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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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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2003-12-05

석영이가 함께 일하는 류수케를 보고 오해를 했었나 보다.

류스케는 일본에선......우리보다 보편화가 된 동성애자 였다.

다른 남자들과는 달리......날 편하게 대해주었고....자신의 처지도 편치 않아서 인지 늘 슬픔을 담고 있는 듯한 내 눈이 맘에 든다며 내게 잘해 주는 친구였다.

석영이 몇번.....출장차 일본에 들르면 내게 찾아 왔다.

그때마다 류스케에게 인상을 써보이는 석영이였다.

재명이의 말에 웃음이 나왔다.

예전......학교 다닐때도.....누군가 내게 눈길 주는걸 보면 우현인 당장 그 사람에게 시빌 걸었다.

눈 각도 조절 잘 하고 다니라구.....

왜 기분나쁘게 힐끔 거리냐는......말도 안되는 이율 가져다 되면서.....난리가 아니였다.

같은 학교 다니는 학생들 사이에 우리 커플이 이름이 높았던 이유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 하던 얘기 였다.

그렇게 질투심 많은 우현인데......

아마도 석영이 얘기에.......몸이 많이 달았을 거다.

비록 나와 헤어졌다 하더라도......

그땐....어머님이 약을 드신 직후라.....내게 그렇게 모질게 말했지만......

난....사실 혹시 하는 마음이 없지 않게 있었다.

내가 호주에 있을때도 어떻게 해서든 날 찾아냈던 우현인데........

날 다시 찾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을 거라며.......마음 한구석엔 우현이가 어쩜 날 다시 찾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겉으로 나타내진 않았지만.......그렇게 나도 .....우현이도 우린 서로를 놓아버리기엔 너무 늦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하게......병원에서 퇴원 하신이후로.....어머님이......민정일 보려 하지 않고 있어....민정이 어머님도 그렇고......퇴원 후 바로 친정인 제주도에 내려가 계셔.....여직 안돌아 오시고 있어......어머님이 안계시는데.....약혼은 물론 결혼은 .......더 더욱 안되는 일이지.....뭔가 있는것 같아.....어머님과 민정어머님 사이에.....무슨일이 있는것 같아......"

 

재명이 얘긴.......

어머님이.....왜 갑자기.....민정일 멀리 하려는 걸까?

깨어나서 ......민정이 부터 찾았다는 ......아니 민전이 에게만 반응을 하셨다던 어머님이.....

왜....민정이 모녀을 피하는 건지.....이해가 안되는 얘기 였다.

 

"몇번......집에서 약혼 얘길 마무리 하려고 찾아 갔지만....어머님은 아무 대답이 없으셔....실어증이 있긴 하지만.....그래도 말을 못하실 정도는 아닌데......둘이 결혼한다는 얘기가 모두에게 퍼져 있어.......민정이 쪽은 타격을 받았기에....빨리 서둘러 일을 진행 시키고 싶어 하는데.......어머님이 .....그 문제에 대해서는 묵묵 대답이셔.....모를 일이지....."

"............"
"우현이 에겐 다행스러운 일이긴 하지만.......암튼 뭔가 풀리지 않는 일이 있는것 같아....."

 

재명이 얘기에......

가슴 한구석이.....아려왔다.

어머님의 마음 고생이.......느껴졌다.

이제 그만 .......아파하셔도 되는데......

갑자기 ....왜 민정일 받아 들이지 않으시는 걸까......?

이미 내가 포기 했다고 .......그런줄 알고 계시는데.....

내 쪽에서 물러난걸 알고  계실텐데......

어머님의 ......행동이 이해가 안되었다.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 걸까....?

내가 모르는 ........

약하디 약한 감성을 지니고 계신 분이신데.........이젠.....그끈을 놓으라고 얘길 해주고 싶었다.

내게 미안해 하시지 말라고.........

곁에 있음 그렇게 말해 주고 싶은 맘이 였다.

 

 

오전에 슈퍼에 들렀다 오는 길이였다.

집앞에.......낯익근 차가 서 있었다.

검은색....뉴 그랜져.......

막내 고모님의 차 였다.

전에......얼마전에.......이번이 세번째다.

전에....맞아 부은 뺨이 아직도 얼얼한데.....

이르게 ....빨리도 찾아 오셨다.

아침에 감은 머리에 아직 물기가 남아 있었다.

피하고 싶다는 생각반......그냥......맞서자는 생각반......

대체 언제쯤이면 끝날까...?

집을 옮기는 것도 이번이 벌써 3번째다.

옮길때마다 어떻게 알고 찾아 오는지......

가슴이 답답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쪼이며 .......새살이 돋으며 다시 독수리에게 가슴을 내주어 쪼이는 페르세우스도 아닌데........언제쯤이면......편해질까......

 

"아침부터 어딜 다니는 거야......?전화도 받지 않고......"

날 봤는지.....차문이 열리면서 민정이와 함께 내리는 고모님 이셨다.

꾸벅.....인사를 건넸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날 향해 민정이 다가왔다.

"이젠 봐도......피하지도 않네......."

"................."

".......아무런 동요도 않고.....원래 독하고 질긴건 알았지만.......오기라도 부리는 건가...?역시 천한 것들은.....그 태생을 숨기지 못하는 법이지....."

 

쿡.....웃음이 나왔다.

분명 내 웃음이 두 모녀의 심기를 건드릴게 뻔하지만.......

이젠.....둘을 보면....웃음이 나왔다.

아무리 쳐도 소리가 나지 않는 북 모양.......그런 내게 끊임 없이.......소리내라고 소리치는 게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 들어서며......고모님이 안을 훝는다.

이사온지......오늘로 일주일이 조금 넘어섰다.

불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옷가지만......세면도구......간단한 가재도구....그게 전부였다.

마치 금방 이사라도 갈 사람들 살림 모양.....그렇게 .....집은 삭막해 보였다.

 

책장위에 얹어놓은 액자......

우현이와 함께 찍은 ......사진이 들어있는 유일한 액자 였다.

그 액자가 민정이 손에 들려 졌다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웃겨.......남의 남자 사진을 왜 가지고 있는거야.....?왜 이리 끈질긴 건지.......남자에게 내 쳐졌으면서......자존심도 없어.....?그래?"
대꾸 없이 바닥에 앉아 깨진 액자조각을 치우는 내게 민정인 히스테리 비슷한 웃음소릴 내더니 발로 날 밀쳐 냈다.

우스꽝스런 모양으로 바닥에 쿵 주저 앉아 버렸다.

민정이 눈에도.....고모님의 눈에도.....불꽃이 일고 있었다.

그랬다.

아무런 반응 없는 내 행동이 둘을 얼마나.....화나게 하고......열받게 하는지 난 알고 있었다.

그래 해보자.....

누가 먼저 지쳐 떨어져 나가나.......어디 한번 해보자......

오기가 났다.

이젠.....화가 나기보다....오기가 났다.

얼마간의 배짱도 생겼고.......

매을 맞게되면 느는게 맷집이라고 하더니......

내가 꼭 그렇게 된것 같았다.

이젠.....두렵지 않았다.

 

얼마전에........서점에 갔다가 오는길에......

빌라 입구에서......두세명의 남자들이 보였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것 같았는데........

지원이와 함께라.......봉변을 면한것 같았다.

분명....그 사람들은 ......날 데려가려구 온것 같았다.

입구로 들어서는 나와 지원일 힐끔 거리는 눈빛......

지원이도 눈치 쳇는지......내 손을 꼭 잡았다.

그때의 섬뜩함......아직 내 신경은 기억하고 있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매춘굴에 팔아 버린다는......기다리고 있으라는......잇새로 내 뱉고 사라진 고모였다.

남자가 그렇게 좋으냐며.......그렇게 남자가 좋은데.....한 놈 가지고 성에 차겠냐며......엄마처럼 전공을 살려 보지 그러냐며......내게.......폭언을 퍼 붓고 간 다음날 있었던 일이였다.

그일을 계기로 집을 다시 옮긴건데......용케도 빨리 찾아 왔다.

대체.....누구 알려 주는 걸까....?

아마도 .....누군가를 내게 붙여 놓았나 보다.

내 일거수 일투족을.......감시하는 감시자가 날 따라 다니나 보다.

 

우현인 몇번의 이사에도 별 말이 없었다.

내가 얘기 안하면.....묻지 않는 우현이......

우린 이렇게 살고 있었다.

언제간......언젠가는 끝이 나겠지.......

어떤 식으로돈.....끝이 날 것 같다는 .....그런 느낌으로 살고 있었다.

서로 속으로 앓고 있는 속병이 .....더 깊어 지고.....더 심해져 가고 있는 요즘이였다.

둘중.....먼저 끊어 내길 기다리는.....그런 시간이 지나고 있는 것이다.

서로 먼저.....끝내자는 말을 못하기에......

아마도.....우린 끝내 못할 것이다.

만약.....안보고 살면.......눈에 보이지 않으면.....아마도 우린 둘다 제정신이 아닐것이다.

둘다 미치거나......둘다......죽을 수 밖에.....

 

"언제 까지.....이러고 살거냐....?우린.....절대 물러서지 않을건데......우현이가 민정이랑 헤어지면 ......너랑도 헤어져 야지.....그래야 공평하지 않겠냐......절대 너랑 우현이가 잘되는 꼴 못보겠는데.....어쩔거냐 대체.....언제 까지 이러고 살거냐구!!!!!! "

 

시퍼런 눈에 ....불꽃이 확 일었다.

마주보면....그 눈에서 타오르는.....불에 심장이라도 데일듯한 .....분노의 불길 같았다.

내 앞으로 바짝 와서 서 계시는 고모님 이셨다.

 

"정말.....못 봐주겠어......미칠것 같아......왜 이렇게 독하고 질긴지......"

"지 어미도 그러더니......이렇게 사람 혼 을 다 빼더니......넌 네 어미보다 더 독하고 질겨......지독한 계집......"

소리치며 발악을 하는 민정이와.....그 못지 않게.....시 뻘겋게 칠한 얇은 입술을 깨물고 서 있는 고모님.......

무서운 그림 같았다.

벽에 고정 되어져 있는......정물화.....

그들은.....내게 살아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내게 뭐라고 .......해도 난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난.....망가져 가고 있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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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쓸려고 했는데....아이가 깼습니다.

아....모처럼 글이 슬슬 풀리는데.....아쉽지만.....내일 다시 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