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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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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BY 캐슬 2003-07-30

 사람을 그렇게 만날 줄 정말 몰랐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희는 못 하는 술을 너무 많이 먹었다. 기획실의 회식에 희는 오랫 만에 참석했다. 

술을 잘 하지 못하는 희는 처음엔 그냥 술을 예의상으로만 받았다.

그런데 그만 술이 조금씩 취해가고 있었다. 회식 자리가 끝날 즈음 술이 희를 먹어 버리기 시작했었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고 희의 혀가 안으로  말려 들어 가는 느낌이 들때 쯤 희는 일어섰지?

몇 번 인가 둥근 탁자위를 희는 휘청이고  걸음을 정말 똑 바로 걷는 다고 희는 생각 했다(그건 희의 생각 일 뿐이라는 걸 희의 걸음을 보면 누구나 알수 있었다).

택시! 라고 한번 밖에 손을 들지 않았지만 희는 운좋게 택시를 탔다.

택시의 앞 좌석엔 이미 먼저 타고 있는 사람이 있어 합승이었지만 그 건 아무래도 좋았다.

"아저씨? 우리 집에 데려다 주세요 제 집은요 현수동 15번지 윤빌리지 에요. 저 이제 잘거에요 깨워 줘요 "

오빠에게 말 하듯 택시 기사에게 말해 놓고는 희는 잠들어 버렸다.

 얼마쯤 달렸을까?.

희는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꾹.꾹 딸국질을 하기 시작했다.

택시 기사는 백미러로 자꾸만 희를 관찰하며 달린다.

"차 세워 줄까요?"

염려 스러운 목소리로 물어 준다.

"괜챦아요 어저씨 그냥가요 근데 우리 집 다 돼 가요?"

"네 조금난 참으세요"

택시 기사 아저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만 택시가 방지턱에서 덜컹대고 희의 위 속의 모든 것들을 토해 내고 말았다. 조금전 까지만 해도 희의 위속에서 머물던 모든 것들이 희의 위 속이 아닌 세상 밖으로 그 것도 모르는 남자의(앞 좌석의) 머리 어깨 목덜미 여러 곳을 점령하고 말았다.

모자를 쓰듯 남자는 희의 위 속의 모든 것 들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아가씨 우짤기요 손님한테 오바이트하고 차 시트 커버는요"

화난 택시 기사님 목소리는 현실로 돌아 오게 했다.

어쩌지?. 취기가 희를 용감하게 했다.

"택시 세차비 드릴께요. 차비도요.드림 될 거 아니에요'

택시 기사님께 몇 장의 지폐와 죄송하는 말을 몇 번이나 하고 비틀대며 희는 앞 좌석의 남자에게로 갔다.

남자는 그 때까지도 아무 말이 없었다.

화가 몹시 나 있는 것 같았다.

차 문을 열고  남자의 손을 잡아 끌었다.

"내려요 아저씨. 제가 아저씨 옷 세탁 해릴께요.

 세탁해 드린다구요 그러니까 우리 집으로 가요"

희는 남자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않으면서 무어라고 중얼 거리고 있었다.

남자의 손목을 잡아 당기며 앞 서서 걷기 시작했다.

남자는 말 없이  따라 가고 있다.

어떻게 집 앞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남자가 희를 부축했던 것도 같고 희가 남자를 부축했던 것도 같다.

현관문에 키를 꽂고 문을 열었다.

보이는 쇼파위에 가방을 던지고  속이 타는 듯 한 갈증 때문에 희는 냉장고로  갔다.

냉장고 문을 열고 생수병을 꺼내 들고 희는 잠들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