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난 ......아침이였다.
비는 멈춰져 있었고.....밖의 소란스럼움도.....이젠 귀에 익숙해졌다.
날 붙들고 울음을 토해내던 우현인.......누군가에 의해서 밖으로 불려져서 나갔다.
비로소......난 눈을 뜰수가 있었다.
붕대가 감아져 있는 팔목,...
쓰라림은 없었다.
정확히 정맥을 찾아 깊이 그은것 같았는데.......
내 계획은 실행되지 않았다.
형광등의 빛이 눈을 쏘고 있었다.
우현인 약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어머님이 집에 오셨다는 얘길 듣고......민정이네서 독단으로 만든 청첩장이였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고모님이......묻지도 않고.....만들어서 주변에 보낸 거였다.
그날 하루 꼬박 민정인 오지 않는 우현일 기다렸고.......고모님도....참석하지 않은 우현이네 식구들에게......화가 많이 났다.
연수 언니가 기막혀 하며......내게 그 우스꽝스러운 약혼식에 대해서 말을 해주었다.
참석한 사람은......민정이네와 친분이 있는 집안이 전부였고.....우현이 쪽은 아무도 안와서 민정이 쪽이 얼마나 난감해 했는지......웃음이 나오는 걸 겨우 참았다고 했다.
우리 쪽도.....아버님과 어머님이 불참을 했다.
큰 고모님과.....작은 어머님 내외만 참석했고.......다른 형제분들은 나오지 않았다 했다.
나중에 큰 고모님이 어머님과 아버님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얘기가 들렸다.
내게 찾아와서 미안하다는 말씀으로......날 가슴 아프게 하셨던 아버님......
내게 고갤 숙여 보였다.
연수언니와 함께온 어머님은 왜 이런 무모한 짓을 했냐며......나무라는 말씀을 하셨지만.....알면서도 모르는척 한 게 미안하다고 하셨다.
정말 미안한 사람은 난데.....
두분께.....괜한 마음 고생을 시킨것 같아 죄스러웠다.
엄마전화 이후로 늘 마음이 불안했다던 지원이와......하루에도 몇번씩 전화로 내 안주 체크하던 수현이......둘다...내게 원망어린 눈을 보였다.
재명이와 재형인.......왜 늘 도망만 다니냐며.....이번건 좀 심하다고.....장난스럽게 얘길 했지만......내게 화가 많이 난듯했다.
저녁에 우현이 만 남았다.
얼굴 보기가 ......미안해서.....자는척 계속 등돌리고 누워만 있었다.
정말.....바보같은 짓을 했다는 자책감이 들었지만......
그 청첩장을 본 순간은 ......그 순간의 느낌은 아직도 날 휘몰아치고 있었다.
아니라는......있을수 없는 일이라는게 밝혀 졌지만........
그때의 충격은 내 안에 깊이 각인되어 있었다.
"어머님이......아마 내일 오실거야......."
어머님 .....이라니....?
누구.....?
참을려고 꼭감은 눈이 순간 떠졌다.
나와 눈이 마주친 우현이......입술 한쪽 끝을 올리며 피식 거렸다.
오랫만에 보는 .....우현이의 익숙한 웃음이였다.
"도쿄 어머님.......연수누나가 연락을 했나봐........어머님이 당신 탓이라며.......당신의 업보로 네가 상처를 받는거냐며.......많이 우셨다나봐........"
엄마.......
눈에 금방 울음이 찼다.
"바보 스럽고.......한심한 너........많은 사람 깜짝 놀라게 만들고........정말 끔찍하고 힘든 하루였어......널 이지경으로 몰고간 내 책임이 크긴 하지만......이렇게 쉽게 숨을 내 놓을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네가 이렇게 무서운 데가 있는줄은 몰랐다구....."
한숨을 쉬며 말하는 우현이였다.
창피하고.....무안하고.....부끄럽고......
그러면서도.....눈물이 났다.
그때의 내 절망감이......다시 떠올랐다.
내 눈가의 눈물을 닦아주며 우현이 말했다.
"이제.....더는 아픔이 없을꺼야.......모든일이 이제야 해결됐으니까........더는 힘들지 않을꺼야......그동안 너 마음 고생 시킨것.....내가 살면서 다 만회할께......그러니까.....빨리 마음 추스리고 일어나......"
"................."
"...........빠른 시일안에.......약혼식은 생략하고.....바로 결혼하자........우리..."
그게 무슨.......?
결혼이라니....?
민정이와 약혼이 성립이 안되었다고.......바로 나랑 결혼이라구....?
고모님이 가만히 있지 않으실텐데......
약혼이 파기됨에 화가 많이 나셨을텐데......
더구나....어머님은......
"그런 표정은 짓지마......네가 내게 말 안했어도......난 이미 다 알고 있었으니까.....왜 어머니가 약을 먹어야만 했는지.....왜 민정이 모녀을 피해 제주도에 가 계셨는지.......다 알고 있어....."
".....그게 무슨 소리야......?"
".....어제.....네 사고 소식에 ......어머니가 형편에.....모든 사실을 말해주었어......민정이 어머님이 그동안 어머닐 협박한 내용.......병원에서 민정이가 .......걔가 그정도의 상식이하 인줄은 정말 몰랐어......"
".................?"
"....네게 못할 짓을 한것같아 내내 마음고생 하시던 어머니가......약을 드신거구......깨어난 어머니에게 민정이 모녀가 찾아와서 협박을 한거야......민정이 계속 병문안을 핑계로 어머닐 닦달을 했는데......그걸 지원이가 들었나봐......자세히 듣진 못해서 앞에 나서진 않았는데.....민정이 어머니에게 무리하게 말을 시키고 협박하는 걸 병원 간호사들이 눈칠 쳈어.....환자의 심리가 불안정 하다며......민정이의 출입을 제한 시켰어......우린 이상하게 생각했고....그래서 시간을 두고 더 알아보려고.......네게 아무런 말을 안한거였어.....그동안 네가 민정이네 모녀 에게 당한것.......도와주지 못해 .....정말 미안했어......"
우현이 얘기에.......
난....뭐라 할 말이 없었다.
민정이 탓에 실어증에 걸리신 어머님 이셨나 보다.
어떻게 아픈 사람에게 ......찾아가서 자기의 욕심을 체우려 하다니......
가슴이 답답했다.
내가 모르는 일이 ......이렇게 많았다니.......
우현이 다가와서 손을 잡았다.
자기의 두손안에 ....내 손을잡아다 가두었다.
"그 동안 정말 미안해.....이젠 다신....네게 아픔같은건 없을꺼야......."
"................"
"....잘 참아내주어서....고맙고..............사랑해.....서인희....."
손등에.....입을 맞춰주는 우현일 보며.......
내 안의 눈물이 방울져서 떨어져 내렸다.
이젠.....
정말 .....
행복한 일만 남은 걸까......?정말 그런걸까......?
마주 잡은 손에 우현의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정말.....이젠 다신......
이손을 안 놓아도 되는 건지.....
이 따스함이.....온전히 내것인지......
믿고 싶었다.
내 것이라고......모두에게 말해두고 싶었다.
강우현은 영원히 서인희 거라고......모두에게 말하고 싶었다.
이젠....우리는 둘이 아닌 하나가 된거라고......
어렵게....돌아서 온길......다시 되돌아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
모두 에게 말하고 싶었다.
밝게 개인 ......밖의 날씨처럼.....
내게 비로소 주어진 행복을........난 꼭 잡고 놓치지 않으리라..............
우현이 내게.....따스한 웃음을지어 주었다.
비로서 우리가 하나가 아닌 둘도 만나게 된 것 같았다.
앞으로.....행복과.....웃음만이 .......우리에게 남아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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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여기 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함께 해주신 여러님들......고맙습니다.
모든 님들.....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