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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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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메신저


BY 민아 2003-07-18

그후로 ..남편은 나의 눈치만 보았고,칼 퇴근은 계속 되었다.

묻지도 않는 하루 일과를 보고 하기 바빴고,아이들과도 잘 놀아주었다.

눈으로 봐도 나에게 맞추기 위해 무지하게 노력하는 그런 아빠였다.

 

우스워 보였다. 한심스러워 보였고...

아이들을 다 재운 밤에도 내 앞에서..아니 집에선 컴을 하지 않았다.

의식적으로 하지 않는거다.

그 덕에 내가 컴을 더 오래 앉아 있게 되었고..자연스레 대화도 줄었다.

그러기를 사흘이 지났을까...

메일이 왔다. 그 남자에게...

[난 지금 천안에 있다. 집은 서울이고..주말 부부...

날 잊지 않고 메일을 하다니..고맙다. 보고 싶다.. 잘지내지?]

정말..형식적이고 짧은 내용...

몇번을 읽었다.

[보고싶다..]라는 글귀가 날 흔들게 했다.

나 역시 어떻게 변했는지 보고 싶기에...

나의 메신저 주소를 알려주었다.

연락하고 싶으면 메신저로 하자고...

남편에 대한 복수심도 없지 않았다.

'그래..생판 모르는 남자를 새로 사귀는 것 보다 이게 훨 나을것 같다..' 라는 위험한 생각..

지금 옆에 앉아서 저렇게 영화 보며 아무렇지도 않은척 맥주를 마시는 남편을 지켜 보느니

이 남자와 대화를 나누는게 훨 나을것 같다는 생각들...

나에게 하나도 솔직하지 않은 남편이랑은 대화를 하기 싫었다.

어디에서 만났는지, 언제 만났는지, 그여자의 어디가 그리 끌리는지...

하나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알려고 하지말아달라고...

결국 난..아는게 하나도 없다.

그리고 지금은 알고 싶지도 않다.

왜냐하면..나도 남자가 생겼으니까...

 

조금 기다리니...

나의 메신저 창에 그 남자의 아이디가 떠올랐다.

["큐피트의 화살" 님이 친구 등록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등록을 했다.

[하이!]

[반갑다...]

마치 목소리가 들리는 느낌이었다.

가슴이 뛰었다.

일상적인 대화가 오고 갔다.

뭐하는지, 아이들은 있는지... 부모님은 안녕하신지...

그 남자가 갑자기...

[너무 보고 싶다.너...]

난 가슴이 마구 뛰었다. 더이상 대화를 할수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