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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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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 소나기


BY 엄지공주 2003-08-05

 

다방은 그곳에서 멀지 않은 지하였다.


‘잠시동안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일초간만 보리라’ 


계단을 내려가며 생각했다


-서영은, 여기야


영은이 다방에 들어서서 카운터쪽으로 가려하자, 진우는 기다렸다는 듯이 큰소리로 불렀다.


-어.......진우 오빠!


-급한일 있어서 어디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화장실 갔나 보죠.


진우가 그곳에 있는 것과 마주편의 빈 의자을 본 영은은 조금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것보다 우선 앉어.


방금 전 옷가게에서 와는 사뭇 다른  밝고 친절한 태도에 영은은 의아해 하고 있었다.


-아니에요. 난 가서 일해야 돼요.

 

-앉으라니까...... 차라도 한잔 하고 가야지. 내여자친구 얼굴도 좀 보고.........아가씨! 여기 주문 좀 받으세요.

 

진우는 멍하니 서 있는 영은의 팔을 잡으며 굳이 앉혔다.

 

그 바람에 손에 있던 옷가방이 떨어졌고, 영은은 그것을 진우에게 건넸다.


곧 젊은 여자가 물컵을 두잔 들고 왔다.


영은은 내심 그의 여자친구가 궁금했다.

 

-영은아!  뭐 마실래.

 

-저 커피요.

 

-커피 두잔요.


-이따가 여자친구 오면 같이 시키지 그래요?

 

진우는 그런 영은을 보며, 빙긋 웃었다.

 

-왜 웃어요.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요.

 

-아냐. 그런거. 궁금한가 보지. 내 여자친구가........

 

-누가 궁금하다 그랬어요. 하나두 안 궁금해요.

 

-혹시 너........질투......그런건 아니니?

 

-질투는 무슨. 아........아니에요.


그때, 두사람이 앉은 테이블 위로 두잔의 커피가 올려 졌다.

 

-사실 더 이상 올 사람은 없어.

 

-네. 그게 무슨말이에요. 거짓말 했군요. 급한일 있는 것도......여자친구 온다는 것도

 

-아니. 내 여자 친구는 이미 왔어.

 

-어디에요. 어디 갔죠.

 

영은은 둘러 보았다.


-바로 내앞에 있잖아. 안 보여. 이쪽에선 잘 보이는데........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에요

 

-자 받어. 영은아!

 

진우는 옷가방을 영은에게 건넸다.

 

-이 옷 주인은 처음부터 너야. 순진하긴....... 이렇게 조그마한 옷 너 말고 누가 입냐?

 

-오빠?!

 

-전 오빠한테 이 옷 받을 이유가 없어요.

 

영은은 그것을 받지 않았고, 진우는 옷가방을 쥔채 팔을 그대로 뻗고 있었다

 

-나 팔 떨어지겠다. 이유가 왜 없어.  방금 말했잖아. 내 여자 친구라고.........이 바보아가씨.

너한테 지금 나 프로포즈하고 있는거야?


영은은 그때 자신도 모르게 일어섰고 바로 밖으로 뛰쳐 나가고 말았다.

 

그녀의 행동에 진우는 더 당황하고 있었다.

곧 옷가방을 들고, 뒤따라 갔다


얼마후, 그들은 어느 공원의자에 앉아 있었다.

 

-갑자기 그렇게 뛰쳐 나가버리면 어떡하냐. 커피값 아깝게.......

 

어색해진 분위기를 만회하려는 듯 장난스런 말투로 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너무 뜻밖이라서.......

 

-그건 그렇구 대답은 해 줘야 할꺼 아니니?

 나,너 정말 많이 좋아한다.

 

-.........

 

-그래, 너 입장에서는 뜻밖일수도 있겠다. 5년전 알고 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옷 사주면서 좋아한다고 말하는게 하지만......, 난 오늘 이 고백을 하기위해 많은 용기가 필요했어.

............얼마전 우연히 진경이 한테서 들었어. 너가 일하는 옷가게에서 널 보았다고.......

그후 부터야. 널 몰래 바라본 것이. 어떻게 먼저 다가서야 할지, 너에 대한 내 마음이 확신이 들수록 더 힘들었지. 그냥 널 보는 것만으로도 내겐 기쁨이었으니까

............그때 우산을 건네주던날, 우연이 아니야.아니 우연일지도 모르지. 내가 만든우연이라고 해야 하나.

그날 너 비 맞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수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뛰어 갔던 거고.........그러다가 오늘 용기를 내서 고백하는 거야.

......... 대답 꼭 오늘 해 주지 않아도 돼. 강요하고 싶진 않으니까.


-대답할께요............소나기를 맞은 것 같아요. 너무도 더워 따가운 햇빛 보며 하늘을 원망하며, 비가 내리기만을 간절히 원했는데,  그 마음을 알았는지....... 그 소나기에 온 몸이 젖어 그전 아쉬움이 너무 가슴 떠리는 좋은 소나기를 .........


-내가 소나기?! 그것도 기분좋은 소나기라구.그렇다면............

 

영은은 그의 되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 주었다. 진우가 살며시 그런 영은을 안았다.

 

그 순간이 멈추었으면 했다. 그리고 꿈이 진정 아니길......

 

진우도, 영은도 그렇게 바라고 또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