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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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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2003-10-16

여행에서 돌와온 전화응답기엔 여러통의 메세지가 남겨져 있었다.

신정때 꼭 돌아오라는.....

진수오빠와 연수언니도......군에서 제대한 민수오빠도 온다며.....다같이 보내고 싶다는 메세지였다.

아줌마의 울먹이는 목소리도.....괜히 코 끝이 찡해졌다.

이번 여행에서 돌아오면서 스페인 에서 공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한 학기가 남아있는 상태지만......좀더 공불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캐빈은 내게 같이 스페인에서 공불 더 하자고 했다.

남자친구 있는것 알았으니까 더이상 친구이상의 관심은 두지 않겠다며.....함께 해볼 생각이 없냐며 의견을 물어왔다.

사키가 눈빛을 빛내며 같이 하자고 했고....재인인 대학만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하겠다고 했다.

내가 할 생각이 있다면 사키가 룸메이트를 같이 하자고 했다.

사킨......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고......재주도 타고 난듯 색체감각이나 디자인이 뛰어났다.

자기에게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줄 알면서도 캐빈은 의외로 사키의 말에 다른 말은 달지 않았다.

사키의 실력은 인정하는 것 같다.

이 얘기도 할겸 .....겸사겸사 해서 서울로 다녀오기로 했다.

석영이 자기도 함께 출국하자며 티켓예매을 내것도 함께 했다.

 

 

호주 항공 퀀타스에는 한국인 승무원이 몇명 있었다.

여행객이 많아진 탓이겠지.......기내에서 주는 아몬드 땅콩이 아주 맛이 있었다.

사실난 땅콩은 별루인데......

내가 너무 열심히 먹어서 인지 옆자리의 석영이 자기것 까지 내게 건네주고 승무원에게 두 봉지를 더 달라고 했다.

쏘는 내 시선에 일부러 딴청을 하구.....

16시간의 비행이라 일부러 밤 시간을 택해서 왔다.

푸른색의 담요가 따뜻해서 인지.......생각보다 잠이 쉽게 왔다.

창가쪽 자리라서 뜰때.....하늘을 봤는데.....구름속으로 들어오는 기분은 좋았다.

묘하게 두근거리는 것도 괜찮은 기분이였다.

맨 처음 호주에 올땐........가슴 가득 물이 차 있어서......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는데....

지금은.....웬지 그때가 떠올라 갑자기 씁쓸해 졌다.

자는척 눈을 감고 있는데 옆자리의 석영이 날 내려다 보고 있는게 느껴졌다.

왜 저런 얼굴을 하고 날 보는지......

무언가 미안해 하는 얼굴.....

뭔가 할 말이 있는듯한 얼굴 이였다.

석영이와 지내면서 알듯 모를듯.......많은 얼굴을 보아온 나인지라....

지금의 석영이 얼굴이 어떤 얼굴이라는 걸 조금은 알수가 있었다.

얼굴 표정이 읽혀질 만큼.......친해진 까닭이리라.

지금의 석영인.....분명 내게 무슨 비밀이 있는것 같은 얼굴이다.

항공편을 예약하고 오겠다던 그날 부터 내게 뭔가 숨기는 듯한 얼굴이였는데......물어봐도 쉽게 대답을 할 것 같지 않아 묻지 않고 있었다.

또다른 오해일지도 모르지만........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어쩜 석영이 내게 사귀자는 말이라도 할까봐......많이 궁굼하면서도 사실 용기가 안나 묻지를 못하고 있는 거였다.

행여라도 그런말을 한다면.......캐빈과는 달리 많이 어색한 사이가 될 것 같기 때문이다.

물어보는게 두려웠다.

 

내게서 시선을 돌리더니 잠을 청하려고 하는지.......담요를 어깨까지 끌어 덮었다.

웬지 안심이 되는 나였다.

실없는 웃음도 나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