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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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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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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2003-10-06

여기 호주로 건너온지 벌써 한달이 다 되어갔다.

그날.....

막내고모님이 왔었던 그날 저녁.......

어머니와 난 할말을 잃고 있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아마도 막내 고모의 말이 맞을 거라던 어머님의 말.

엄마랑 우현이 아버지와의 일.

절대 용서받지 못할 일이였겠지.....

내가 누구라는 걸 알면......절대 용서하지 않으시겠지.....

엄마에게 받은 상처가 나로인해 다시 나타날테니.

우현이 어머님에게 나의 출현은 두번 상처가 될테니.

이쯤에서 그만하자.....

선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학가겠노라고....

가서 될수있음 안돌아 오고 싶다고....

어머님은 연수언니가 있는 영국의 어머님쪽 친척분에게로 가라고 하셨지만.....

더이상 어머님에게 폐을 끼칠수는 없기에.....

어학연수 할 생각으로 여기저기 알아본 나라중에서 호주로 정했다.

학사 일정도 우리와 비슷하고.....영어만 되면 입학허가도 빨리 나고.....

바쁘게 생활하고 싶었다.

 

우현이에겐 .....아무런 말도 못했다.

연수언니 보러 가는 어머님 따라 잠시 영국에 다니러 간다는 얘기만 했었다.

방학하면 가지 그러냐는 우현이 말을 뒤로 하고 급히 떠나왔다.

뒤 늦게 알게된 진수오빤......오빠도 몰랐었다.

엄마와 우현아버지와의 일.....

내게 별다른 말은 없었지만.......피하는게 수는 아니라며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왜 자꾸 어른들의 일로 내가 상처를 받아야 하냐며......오빤 많이 안타까와 하셨다.

지금 묵고 있는 곳은 어머님의 대학 친구분의 집이였다.

어학코스를 밟고 있는데......대학이 결정되면 학교 주변으로 옮길 예정이였다.

 

호주의 시드니에 머물고 있었다.

물가가 제일 비싼 곳이라 첨엔 멜버른을 선택할 까 했는데 학교를 알아보면서 여기 시드니에 있는 기술대학[U.T.S]이 맘에 들었다.

과도 많고......학과도 괜찮고.....우리나라완 달리 학기중에 인턴쉽 생활을 할수있었고.졸업후 취업률도 호주에선 높이 평가받고 있는 곳이였다.

 

날씬 우리나라완 반대라 한국이 여름이면 여긴 겨울이였다.

말이 겨울이지 우리나라 가을 같은 날이다.

아침저녁의 일교차가 심해 한낮을 제외하곤 늘 가디건이나 쉐타를 가지고 다녀야 했다.

그방 바람불다가 금방 햇빛나고.......바다색은 정말 푸르다.

아니.....짙은 녹색에 가깝다.

 

첨 며칠은 우현이 생각에 .......우현이가 이제쯤엔 알았을텐데......

우현이 받았을 상처에.....가슴이 아팠다.

늘 내내...목에 커다란 생체기가 난듯 목한구석.....가슴 깊은 한구석이 따끔거리며 아파왔다.

하늘이 너무 푸르르면.......눈가에 이슬이 찼고....

바람이 너무 불어 눈이 건조해 져도......이슬이 찼다.

 

어학연수 끝나고 대학에 시험을 봤다.

어학원에서 본 시험 점수가 높아서 인지.....간단한 테스트만 하고 바로 입학허가가 주어졌다.

한국에서 일년정도를 대학에 다녀야 한다는게 입학조건에 들어있었다.

생각보다 쉽게.....입학허가 났다.

 

떠나오기전......지원이와 수현일 만났었다.

둘에게도 얘길 안하고 떠나왔다.

가끔 남자애들 없이 종종 만나곤 했었다.

지원인 수현이 보다 나중에 만났는데도.......수현이 보다 더 빨리 쉽게 친해진 친구였다.

우현이 대하듯 날 대하는 지원이였다.

 

그날 호프집에서 보자는 내 말에 둘은 좀 의아해 했다.

평소 술을 좋아하지 않던 내가 호프집에서 보자니까........둘은 내가 우현이와 다툰줄 알고 있었다.

지원인 자기가 내 대신 우현일 혼내 주겠다고 했다.

호프집에서 만나 이런저런 얘기 끝에 내가 둘에게 물었다.

 

만약 나중에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고 살다가 남편이 바람이 나서......나와 자식을 팽걔쳐 두고 나갔는데.......그 각각의 자식들이 커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만났을 경우 받아줄수 있냐고.....나와 우현이 얘길 물었다.

둘다....예상했던 대답이였다.

그런일이 있을수는 없겠지만.....만약 그런일이 생긴다면 아무리 자식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절대 받아 줄수 없다는 얘기였다.

자식이 그 뜻을 어긴다면......호적에서 파고 없는 자식셈 친다고 했다.

정말 ......기도 안찬다는 말이였다.

나중엔 왜 갑자기 그런 얘길 하냐고 물었고......난 인터넷에 누가 고민상담으로 그런 글을 올렸다며 얼버무렸다.

정말 드라마에나 나온법한 얘기라며 둘은 웃었다.

그 부모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그 고민녀는 상당히 괴롭겠다는 얘기도 했다.

하지만......부모에게 축복받지 못하는 결혼은 끝이 좋지 않다고 하면서....둘다 지금 현재는 가슴이 아프고 속상하겠지만......헤어지는 편이 낫겠다고 했다.

사돈으로 만나면 얼마나 서로가 껄끄럽겠냐는 얘기였다.

 

한달이 가고 두달이 갈 무렵......

종종 전화를 주시던 어머님이 시드니로 찾아오셨다.

학교에 입학하면서 친구분 집에서 나오게 되어서 내가 살 집을 구해주시러 온거였다.

친구분은 날 머무르게 하고 싶어 하셨는데......외국에 나가 있던 아들이 갑자기 들어오게 됐다며...빈방이 없어서 내가 나가게 된거였다.

어차피 학교 정해지면 나갈 생각이였기에......마음 다치는 일은 없었다.

 

학교주면의 원룸을 얻었다.

우리나라완 달리 3층 짜리 건물이였는데......사방이 바다로 둘러 싸여져 있는 경관이 예쁘고 깨끗한 곳이였다.

파란색 지붕에 크림색 타일 벽......

시드니는 도시 자체가 예술 작품같은 곳이였다.

통학은 자전거로 하기로 했다.

도서관이며 자료실이 24시간 개방이라 공부하기엔 딱좋은 조건이였다.

실습위주의 과정도 맘에 들었다.

난 여기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하기로 했다.

호주의 여러 건축물을 둘러본 결과 배우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했다.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오페라 하우스......본다이비치.....

여기서 가끔 아침에 시간이 나면 달리기도 한다.

조깅이라고 해야하나.....

바람이 너무 세 가슴이 먹먹할때도 있지만 달리고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기술대학의 캠퍼스는 세군데에 위치해 있는데 난 세인트 레오나드로 통학한다.

거의 자전거 통학이지만.....가끔은 걸어서도 간다.

 

시드니는 쓰레기 없는 도시 같다.

곳곳에 커다란 분리수거 통이있는 탓도 있지만......공중도덕이 잘되어 있는 나라이다.

법을 어길시엔 바로 벌금형이 있다.

길가에 차를 주차했을 경우 금방 도로 순찰대가 붙는다.

돈을 주면 받지만......그렇다고 바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돈은 경찰이 챙기고.....벌금은 시에서 챙기니까.....

어찌보면 정이 없는 나라같지만......그래야 법규가 잘 서고......법만 잘 지키면 살기는 편한 나라이다.

첨엔 학교에 딸린 기숙사에 들어가려 했지만......이 기술대학은 여러나라에서 온 학생수가 굉장히 많았다.

타학교에 비해서 교환학생 제도가 무척 활달하게 움직이고 있는관계로 기숙사 배정은 아는 지인이 없으면 얻을수 없었다.

 

학교와 가까운 타워건물 가까이에 집을 얻었다.

한 일주일 정도 어머님이 서울서 가져온 밑반찬거리.......아줌마가 정성껏 장만한 김치며.고추장.된장등.....내가 즐겨 먹는 새우복음과 고추조림도 있었다.

어머님이 계시는 동안 내내 우현이 얘긴 묻지 않았다.

떠나시는 날 까지도......우린 서로 우현이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었다.

 

학교 강의가 있어 어머님 공항까지 배웅을 하지 못했다.

아침에 손수 만들어주시는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고 자전거에 올랐다.

나가기건 어머님이 잠시 망설이는 듯하시더니.....몸건강하고.....잘 지내라는 말을 하시면서 어렵게 한마디 하셨다.

 

"그애가.......군에 지원했단다......시험1차에 합격하고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모르겠다만.....지금 군에 가있다.......현역으로 입대했다고 하더구나........"

 

어머니 앞에선 눈물을 보이지 않았지만.......

자건거에 올라탄 순간 눈에 뭐라도 들어간 마냥.......바람따라 눈물도 함께 날아가고 있었다.

시험에 합격했구나......

그랬구나......

내가 떠나 오기 며칠전.....시험에 대비해야 한다며 한동안 만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겨우 5번 정도 더 만나고는 바로 여기로 온거였다.

가슴에 매달려 있는 펜던트.......우현이 고교 졸업 앨범에서 오려낸 사진이다.

깔끔한 교복차림의 앳댄 우현이.....

늘 내 가슴 한 복판에 붙어 있다.

내 몸이 흔들리면 같이 흔들리는 내 가슴 한 곳에 늘 함께하는 팬던트다.

학교의 친구들은 누구 사진이냐며 궁굼해 했다.

한번 보면 안되겠냐는.......그 사진의 주인공이 내게 아침부터 눈물이라는 선물을 주고 있었다.

가슴이.......아팠다.

눈이 시릴 정도로....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인데.....내안의 바다와 하늘은 서늘함을 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