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시작되고 얼마후 였다.
작년 겨울에 우리 학교로 시험을 본 서민정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민정인 피아노로 우리 학교에 입학했다.
고교때완 달리......
잘 꾸며 나서 인지.....자신감에 찬 얼굴이며........세련된 옷맵시가 벌써 주위를 끌었다.
더구나 놀란건......
우현이와 재명이들이 민정일 친동생 처럼 대하는것 였다.
내겐 온갖 여우짓을 다하면서.......
수현이 까지도 민정이가 귀엽다는 태도였다.
가끔 우리 만날때.....우연을 가장하며 나타나는 민정이였다.
그날도 예외는 아니였다.
점심을 먹기위해 '하마아저씨'네로 미나도 함께 갔다.
미나가 재명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눈치 빠른 재명이 미나에게 친구이상은 다가서지 못하게 막을 치고 있었다.
어색하게는 아니지만......연애 베테랑 답게 재명인 미나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한도에서 미날 대하고 있었다.
미나가 쉽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게 안타까운 나날 이였다.
하마아저씨네엔 민정이와 늘 붙어 다니는 단짝 고진영도 함께 나와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얼른 일어나서 깍듯히 인사해 보이는 둘이였다.
볼때 마다 날 경기 일으키게 하는 저 솜씨.......
고운 미소로 웃으며 반기는데.......달리 할 말은 없었다.
"괜찮지......요앞에서 만났거든......"
재형이 내게 눈짓을 하며 말을 건넸다.
"그럼......우리 담시간 강의 있거든......빨리먹고 나가야해..."
"공강아냐...?"
"교양과목 하나더 신청 했어......."
내말에 우현이 좀 인상을 써보였다.
새우 볶음밥으로 주문을 통일했다.
입안이 헐은 재명이만 순한 스프를 주문했다.
요즘도 밤놀이 다닌다는 재명이 말에 미나의 얼굴이 조금 굳어졌다.
시험 준비하면서 언제 놀러다니는 건지.......
먼저 일어서는 날 보며 따라나서는 우현일 진영이가 잡았다.
"오빠.....우리 디저트로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데....같이 가.....응..?"
"........그래.....같이 가자....어차피 인희 언니 강의 들어가면 오빤 할일없잖아.....응?"
옆에서 거드는 민정이였다.
난 그러라는 고개짓을 하고 나중에 보자며 먼저 나왔다.
언제까지 저 연기를 계속할 생각인지......
타고난 배우같았다.
이태원 가라오케에 갔다.
함께 동아리 하는 캐빈의 친구들이 서울로 나들이 나왔다 해서 모인거였다.
우리완 학기가 달라서 인지.....방학기간을 이용해 나왔다고 했다.
배낭여행 비슷한 걸로.......
유럽쪽은 여러번 나갔는데......이번 여행은 아시아 쪽으로 잡았다고 했다.
내국인 들은 출입하지 못하는 클럽인데......룸이 생각보다 깨끗하고 넓었다.
나오는 안주도 괜찬고.......보통 우리또래 들이 들어오기엔 좀 부담이 가는곳인데.....
우리보다 달러가 높으니......
우리에게 한국어을 배우는 캐빈과 에이미는 떠듬거리는 말로 친구들에게 인사을 건넸다.
우린 이젠 거의 모국어 만큼이나 잘하게 된 영어로 그 친구들하고 얘길 나누었다.
올 여름엔 미나와 함께 캐나다로 방학기간 동안 어학연수를 다녀 오기로했다.
이미 어머님과 진수오빠에겐 허락을 받아 놓은 상태였다.
우현이 에겐 비밀로 하고 있는데......아마도 알게 되면 같이 간다고 할 것이다.
어차피 우현이도 미국으로 유학할 생각이니......함께 가는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집에 막내고모님이 다녀가셨다.
진수오빠가 집에 와 있는지 현관에 들어서는데 어머니 방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두분이 뭐라고 얘길 나누는데 어머님의 언성이 좀 높았다.
그냥 이층 내방으로 향하는데 아주머니가 날 주방으로 끌었다.
"좀전에....논현동 막내 고모님 다녀 갔더랬어....."
순간.....가슴이 철렁했다.
"너 아직 ......그 남자애랑 만나지.....?"
우현일 말하는 것 같았다.
아무 대답없는 날 보고 아주머닌 걱정 스런 얼굴을 했다.
"고모님이.....사모님에게 너 단속잘하라고 하시고 갔어......어떻게 알았는지 고모님이 오고 바로 진수가 들어왔고......진수하고 고모님이 잠깐 그 문제로 부딪쳤어....."
아주머니 얘기로는 막내 고모가 민정이가 대학에 들어오면서 부터 우현이와 본격적으로 만남을 주선하려는데 내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내 분수를 알고 처신을 잘 시키라는 말을 어머님께 했고 그걸 옆에서 듣던 진수오빠가 선택은 우현이가 하는거라면서......내 편을 들었고.....그게 막내 고모의 노여움을 사서 일이시끄럽게 되었다는 얘기였다.
방에서 두분이 언성이 높은건 ........내 얘기 였던 거였다.
마음이 무거웠다.
우현인 전혀 모르고 있다는 얼굴이던데......
하긴.....민정이가 우현일 대하는걸 보면.....아무런 흑심이 없다는 얼굴이니....
정말 친동생 처럼 우현일 따르고 있었다.
앞에선 아무렇지 않은척하며 뒤에선......자기 계산다 챙기는 아이가 서민정 이였다.
곧 닥칠 폭풍 예감을 난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냥......마음 한편으로 진수오빠가 막아 주었으면 하는것.....
거기에 희망을 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