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형사 테마곡 나옵니다
제21부. 마약 그리고 여소희(1)
이틀전,
번잡한 도로를 미친듯이 달리는 앰블란스 안.!
송형사는 일명 가리봉동 벌집이라 불리우는 아주 좁은 방안에서 발견된 여러구의 시체들중
아직까지 숨이 붙어 헐떡 거리는 단 한명의 조선족 젊은 여자를 병원으로 실고 가고 있었다.
의식 불명이라 이름도 알아내지 못했지만, 20대 중반정도의 나이로 보이는 여자였다
정상적으로 살았다면 곱상한 얼굴에 남자깨나 홀렸을 법 한 얼굴이였지만…그때의 몰골은
인간이 아닌 몰골이였다
송형사가 도착했을 당시 벌집 안의 광경은 참혹했다.
나뒹구는 피 묻은 고무줄들과 주사기들..그리고 휴지들..
매캐한 향의 중국 향신료들의 냄새…
못 먹고 못 입고 산다는 것을 확연히 보여주는 시체들의 더러운 옷.
정체불명의 시체 썩는 냄새…
도대체 발견되기 전까지 얼마나 지났던 것일까?.
채증 반원들이 도착하고, 그들이 현장에서 발견한 것은
죽기로 작정하고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마약을 찔러댔다는 것이였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한끼의 궁색한 식사보다는 잠시라도 현실의 고통스러움을 잊기 위한 마약이 필요했던 것일까?.
그렇지 않아도 좁아터지는 타인의 땅에 와서 “ 코리안 드림 “을 실현하고자 했던
가여운 그들.
한민족의 피가 흐르는. 조선족들의 최후는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의 좁디 좁고 더러운 벌집에서 그렇게 끝을 맞았던 것이였다
그들 역시 태어 났을때는 , 그들의 부모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딸이고 아들이였을까?……
세상을 구경하기 위해 똑같이 모체로부터 나온 소중한 아기들은 조선족으로 , 북한인으로, 한국인으로 사람들이 갈라놓은 “ 분류,등급 “ 에 의해 온갖 구속을 받고 차별을 받으며 그렇게 최후를 맞이했다.
송형사는 , 더러운 기분으로 죽은 듯 누워있는 앙상한 조선족 여자를 내려다 보았었다.
송형사는 , 갑갑했다
가슴이 아픈것도 , 슬픈것도, 분노도 아닌, 그저. 삶, 구태의연하고 , 불안한 삶이라는 것이 갑갑했었다.
지옥이 있다면 , 바로 , 인간들이 살아가는 이곳. 이곳이야말로 아주 그럴싸한 지옥일것이다.
“ 에이 ~ 씨팔! “
송형사의 입에서 욕이 절로 튀어나왔다.
엠블란스 바깥으로 이것이 지옥불인지 인간세상 불인지 모를 네온사인 불빛들이 환락의 서울 밤거리를 어지럽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때 본, 밤 거리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 지금 , 같은 거리를 지나치고 있는 송형사의 눈으로 활기에 찬 서울의 아침이 들어왔다.
각양각색의 수많은 사람들. 인간이라 불리우는 사람들…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는
그들의 마음속에 어떠한 미움이, 어떠한 지옥이. 어떠한 사랑이, 눈물이 있는지 알아볼수 없다.
사람., 모두는 수많은 것들을 마음이라는 또 다른 하나의 소우주에 숨긴채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것이다. 송형사 역시 그랬다.
송형사는 경찰서 앞에 차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