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가게주인 꾸벅꾸벅 졸다가 문소리에 깨어나고... (_ _)
부시시한 머리에 츄리닝 쫄바지, 슬리퍼 차림!
바로 나다!
사람들 시선이 나에게 쏠린다.
관심없다.........
오래만에 오셨네요!
네, 신프로가... (주위를 보고)
신프로주위를 서성이다가, 주인이 딴 곳에 시선을 두자 살금살금 성인비디오 코너 쪽으로 간다.
- 어! 저기 있다!
"옥녀봉은 하늘로 쏟았나"
손길이 가자, 남자 손님이 들어온다.
얼른 딴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
왜냐구? 그래도 남자들의 늑대 같은 시선이 싫으니까.........-,.-
- 찾는 게 혹시, 이거 아닌가요?
비디오가게 아저씬 항상 응큼한 미소를 짓는다.
남자들인란............... 다 늑대!!
- 네? 아...아니예요 (오버하듯) 전 이런 거 안봐요.
아저씨의 저 음융한 눈 빛은 뭘까?
이래뵈도 순진, 청순하게 생겼... 사실, 나이에선 할 말이 없다 - -;;
- 그래요? 이거 되게 끝내줘요! 긴급입수했거든요.
저 아저씨의 속 뜻은 뭘까?
나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게 한다.
그래도 그럴수 없지...
단단히 마음 잡고, 주위에 시선을 느끼며 건전한 곳으로 발길을 돌리려는....것은
................................................................................................................. 마음뿐이었다.
- 아저씨~
부르고 말았다!
아저씨의 그러면 그렇지라는 표정은 곧 엄지손가락으로 강조하며
"끝내줘요!"
급한 듯 돈을 주고, 흐뭇한 표정으로 가게를 나선다.
꼬마들 세 명 정도가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가고있다.
아! 나도 먹고 싶다.
그냥 지나갈 순 없지!
슈퍼로 들어간다.
잠시 후, 쵸코아이스바 하나를 핥으며 가고.
아이스크림은 혀로 핥는 맛으로 먹는거다....
혀 끝에 닿는 차가운 촉감.... 아~ 아~
- 경주야!
- 누군데 나의 신성한 이름을...
무심코 뒤를 돌아본다, 앗! 실수다.
저 자식은 항상 내가 뭔가를 하고 있으면, 아는 척을 한단말이야!
저 녀석 찌찌 친구다!
찌찌친구? 궁금하지.........
남자와 여자의 공통점은 하나 밖에 없는 관계로...
(더 이상은 노코멘트)
그 옆에 할아버지!
난 저 할아버지가 무섭다.................................
꼭 날 째려보고 있는 듯 한 저 인상..........................
싫다! 싫어!
내가 뭐 켕기는게 있지 않냐구?
뭐....................
근데 난, 입가에 미소를 번지고 이쁘게 보이려 하고 있는 것은 또 뭐꼬?
할아버지의 헛기침 소리가 들린다.
아니 울린다.... 음. 음.
정말 인사하기 싫은데..... 아. 안녕하세요!
- 어디 갔다 오는거야?
얼른 아이스바를 뒤로 숨기고,
- 넌?
- 사우나에! 너 또~ 비디오?
- 어어
아차! 비디오를 뒤로 숨기고, 내가 얼마나 비디오를 봤다고 또 비디오라니?
어? 웃는 이유는 뭐야? 왜 기분이 나쁘지?
- 그거 빨간 딱지지?
어라! 용케도 잘 아네! 이쒸~ 근데 왜 계속 웃는거야?
아니라고 부득부득 우겨야지!
- 아, 아니야 얘! 이거 책이야. 책!
- 책?
정말 웃긴 자식이다.
내가 책이라면 책인줄 알지........
꼭 남의 성스러운 사생활을 다 안다는 듯한 웃는 거 정말 싫다.
멀치감치 떨어져, 못마땅한 듯 보고 소리 지르는 할아버지!
- 뭐해? 어서 가지않구!
- 할아버지가 부르신다. 가봐!
- 그래 잘가.................. 경주야?
저 자식 왜 또 부르는거야?
그래도 이쁘게 웃어야지~~
- 응?
- 아니다 잘가!
- 그래
..................................................................................................................................만자고 할 줄 알았데............................................. 우쒸~
아이스바가 녹아 하나도 없다....... 손이 간지럽다
........................ 똥개가 핥고 있다.
발로 걷어차자, 깽깨깨깽.... 거리며 멀어져간다.
근데 뒷머리가 이상하다.........................................
슬쩍 뒤돌아보니, 그 녀석이 웃고 있다.
모친은 나의 사진을 내밀고, 여자의 맘에 들지 않는 표정이다.........
여자의 표정을 살피며, 잘 보이려 애쓰는 모친의 모습은 눈물겹다 ㅠㅠ
침 ~ 묵........
또, 침 ~ 묵................................................
한숨 소리가 침묵을 깬다.
그 여자의 첫 마디
- 나이가 좀 많네!
- 네에. 좀 많죠?
- 직업은 인테리어디자이너라구요?
- 네에. 그림에 재능이 많던 애라 촉망받는 디자이너랄...까요?
모친의 거짓말을 목을 타들어게 한다.
꿀~~~꺽
안되겠다! 급히 돈 봉투를 내밀고, 아줌마 기다렸다는 듯 받는다.
- 이 집 둘째 딸이 좋은데...
하두 부탁을 하니까, 이번 한번만은 양보하는 거예요?
- 고마워요... 정말.................
공치사에 인상이 바뀐다.
돈이 좋긴 좋은 모양이다.
“꽝” 하는 현관문 소리에 모친과 여자는 깜짝 놀라고,
나누던 대화를 멈추고 본다.
이 썰~렁한 분위기는 또 뭔가?
이 썰렁함이 정말 싫다...................아....................
마땅치 않은 저 표정.........
- 그. 그래, 니가 경주니?
- 네에~
모친은 빨리 들어가라고 한다.
도데체 뭐라고 하는지... 큰소리로 말하면 안되는거야!
- 뭐? 뭐라구? 뭐라는거야? 정말...
모친 웃으며 일어나고, 저 웃음........... 무섭다!
팔을 끌고 방으로 들어간다.
- 아야! 아프단 말이야! 살살 좀 잡아!
모친, 경주를 팽겨치듯하고, 팔이 정말 아프다.........고 엄살...
부드럽게, 들으라는 큰 소리로 말하는 모친
- 어머~ 너 또 서점에 간거니?
그래도 모친은 밖에 들릴까봐 조심스럽다.
끼~이~익~ 문 닫는 모친, 나는 오그라 든다.
엄마 그런 눈빛은 정말 싫~쏘!!
- 이년아! 너 지금 어디갔다오는거야? 또 비디오야?
- 엄마! 이거 좋아하쟎아!
정말 끝내주는거래 있다가~ 알지?
- (한숨) 너 이 꼴은 뭐야?
뭐가? 어때서? 거울을 보고 눈꼽을 뗀다.
- 너 지금 몇 살이니? 올해가 지나면, 너 서른이야. 서른이라구!
이윽고 모친의 연설은 1라운드로 들어간다.
- 너 어떻게 할거야?
내가 너 때문에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겠어!
모친의 그 다음 대사를 누구보다 잘 안다.
- 동네 사람들이 뭐라는 줄 알아?
남의 속도 모르고, 너한테 무슨 문제 있는거 아니냐구하더라!
내가 속터져!
내가 왜 저런 여편네한테 왜 잘 보여야하는데?
지금, 네 현실이 어떤 줄 알아?
- 혜주 선자리, 내가 뇌물까지 먹여서 한 자리 빼냈어!
너 나이 많아서 안된다는 거 있는 아양 없는 아양 다 떨구 알기나 해?
어라! 저건 오늘 처음하는 대산데?
기분이 되게 나빠지네............ _ _
- 엄만! 꼭 이렇게까지 비굴하게 해서까지 나 시집 보내고 싶어?
- 이년아! 지금 네 현실을 봐!
거울에 경주의 모습을 보이게 하고, 뭐 어때서?
이쁘기만한데... 뭐가 부족해서 그래?
자식에 대한 모친의 욕심은 끝이 없다니까....하하하하
- 저 주름하고 저 나잇살 어쩔거야?
올해하고, 내년은 또 다른데!
거울을 아무 말 없이 응시하고.....
저건 안 보이던건데.... 언제 생겼지?
어머머머.........................심각한 우울증............. ㅠ ㅠ
- 이 꼴을 봤으니, 어떻게 생각하겠어?
내가 속 터져서 못살겠다!
- 누가 올 줄 알았나 뭐?
그리구 나... 선 안봐! 난 독신이라구!
이것도 하나의 자존심이다.
지켜내서 이기기라!!
- 정신차려! 이년아!!
독신은 아무나 하는 줄 알아?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 경주엄마! 나 가요.
- 네. 나중에 보자
째래보며 나가고
문 밖에서 들리는 모친의 애교섞인 소리............
- 그럼, 잘 부탁드려요.
꼭 연락주세요. 안녕히가세요~
나 한경주! 그래~ 남들이 말하는 노처녀다.
내가 나인 좀 먹었지만, 생활 방식만은 여느 이십대에 못지 않게 살고 있다.
남들은 시집가라고 성화지만, 나의 철학은 이렇다.
언제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잘가느냐가 중요한거라고...
어느새 들어 와있는 모친.
나의 머리를 친다. 이윽고 한 마디!
- 꼴갑을 떨고있네.
꼴갑을 떨어!
아프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