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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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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조강지처 버리면 벌 받어....


BY 과일나라 2003-07-22

"야, 니 마누라 갔어?"

"응"

"너 언제까지 그러고 다닐꺼냐?"

"글쎄...?"

"너 그럼 안돼"

"하하하"

"웃기는? 술이나 먹으러 가자"

"그래 가자"

선아는 근우를 살짝 흘겨보더니 앞장서서 걸어갔다. 건우는 그런 선아가 귀엽다는 듯 다가가 얼굴을 살짝 꼬집어 주며,,, 어깨를 살며시 안아주었다.

늦은 해는 산과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이모~! 여기 소주한병이랑 해물탕 하나 주세요."

"아이고,,,우리 조카가 정말 오랫만에 왔네..."

"하하하... 이모 나 많이 보고 싶었나보구나..?"

 

능청스런 건우는 술집 아줌마를 보고 이모라고 불렀다.

 

"선아야, 잠시만 나 화장실 좀 갖다 올게"

"아가씨, 건우 총각 애인이유? 이쁘게 생겼네..."

"아니요,,,,머...그냥 우린 친구에요,,,"

"아이고,,,친구가 머 나중엔 애인되구,,,여보 되는거지,, 안그래? 나는 요즘 젊은 사람들 보면 부러워,,,술은 너무 많이 마시지 말구..."

 

후덕하게 생긴 술집아줌마는 소주 한병과 물수건을 갖다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걸 보면,,,,건우가 이집을 자주 오늘 단골이라는걸 확인시키는거 같았다.

건우가 자리에 앉을때 이미 두잔째 소주가  선아의 목을 타고 넘어가고 있었다.

 

"무슨 일 있어?"

"나 오늘 일 관뒀어"

"왜?"

"우리 사장이 물건 갖다 쓰고 거래처에 돈을 안줬나바. 오늘 법원에서 압류 딱지 붙이고 갔어. 더 이상 장사를 못한데. 사장은 며칠뒤에 연락준다고 하는데....그 인간들 징글징글 하다,,,,사장넘이나.. 사장 마누라년이나.. 이 참에 그만두고 싶어"

"그만 두면 머 할라구?"

"머하긴..걍 집구석에서 설겆이나 하고 살림사는거지"

 

"너 그 여자랑 결혼 안해?"

"글쎄..."

"글쎄가 어딧냐? 니가 책임 질 일을 했음 끝까지 책임 져야지"

"선아야,,,,"

"왜?"

"나 너 좋아해.."

"......장난 치지마"

"장난이면 나도 좋겠어. 근데 니가 좋아, 너두 나 좋아하잖아."

"우린 친구야. 그 이상 그 이하두 아니야"

"치...누가 거북이 공주 아니라고 할까봐..."

"거북이 공주? 하하하 거북이 공주가 뭐야?"

"니 마음이 그만큼 딱딱하단 소리야,,,,여자가 말이야,,,,좀 나긋한 맛이 있어야지"

"그만햐,,,,너 조강 지처 버리면 벌 받어. 그니까 니 마누라 한테나 잘해." 

 

비틀거리는 선아를 건우가 팔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괜찮아?"

"당연하지...이 정도에 이 김선아가 쓰러지는거 봤어?"

"갑자기 비는 왜 이렇게 오냐? 우산도 안가져 왔는데..."

"하늘도 내 마음을 아는거지....니네 이모한테 가서 우산이나 빌려와"

 

건우는 선아를 벽에 기대어 세워주고 다시 술집안으로 들어갔다.

때아닌 소나기가 흠뻑 도시를 적시고 있었다.

 

"조금만 있다가 가자"

"금방 그칠비 같지두 않아...나 그만 집에 갈래"

"조금만 있어,,,그냥,,,,"

 

차문을 열고 나가려는 선아의 팔을 건우가 잡아 다시 의자에 바로 앉혔다.

술집 골목뒤에 세워둔 건우의 차안은 선아와 건우의 젖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희뿌연 연기를 가득 채운 유리병 같았다.

 

"선아야, 나 너 한번만 안아봐도 돼?"

"안돼"

 

건우는 선아의 대답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아를 부드럽게 감싸안았다.

선아의 콩닥거리는 가슴이 그대로 건우의 가슴에 다가왔다.

건우는 선아의 촉촉한 눈을 보며,,,가만히 속삭였다.

 

"너랑 키스 하고 싶어,,,"

"건우.....

 

건우는 선아의 붉은 입술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부드럽게 만지기 시작햇다.

가만히 들려오는 선아의 얕은 숨고름이....건우의 마음을 더 흥분하게 햇다.

선아의 입술과 입을 한곳도 빠트림 없이 건우는 터치를 했고....선아의 심장은 터질것만 같았다.

건우는 차시트를 뒤로 젖히고 선아를 천천히 눕혔다.

그리고 선아의 하얀 목덜미와 귓볼에 쉼없이 키스를 햇다.

봉긋한 선아의 가슴에 건우의 입술이 다가와 멈췄다.

선아는 모든걸 맡기듯 시선을 옆으로 떨구었다.

어쩌면 선아의 마음 깊은 곳에 이미 건우가 자리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아는 알고 있었다.

건우는 자기의 여자와 헤어지지 못한다는것을.....

지금은 선아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지만,,,내일이면 오늘의 일을 후회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하얀 메밀꽃이 피어있는 강원도 어느 시골길을 선아는 달리고 있었다.

메밀꽃향이 꽃끝에 맴돌아,,,정신이 아득해져 오지만,,,,선아는 깨고 싶지 않았다.

차창 밖에 비는 도시를 적시고,,,알수 없는 아픔이 선아의 가슴을 적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