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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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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BY 캐슬 2003-08-06

복 국 집 안은 바쁜 시간은 지난 듯 했다.

드문 드문 앉아 있는 손님들이 그런 느낌을 들게 했다.

"손님 찾으세요?"

낯 익은 종업원의 안내를 받으며 잠시 두리번 거렸다.

"이리로 와 차 희야"

 희를 부르는  목소리. 귀에 익숙한  이 목소리는 그 사람.

한 동안 시간이 정지된 느낌을 피하지 못했다.

오래 전  기억 속에 묻어 버렸던 사람. 지금은 남의 사람이 돼 버린 그 남자가 그림처럼 희의 앞에 있다.

"잘 지냈어?"

어제 헤어진 사람처럼 남자는 여전히 예전처럼 다정한 느낌을 준다.

"내가 복 국 시켜놨다 무슨 술을 그리 먹어?"

"설마 어제 밤에…"

"그래 그 설마라는 게 우리 앞에 나타났네 차 희야 이건 무슨 얄궂은 운명이냐?"

나 너 많이 찾았다. 차츰 이야기하고 … 너 속부터 풀어야지  아줌마 북국 빨리 주세요"

떨리는 눈 시울을 감추기 위해 물 수건으로 두 눈을 몇 번이나 눌러야 했다.

생각지도 못한 이 현실 앞에 몹시 당황했다.

이건 소설에나 나올 일이다 그 사람이  이 도시에 있다니

"나 이곳으로 출장 왔어 오늘 오후에 간다. 근데 너 결혼했어?".

"어제 저녁 네가 사는 집 잠간 보니까 혼자 사는 거 같기도 하던데…아직도 너 혼자니?"

'여태 직장을 다니는구나?'.

너 별로 안 변했다. 나는 아저씨 다 됐지?. 10년이 넘었지 우리. 남자는 희에게 우리라고 한다. 남자는 한 꺼번에 너무 많은 걸 묻는다.

복 국이 나오고 한참 후 여자는 수저를 든다. 남자는 너무 변해 있다.

예전의 숱이 많던 앞 머리는 숱이 많이 빠졌다.

여위었던 남자가 아닌 중년의 아저씨가 되어 있는 남자.

희는 아무 말이 없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국 그릇만 젓고 있다.

순간 툭! 소리가 날 큼 굵은 눈물 방울 을 국 그릇 속에 떨어 트린다.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희는 얼른 일어 서려한다.

"차 희 야 밥 먹고가라 너 위장도 안 좋은데…나 이제 아무 말 안 할께?"

자신의 외자 이름 "희 를 발음 하려면 꼭 성까지 합져서 '차 희'라고 부르던 남자를 생각 한다

 

 퇴근 하려고 문을 나서는데 벨이 울린다.

"차 선생님 전화에요'"

한다.

받지 말까? 망설이다가 받았다.

"차 희야 나다 나 너네 회사 앞이야 지금 나와라 만나자"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현관문을 밀자 그가 눈 앞에 보인다.

남자가 손목을 잡아 끈다. 남자가 이끄는 대로 희는 가고 있다.

 

  희는 침대 모서리에 비스듬하게 기대 앉아 있다

 남자는 여자가 마주 보이는 탁자 위에서 술 잔을 기울이고 있다.

"너 내가 마지막이라며 보냈던  편지 생각 나니?. 기억나냐구?. 그 편지 받는 대로 연락 하라던 것 말이다."

몇 번이나 남자는 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런 남자를 보고 있던 희도 말  없이 술 잔을 하나 집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