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에 얼이 나가버린듯......
얼굴빛도 하얗다 못해 창백한 빛이다.
뒤 따라 큰 고모님도 따라 들어 오셨다.
예전 어릴때 보고 첨이였다.
들어서면 부터 갈라지는 쉰 목소리로 아버님을 부르던 막내 고모님은 방에서 나오시는 아버님을 보다가 원망서린 목소리로 소릴 질렀다.
"오빠....!!어쩔거야.....어쩌려구 저 천한계집을 집에 들여나서 이런 꼴을 당하게 만드는 거야...오빠가 이럼 안돼잖아.....엉!.."
무슨소린지......
분명 내가 연과되어 있는일 같은데.......막내이몬 아버지에게 달려 들드시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인사할 틈도 없어.....어정쩡하게 계단에 서 있었는데....연수언니가 날 잡아 끌며 위로 올라가라는 눈짓을 했다.
언니의 눈짓을 본 순간 쿵쾅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내 머리채가 큰 고모의 손안에 들어가 있었다.
"너 이리나와 !이년.......니 년이 여기가 어디라고 ...이 되먹지 못한 쌍년 같으니라구...."
순간 이였다.
큰 고모에게 머리가 잡혀 바닥에 짛이겨지는 건.....
아픔......느껴지는게 없었다.
놀란 가슴만.......
뒤이어 놀란 연수언니와 어머니가 큰 고몰 내게서 떨어트려 놓으려고 했지만.......60을 바라보는 분의 힘이 어찌나 센지.....잡혀진 내 머리칼은 쉽게 빠져 나오지 못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짓이야....!걔 한테 무슨 죄가 있다고....여직 걔만 보면 못잡아 먹어 안달인거야......놔....!!"
아버지가 막 큰 고몰 내게서 떼어 놓으려는데 큰 고모가 아버지 뺨을 향해 손을 날렸다.
"이런 미친새끼......!밖에서 무슨짓을 하고 다녀도 집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몇번을 말했어!엉!저년 호적에 올리지 말라구 몇번을 말했냐구.....결국 이런 사단 만들어 놓고....."
아버지에겐 누님이 되는 큰 고모였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체.....아버진 매서운 눈으로 큰 고몰 봤다.
큰 고몬 분이 삭지 않은지 아버질 맞 받아 주면 나와 아버질 번갈아 보셨다.
눈에 불이 이글거리는 큰 고모의 눈은 내 온몸에 소름이 돋게 했다.
자식들 앞에서 매을 맞은 아버진 화가 많이 나신듯 했다.
어린 철부지도 아닌데.....50도 훌쩍 넘기신 분인데.....
아무리 죽을 죄을 지었다해도.......자식들이 보는 앞에서 따귀를 맞다니......
얼굴이 굳어......벌겋게 달아있었다.
"대체 뭐야...?내가 사람 갖잖다며 인간 취급도 않하더니 여긴 뭐하러 온거야....그렇게 고고하고 잘난 사람들이 쓰레기들이 모여 사는 이집에 왜 발을 들여 놓는거냐구...대체...!""민정이가 ....저년 때문에 민정이가 약을 먹었어!!.....우리 민정이.....내 딸 민정이가 저런 하찮은 년 때문에 약을 먹었다구......!!"
순간 거실의 분위기 물을 끼얹은듯 착 가라 앉았다.
민정이가 약을 먹었다니........
약을 ......먹었다니.....
바닥에 앉은체 머리 풀어 헤치고 있던 난........민정이가 약을 먹었다는 그 말이 화살이 되어 내 고막을 뚫고 지나간 것처럼 속이 펑하니 뚫렸다.
피가 흐르듯.....가슴에 커다란 통증이 왔다.
"민정이가 왜 약을 먹었다는 거야....?그리고 그게 왜 저애 탓이라는 거야...?"
"언니가 얘기 않했어요....?저애 결혼시킨다면서.......진행중이라며.....!!"
"대채 무슨 소리야...!인희 결혼 시키는거 하고 민정이 하고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거야?더구나 인희 사귀는 남자.....오래된 사이라던데.....민정이 는 뭐야...."
아버진 고갤 숙인체 가늘게 떨고 계시는 어머님을 향해 언성을 높이며 묻고 있었다.
원래 집에 별로 들어오시지 않는 아버지고.......어머님과도 ......호적상으로만 부부로 올라 있을뿐.......부부의 대화란 거의 없는 상황이였다.
아마도 골이 깊게 팬 부부사이에 ......일상적인 대화는 없었을터.....
아버진 그저 내가 곧 결혼을 할것이고......사귀는 남자가 있다는 것만 알고 계셨다.
아버지 반응에 모든 상황을 눈치첸 막내 고몬 엄말보며 기막혀 했고.....엄만 그런 막내고모의 시선을 외면했다.
"잘하는 짓이다......콩가루 집안 모양.......그러니 저런 더러운 화냥년 계집앨 호적에 넣지....미친것들...."
큰 고모입에서 상스런 욕설이 나오자 아버지가 다시 발끈하는 얼굴로 고몰 쏘아봤다.
바닥에 빠진 머리카락이 뭉텅이씩 보였다.
얼마나 쥐고 흔들었는지....느슨하게 묶여 있던 머리였는데.....머리끈은 어디로 갔는지.....
뭉텅뭉텅 빠져 있는 머리카락이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말해봤자......내 기만 더 찰 뿐이고......오빠 잘 들어요....지금 저애가 결혼하려고 하는 남자가 누군지...."
".......................""알죠?제 대학선배이자......다영이 남편.....강현석......"".......강현석.....?""그래요......아주 오래된 일이지만 결코 잊어선 안되는 일.......강현석이 누군지 잊었어요?
오빠가 저애 엄말 그 사람에게서 빼앗은날.......잊으셨어요...?"
무슨......
아버지가 갑자기 균형을 잃으며 비틀 거렸다.
어머니도.......연수언니도.....나도.....
우리 셋을 제외한 모든 사람.....
큰 고모님은 쓰러질듯 몸의 균형을 잃어 비틀거리는 아버질 한심스럽단 얼굴로 쳐다보고....막내 고몬 자기 할 말을 다했다는 얼굴로 아버질 보고 있었다.
"알아서 잘 처리 하세요.........더이상 우리 민정이 고통스럽게 하지 말고......내 아이 이만큼 다치게 했으면 됐어요.두번은 없어요......두번은 나도 못참아!!!!!알았어.....?"갑자기 복받은 설움이라도 있었다는듯 소리치며 언성을 높이는 막내고모였다.
물기을 머금은 눈으로 날 무섭게 쏘며 다시 아버질 봤다.
"저애......멀리 보내 버리세요.....담번에 내 눈에 또 띄면.......그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입새에 말을 넣고 갈듯이 말하는 막내고모 였다.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듯......
집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나가면서 침 까지 탁 뱉고 나가는 큰 고모님 이였다.
두분이 나간뒤 연수 언닌 큰 고모의 처사에 기막혀 했다.
어쩌면....침 까지 뱉을 수 있냐는 ......
어머니의 눈짓에 나와 연수언닌 이층으로 올라왔다.
아버님의 깊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