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라님.
정말 고맙습니다.
가뭄 끝에 만난 단비가 이처럼 고마울까요...?
제글.....아시죠? 답글이 전혀 없답니다.
그게 얼마나 절 지치게 하는지......제가 부지런하지 못해서
님들이 나름대로 벌을 주시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늘 가슴 한구석이 먹먹했답니다.
그런 제게 님의 답글은 너무 반갑답니다.
힘이되는 글을 남겨주신 님도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전 지금 감기 진행중 입니다.목감기요.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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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선 내 모습은 .......눈이 심하게 많이 부어있었다.
누군가에게 맞은 사람모양......퉁퉁 부어서 눈 자위가 보이지 않을 만큼.....모든 살들이 눈을다 덮고 있었다.
퍼런 멍은 눈이 아닌 가슴으로 내려와 있어.......건들지 않아도 통증이 느껴질 정도이다.
어제였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다녀온 교포인 재인이가 내게 시디를 하나 권내줬다.
다른 유학생 친구들에겐 김과 고추장을 선물로 줬는데......나에겐 고추장 보단 시디가 더 어울릴것 같아 주는 거라며 신승훈의 음반을 내밀었다.
아침에 학교에 올때까지도 줄까말까 많이 망설였다며......요번에 나갔다가 너무 맘에 드는 곡이 많아서 사가지고 왔다던 시디였다.
나중에 테입으로 녹음해서 자기에게 달라고 했다.
선물인데 내게 녹음된 테입을 주면 자기 체면이 서지 않는것 같다는 말을 하며 건넨 시디였다.
어제 저녁부터......오늘 아침까지.....계속 눈물을 흘렸다.
한 사람에게서 얼마만큼의 눈물이 들어 있는지......내가 생각할 수도 없는 양의 물이 들어있나보다......하염없이 멈췄다 다시 모아지면 밖으로 나오는 눈물.
가슴이 메워져 오면 어김없이 보여지는 통증처럼 눈물이 새어 나왔다.
저녁을 먹기위해 상을 차렸다.
들어오면서 산 스미트 씨네 빵집에서 바게트를 사왔다.
진한 에스프레소을 타기 위해 가스에 불을 놓고.....시디를 걸었다.
몇개의 노래가 지나고.....자리에 안자 빵에 버터를 바르는데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물기 서린 신승훈의 음성을 타고서.....내 안으로 들어온 노래.
[이별그후]
[혼자서 먹는 저녁도 익숙해져가고,더는 눈물도 나지않아.
너 없인 안될거라고 믿었던 나 였는데,그때는 정말 그랬었는데,
기다릴 것도 기대할일도 ,너와 함께다 떠나간건지.
조금씩 무뎌진 내가 두려워,다시 또 널 그리다 잠드네.
살아도 사는게 아닌 날들,웃어도 웃는게 아닌 시간.
너 없는 오늘을 견뎌내면,내일의 시작도 너 인데.
비워도 비워도 남는 그말.사랑해 사랑해 널 사랑해.
숨쉬는 동안은 잊지 못할, 더 없이 사랑했었던 너]
한순간 모든게 정지된 느낌이였다.
마치 나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마냥.
그때 부터 흐르기 시작한 눈물은 오늘 아침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어쩌면......이젠 애써 잊고 싶었던......
노래 가사처럼.....점점 무뎌져 가는 내가 가끔씩 놀라울 정도로 소름이 돋곤 했다.
우현인 ......이 시간을 힘든 군대생활에서도 이겨내는데.....난
조금 괴롭다고.....잊으려고만 하다니.....
내가 벌여논 일이면서 혼자 편히 쉬려고 하는 내가......혐오스러웠다.
늘 가슴에 생채기 하나 안고 살아야 하는 내가 아닌가......
그런 내가.....우현이라는 생채기를 잊으려 하려 하다니......
비워도 비워도 남는 그말......사랑해 사랑해 널 사랑해......
숨쉬는 동안은 잊지 못할 더 없이 사랑했었던 너.....
맞는 말이다.
아침에 눈뜨면......커텐을 치고 보이는 동쪽 하늘을 보며.....우현이 사진에게 입맞춘다.
'안녕......밤새 잘 잤어?'
가슴에서 흔들리는 팬던트를 들어 뚜껑을 열고......그 안에서 조금은 굳어 있는 듯한 앳된 우현이에게 입맞추며 그렇게 인사를 했다.
그것도 처음....며칠은 하지 못했다.
한 두어달 지나고 난 다음에......사진만 봐도 눈물이 흐르지 않을 만큼 어느정도 맘을 추스린 다음 부터........
요즘엔 그나마 .....하지 않고 있었는데.....
신승훈은 날 많이도 울리고 있었다.
자건거 없이 집에서 나섰다.
가방에 어제 받았던 시디를 챙겨넣고......학교까지 걸어갔다.
일찍 문을 여는 꽃집을 지나면서......색색의 예쁜 이름모르는 꽃들을 보며.....마음을 다스리려고 했다.
빵집에서 풍겨나오는 맛있는 냄새.....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도 내 배는 아무렇지도 않다.
감각이 없는 기관마냥......
호주의 모든 상점은 오후 7시면 다 문을 내린다.
술집도 ......몇개의 빠만 제외하곤 7시면 문을 닫는다.
함께 술마시며 어울리는 문화가 별로 없다.
가족 중심의 사회이니까...
그래서 나처럼 혼자 유학온 학생들이나.......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사람들은 밤이 가끔은 견디기 힘들다.
장를 보려면 서둘러야 한다.
야채나 채소도 포장이 안되어져 있는것도 되어져 있는것의 값의 차가 크다.
인건비가 비싼 호주였다.
소고기 보다 돼지고기가 더 비싸기도하다.
호주는 환경국가 이다.
채식주의가 많다.
학교서도 친구들의 식판을 보면 고긴 거의 찾아 볼수 없다.
햄버거가 고작이니까.....사실 햄버거도 잘 먹지 않는다.
모임이나......실습대비 학습을 할 때도 먹기 편한 햄버거는 인기가 없다.
차라리 씹기 힘든 바게트 빵이 더 많이 보여진다.
아침 공긴 폐속 까지 시원하게 뚫을 만큼 시원하다.
여름 공기 치곤 좀 쌀쌀하지만.......맨살에 닿는 감촉은 견딜만 하다.
허리에 얇은 쉐타를 하나 메고 나오긴 했지만......껴입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유리창 앞에서 잠시 멈춰섰다.
화장을 일부러 했는데......눈가의 붓기는 가려지지 않았다.
눈동자가 조금은 보이긴 하지만.....
마치 주사 맞기 싫어서 떼쓰는 어린애 같은 얼굴.....찌뿌둥하게 부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