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우현인 날 벽으로 몰아 부쳤다.
뭔가 다급함이 느껴지는.......초조한 듯한 입맞춤......
놀라 당황하는 내시선에 시선을 비켜서며 우현인......열려진 내 입안으로 혀를 힘껏 밀어넣었다.
왤까....?
이런 간절함은........
혀와 혀가 만나서 서로를 기억해 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없었다.
한쪽이 다가서면 다른 한쪽도 마중 나오듯 바로 다가섰다.
혀끝이 얼얼할 정도......아랫입술.....윗 입술이 모두 원래 자기 모양을 잃어갈 만큼.....부풀어 오르고 있었지만......혀 끝에.....입술에 느껴지는 얼얼한 통증은......우리 가슴에 불고 있는 애절한 바람앞에선 아무것도 아니였다.
다급하게 벗겨져 나가는 옷가지들을 보며......
맨살에 닿는 우현의 손길을 느끼면서.........왜 자꾸 눈물이 나는지.....
그만 ......그만 울음을 그치라며 우현이......날 들어 푸른색 패드가 깔려 있는 침대로 눕혔다.
머릴 고정 시키고 있던 머리핀이......우현이 손에 의해 풀려지고......
가을이긴 하지만 아직은 더운 바람이라 브라우스 안에.....브라자만 하고 있었는데......그것도 우현이 벗겨내었다.
우현이 손길이 닿는 곳마다.......모든 신경 세포에 의해서 일어서는 잔털들의 미세한 움직임.....호흡이 가빠졌다.
이런 느낌......이런 일......
다신 내것이 아닐거라는 .......내 생애 다신 없을거라고.......그렇게 맘 먹고 있었는데......
강압적이던.....조금은 아프게 느껴졌던 손의 놀림이......어느순간 부드러워 졌다.
묘한느낌......눈에서 흐르던 눈물은 이제 자취를 감추었다.
손끝에서 오는 .....발끝.....머리 꼭대기에서 오는.......형언할수 없는 이 느낌.....이전율....
우현이 손이 훝고 지나간 자리.......입술이 지나간 자리......내 온몸 가득 느껴지는 이 참을수 없는 .......미세한 통증을 동반하며 휩쓸고 가는 .......쾌감은.....날 깊은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다시 높은 곳으로 올려 놓기도 했다.
한숨....한 호흡.....모든 신경을 한곳으로 쏟고 있는 찰라에.......들어온 우현이였다.
첨엔......낯설은 칩입에 약간의 통증이 있었지만.......통증이라고 느끼기도 전에 난 또다시 높은 급류를 타고 높이 올랐다.
열락의 폭풍이 지나간듯........그렇게 몸과 마음이 모두 한곳으로 올랐다가 가라 앉았다.
벗겨진 우현이 등에 두 팔을 두르면서 아마 내 거친 호흡이 나갔나 보다.
내 안에 힘차게 움직이던 우현의 동작이 어느순간.......멈추었다.
시간이 정지된듯.......머리가 펑 뚫려 버리듯한......그런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씻으려고 일어서는 날 우현이 잡았다.
"그냥 있자......내게서 등을 보이지마......그냥 이렇게 같이 있자.....인희야...."
흘린 땀에......시트가 젖어 있었다.
몸도.....땀에.....풀어헤쳐진 머리도.....땀에 흠뻑 젖어 있었는데.....
우현이 잡은 팔을 뿌리치지 못하고 다시 침대로 들어갔다.
"잘 .....지냈어.......?좀 마른것 같은데......왜 어머님 가게 두고....거기서 일하는 거야....?"
".....그냥......적응 기간이야.....너도 많이 마른것 같은데......일이 힘들어...?"
"일이.....날 힘들게 한다고.....?글쎄.......그건 아닌것 같아......난 일벌레 니까.....일 같은게 날 힘들게 하진 못하지......그건 너도 그렇잖아.....우린 둘다 완벽주의 자니까.....맡겨진 일에 대해서 요행수는 없잖아......."
"......행복하지가 않아서 인가바.....남들 먹는 만큼 먹고......자는만큼 자고.....노는 만큼 놀고 하는데......쉽지가 않네......누군가 내가 행복해 지는게 싫은사람이 있는지......늘 맘이 편치 않아......"
'쿡'
우현이 고갤 돌리며 웃었다.
팔베게를 해주고 있던 우현이였다.
자꾸 가슴을 만지작 거려 신경이 쓰여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럼 ....불행해.....?맘이 편치 않다는건....그런 뜻이잖아....."
"그렇지는 않는것 같아.......그런대로 잘 견디어 내는 것 보면......행복하진 않지만.....불행하지도 않은가봐......그냥 살아내는 거지.......주어진 시간이라면......."
말끝에 왜 울음이 묻어 나오는 건지......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우현이 가슴 안쪽으로 끌어 당겨 안았다.
등에 .....탄탄한 가슴이 느껴졌다.
"인희야......내가 너무 이기적이지......다신 보고 싶지 않다고 갖은 폼을 다 잡아 놓구.....편하게 살게 놔 준다고 해놓고.......이렇게 찾아 온게.......화나지.....?"
당겨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내 뒤에 얼굴을 묻으며 그렇게 말하는 우현이였다.
뭐라 ......대답을 해야 할까......?
화나냐고........정말...?
내가 느끼고 있는 이 순간의 감정이 ......화 일까......?
분명.....지금 이시간이 지나면......난 더 아파하겠지......
이만큼.....겨우 .....이만큼.....잊었는데......다시 이렇게 와서.....흔들어 버림......
다시 ....설수 있을까....?
하지만........
난 지금 이순간이 좋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이 힘겹고......더 아플 지라도.....지금 이순간의 행복을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남자치고.......정말......눈물이 많다.
벌써.....내가본 눈물만 해도.....몇번인지......
소리 죽여 흐느끼는 우현이였다.
가슴에 둘러진 팔에 입술를 묻었다.
팔 여기 저기.......입술을 꼭꼭 찍었다.
"나 화 안났어......그러니까.....울지마.......지금 너무 행복해......울음으로 내 좋은 기분 망치지 말라구.....강우현 그러니.....그만 그쳐......."
핑글 돈 눈가의 물기에 도리질 하며 그렇게 말했다.
"미안하다 인희야......네게 모질게 대하고......줏대 없는 녀석마냥.....찾아와서..."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말하지마......"
"........정말.....아무렇지도 않아......?"
"그래.....아무렇지도 않아......나도 너 여러번 보고 싶었어......근데...."
"......근데....."
"네가 찾아 올거......알고 있었어......그래서 참았어......."
"뭐.....?내가 찾아 올거.....알고 있었다구.....?"
놀라며 우현이 일어나려는걸 팔을 잡아 다시 눕혔다.
내 고갤 돌려 얼굴을 마주하려는 우현이 에게 도리질을 했다.
얼굴을 마주 대할 용기는 없었다.
순간.....떠오른 생각이였으니까.......
달아오른 얼굴을 보이고 싶진 않았다.
"내가 찾아 올거라고 생각했단 말이지........왜 라구 묻는다면.....?대답이 뭔데....궁굼해"
"넌.....나 없인 안되는 남자 잖아......지구 밖이 아니면 내가 어디에 있어도 찾아 낼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잖아......말로는 날 놔준다고 했지만.......쉽게 그러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어"
"..........역시....서인희 다운 말이네......그렇게 말하니까.....내가 아주 나쁜놈 같이 느껴지는데.....어차피 나쁜놈 소릴 들었는데.......더 나쁜녀석이 되어 볼까......?"
"..............?"
"고갤 돌려 날 봐 ......얼굴 보면서 말하고 싶어........"
".......무슨말인데......"
"널......많이 기막히게 하고......아프게 할말.......마음 다 잡고 들어....."
뭐지......?
민정이와.......결혼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가슴이 ......걷잡을수 없이 떨려 왔다.
벌써......많은 시간이 흘렀으니.....
그때.....빠른 시일안에 날짜 잡는다고 했었지......
그걸.....알려 주려는 걸까.......?
고갤 돌리기가 너무 힘들었다.
딱딱한 기브스라도 한듯.......목에 강한 통증이 왔다.
대체....무슨말을 하려구........
심장 박동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