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소리며 시간이 멈춰버린 걸까? 내가 굳어버린걸까?
카페 안에 흐르던 음악소리며, 유리창 밖으로 보이던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수야야?]
모든 신경이 귀로 쏠리는 것 같다.
[으...응?]
-맞아 그 주현이야!... 옛날에도 꼭꼭 수야야하고 불러줬었어.
[잠깐 앉을 수 있냐고?]
자석에 이끌리듯 스르르 의자에 앉는다.
[참 오랫만이지?]
[응...]
[니 기사 학보에서 봤어. 설마 했는데 정말 너였구나!]
얼굴만 붉히고 아무말 못하는 수야.
[내 기억 속의 니 모습이랑 사진이 너무 다르더라. 사실 너 어릴때 선머스마 같았거든, 근데 사진은 근사한 여대생이더라구.]
[풋...그래?]
[이제야 웃는구나. 그래, 넌 웃는 모습이 예뻐]
두근두근......
[그 주먹은 여전하니?]
얼굴이 달아 오른다. 홍당무가 되버린 수야의 얼굴.
[그...그땐 미안했어.]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냐, 그냥 웃자고 한 말인데...... 미안해.]
주현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번진다.
[아냐, 사과하고 싶었어. 그일....]
[별일도 아닌데 뭐. 어릴적 추억이잖아. 그 일 덕분에 넌 항상 기억이났어]
[고마워.]
마음이 홀가분하다. 버거웠던 짐을 내려 놓은 것 같은 시원함이 느껴진다.
-주현이는 애인이있겠지? 여전히 근사하니까. 키도 크고 얼굴도 저렇게 잘 생겼으니 따르는 여자들도 많을테지.
[저...수야야?...... 너 사귀는... 사람있니?]
[뭐?]
-내가 잘못 들은걸까?
[나 아직 사귀는 사람 없는데, 나랑 사귈래?]
......두근 두근 두근.....
-이건 꿈일까? 생시일까?
탁자 밑에서 자신의 다리를 살짝 꼬집어본다. 아프다.
[내 주먹 여전한데 괜찮니?]
주현이 짐짓 놀란체하며 웃는 얼굴로 대답한다.
[나야 좋지. 무서운 사람 만나도 니 주먹 한방이면 끝일테니]
[후후.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