의 농촌에는 더 이상 사람이 없다
모두 돈을 벌기위해 도시로 ㅡ 한국으로 빠져나가고 텅비어 버렸다
돈은 자신의 나라 중국에서도 맘만 먹으면 벌수 있는 것이 아니였던가?.
무엇이 자신들을 중국을 떠나도록 부추키고 무엇이 코리안 드림을 만들어냈단 말인가?.
세상에 대해 무지한 그녀로서는 알수 없다.
무조건 한국에 가면 돈을 많이 벌수 있으니까. 그래야 그 돈으로 단 하나 남은 피붙이 오빠 율을 사람 답게 살게 할수 있다.
그것이 전부였다.
그것이 전부였는데, 이젠 자식을 가지게 되니 욕심을 더욱 커져가고
욕심이 더욱 커져 갈수록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절망과 자살에의 유혹 뿐이지 않앗던가?.
자식을 뭐하러 낳았던가?… 그러한 후회를 부축이는 것은 불법체류자 부모로서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찢어지는 마음이였다.
멀리로, 송형사의 차인듯한 낡은 차가 흙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는 …따듯한 사람이다. 무지막지하게 이민국 직원의 손에 끌려 강제추방될 외국인들이 잠시 머무는 보호소에 감금되엇어야 할 자신을 그는 마약 재활원에 넣어 주엇다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신분을 증명할 합법적인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자신을 치료받게 해주었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따듯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소희는 그 따듯함을 인정해 주기에는 이젠 한국 남자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도 크고 뼛속 깊숙히 사무쳤다.
남자란. 믿을수 없는 야수였다
차가 멈추고, 1년 동안이나 보지 못했던 아들 소율이가 서먹서먹한듯 쭈볏거리며 서 잇엇다.
“ 임마! 니 엄마야! 그동안 까묵엇냐?! “
송형사가 씩 웃으며 소율이의 뒷통수를 가볍게 친다.
1년동안 많이 자랐다 , 소율아….남자애 티가 나는구나…소율아…
소희의 눈에 눈물이 어렸다.
코끝이 붉어지며 참고 있던 눈물이 비집고 나온다.
“ 흑….! “
소율이 역시 낡고 더러운 운동화로 흙 바닥을 심통스럽게 헤집더니 , 이윽고 고개를 툭 떨어뜨린다.
흙먼지 투성이의 운동화 위로 맑은 눈물 한방울이 똑 떨어졌다.
소희는 떨리는 발검음으로 다가와 소율이의 앞에 주저앉는다.
소율은 고개를 들지 않고
소희는 아들의 얼굴을 올려다 본다.
“ 엄마야….엄마…… “
“ 엄…마…흑..”
소율이의 작은 몸을 안고 울음을 터트리는 소희.
자식이란. 그 누구에게도 똑 같이 소중하고 아까운 법이지 않은가?
그들이 간첩의 자식이든. 그들이 살인자의 자식이라 할지라도…..
송형사는 멀찌감치에서 괜시리 이상해 지는 기분에 하늘을 올려다 보고만 있었다.
유연 특수 분장 아카데미.
유연은 미국에서 분장 아카데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영화와 드라마를 재패하며 자신의 분장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이였다.
석 훈의 누나이기도 한 그녀는 처음에 석 훈의 위험천만한 계획을 듣고는 입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동생의 똥고집을 알고 있는 유연으로서는 석 훈을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
석 훈이 사진들을 내밀었다.
“ 음..”
유연은 석 훈이 내민 사진들을 자세히 한참동안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괜챦을것 같아. 체구랑. 얼굴형., 머리모양 까지 , 비슷해. …’
“ 완벽하게 할수 있지? “
누나 유연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석 훈
유연은 두팔을 들어 올리며 ‘졌다’ 라는 시늉을 했다.
“ 그럼 여자는?. 여자는 누가 할거야?. “
“ 있어. 조선족 여자야. 1시간 뒤에 올거야. 누나 1시간 뒤에 작업하자. 나 , 간다!”
“ 어디가는데?.
“ 애인 만나러 하하하 “
소리내어 웃으며 분장학원을 달려 나가는 석 훈.
“아!! “
석 훈 뭔가를 잊어 버렸다는 듯 급하게 다시 돌아와, 거울을 보고 넥타이를 고쳐 맨다
머리에 무스를 바르는 등 수선을 부린후에 다시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녀석두…..”
유연은, 예지가 죽은 뒤 한동안 웃지 않던 동생 석 훈의 얼굴에 오랜만에 활기가 찾아온 듯 해 흐뭇해졌다
________긴 글 끝까지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