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수 없었다.
쇼파에 웅크리고 앉아 한참을 울고...이젠 지쳐서 눈물도 나오질 않았다.
내가 왜 이렇게 울어야 하는지도 잊은채...또 한참을 웅크리고 있었다.
지금 이시간..움직이고 있는건 오직 벽시계 하나 뿐이었다.
어느새 거실 창이 푸르스름한 빛이 환해지고 있었다.
침실 안에서 훈이의 울음 소리가 들린다.
"엄마..엄마...엄마...아빠...엄마가 없어...." 훈이의 떨림섞인 목소리가 불안하게 들린다.
남편이란 사람은 자고 있는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 역시 아들이 불안해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데도 꼼작을 하지않았다.
아니...아무 말도 하기 싫었다.
훈은 결국 어엉 울면서 거실로 나왔다.
쇼파에 웅크리고 있는 엄말 보았다.
훈이가 나오는 소리에 나 역시 고개를 들어보았다.
"훈아..엄마 여기있어. 들어가서 더 자라... 괘안으니까...얼른...." 간신히 아들을 달래주었따.
훈은 겁이 났는지 나에게 다가오지 않고 멍하니 서서 엄마인 나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
"훈아..괘안아..얼른..더 자야지..." 나 역시 일어서지도 않고 쇼파에 웅크린채 말한다.
훈은 다시 방으로 들어갔고 남편의 목소리가 정답게 들린다.
훈은 잠시 후 다시 잠이 들었는지 조용하다.
난...다시...멍해진다.
앞으로 어찌해야할지 망막하다.
시계는 6시가 채 되지 않았다. 미칠것만 같았다.
그 여자를 찾아가 부셔버리고 싶었다. 자고 있는 남편의 목을 졸라버리고 싶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남편만 의지하며 너무 믿고 살았기에 나에게 받는 배신감은 너무나 컸다.
배신의 상처가 너무나 깊다.
용서라는 말을 입에 담기엔 너무나 늦었다.
남편은 지금 부인의 입장보다 그 여자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안쓰러워 하고 있을걸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져온다.
더이상 앉아 있을수가 없다.
뭐라도 내 귀라도 직접 확인하고 싶어졌다. 이대로 이렇게 당하고 있을수만은 없을것 같았다.
남편의 핸드폰을 켰다.
그리고 그여자에게 남편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그 이른시간에...
한참후에 그여자가 받았다.
[네...] 남편인줄 알았나보다.
[너 지금 뭐야...연락도 만나지도 않겠다더니..지금 너희들 뭐하는 짓들이야...] 난 그 여자의 침착한 목소리에 이성을 차릴수 없었따.
[너? 너 라고 했니? 그럼..니 남편이 전화 하는데 내가 왜 안받니?] 공격적이다.
이젠 오히려 나한테 공격적으로 나온다.
[전화를 해도 넌 받지 말아야지..니가 뭔데..남의 남편까지 챙기려들고 난리야? 나랑의 약속은 아주 우습니?] 나의 목소리엔 떨림이 가득이다. 심장이 아파온다.
손이 떨리고...그쪽 여자의 숨소리에 다림에 힘이 풀린다.
[니가 남편한테 제대로 못하니까 나한테 전화하는거 아니야..너가 잘하란 말이야!] 그여자의 당찬 말이다.
난 할말이 없었다.
내가..내가 문제가 있는거라니...
내가..남편간수를 제대로 못해서 그렇다니...
핸드푠을 꺼버렸다.그냥...
어느새 남편은 거실에 나와서 날 쳐다보고 서있다.
난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왜 그여자한테 자꾸 전화하는거야.." 남편이 조용히 묻는다.
"..................." 난 아무말 하지 않았다.
그저 창밖만 보고 있었다.
그여자가 남편간수나 잘하라는 목소리가 내 귀를 계속 맴돌고 있다.
어지러웠다.
"당신이 이러면 이럴수록 내가 더 힘들어져...그여자한테 자꾸 전화하지마...제발"
남편이 이젠 통 사정을 한다.
벌죽히 서서...
"......................."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내가 당신한테 어떻게 해주면 되겠어...어뗗게 하면 ...당신이 원하는대로 다 해줄꼐..."
이젠 마치 모든걸 다 날 위한다는 것 처럼..얘기 한다.
가증 스럽다. 정말...
" 내가 이혼해달라면 할꺼야? 그리고 그 년이랑 잘 살수 있을것 같아? "
난 표독스럽게 쏘아붙이며 말했다.
"이제 슬슬 본심이 나오는군.. 그래 ,나랑 갈라서고 그년이랑 살고 싶지? 나쁜놈..."
정말..이세상의 욕이란 욕은 다하고 싶다.
"아니야...난 너랑 만약에 갈라서도 그여자랑은 안살아...정말이야... 제발..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줘...당신이 날 너무 힘들게 하고 있잖아...그래서 그렇게 말한거야...으휴..."
이젠 주저 앉아버린다.
그 사이에 남편핸폰에서 벨이 울린다.
얼른 빼앗아서 보았다. 그년이다.
남편에게 주었다.
[응...]
수화기 저쪽으로 흥분되 그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얼마나 소릴 지르는지 핸폰 밖으로 소리가 울리는 정도이다.
난 핸폰을 빼앗았다.
[니가 뭔데 남의 남편한테 소릴질러!] 나도 이젠 흥분을 참을수가 없었다.
[당신이 먼저 나한테 전화했잖아...어디서...큰소리야!]
남편은 핸폰을 빼앗아서 꺼버렸다.
그리고는 방에서 양말을 신고 나가려 한다.
"어디가?" 난 거의 울면서 물었다.
".........." 아무말 하지 않는다.
"그년한테 가려고? 그럼 나도 같이가...그년 위로해줄려고? 넌 지금 그년밖에 안보이니?
난 너한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니? 너 지금 나가면 들어올생각하지마!"
정말...미칠것 같았다.
남편은 잠시 머뭇 거리더니 옷을 벗었다.
양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