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아침마다 곱녀와 데이트를 즐겨는데 오늘 따라 곱녀가 보이지 않았다. 심씨는 에전에 생각을 하고 그 집으로 향해 갔다. 파란대문 앞에서 종을 눌렀지만 아무 소식이 없다.
"이상하네.."
심시가 안을 눙여겨 보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말을 건넨다.
"누구세요?"
"예..."
"그 집 아줌마 찾으시나요..?"
"예..?"
"어제 떠나셨어요"
"네..떠나요.."
"재혼 했다고 하던가.."
"재혼?"
곱녀는 그 사람 말대로 재혼하였다고 했다. 둔산에 사는 상처한 남자에게로 시집을 갓다고 했다. 심씨는 돌아 섰다.
"그래, 노인도 사랑을 할 수 있다더니..."
사정공원 백숙을 먹으며 곱녀가 자신을 안아주며 애처러워 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 내가 안타까웠던게로구만. 첫사랑이었다더니 안봄만 못했던게로구만...
심씨는 골목을 돌아서 운동장으로 향해 걸어 갔다. 에어로빅 춤이 눈에 들어 온다.
"노인도 사랑을 할 수 있다..'
심씨는 그렇게 되뇌였다. 금새 곱녀가 나타날 것 같은 산길을 혼자 걸어간다.
산새가 언제처럼 우는데 심시만 외롭다.
"잘살아라.."
심씨는 숲사이로 비친 햇살을 바라보며 떠나간 곱녀의 어릴적 얼굴과 자신의 볼을 부비던 모습을 떠 올렸다.
"세월, 세월이 무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