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새학기가 지나 이제 어느정도 적응이 된 4월의 마지막주 였다.
오후에 모처럼 수현일 만나 영화를 보기로 했다.
학교가 갈리게 되어서는 좀 처럼 만나기 힘들었는데...
그사이 수현인 길게 길렀던 머릴 좀 자르고 굵은 웨이브가 들어간 파마 머리로 바뀌었다.
수현이와 꽤 오래 사귀고 있는 재형인 수현이가 대학물을 먹더니 점점 예뻐지고 있다며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했다.
전엔 늘 보면 재형이 수현일 놀려먹곤 했는데.....재형이 구박에 독한 다이어트에 들어가더니.....이젠 통통이가 아닌 날씬미녀가 된 수현이였다.
화장도 첨 치곤 꽤 잘하고.....옷 맵시도 있고....암튼 예전의 하수현이 아니였다.
모처럼 모두가 모이는 거라 기분이 좋았다.
며칠전 과 친구가 억지로 끼워넣은 미팅에 나간 사실을 우현이 알고 있어 우린 좀 삐거덕 거리고 있던 참이였다.
눈치 빠른 재형이가 중재하려고 만남을 만든거였다.
여친 없는 자긴 뭐하러 불렀냐며 재명이 투덜거렸다.
영화보고 저녁먹고.....8시쯤 모두와 헤어졌다.
미팅건 탓에 둘이 있기를 피하려고 수현이와 함께 돌아가려 했는데...
재형이 수현이가 깊은 얘길 나누어야 한다며 재명이 까지 데리고 사라졌다.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버린 나였다.
쭈볏거리며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타자 우현이 시동을 걸었다.
김건모의 핑계가 차안을 가득 메웠다.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재미있는 가사....요즘 인기였다.
"재미있었어...?"
"뭐가..?영화...?"
"미팅....소문이 짜하던데.....나온 다섯이 모두 널 찜했다던데...?"
정말 그랬다.
주선한 남학생 빼고 모두 날 찜했다.
대타로 나간 나였는데.....
함께 나간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민망한 하루 였다.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지.....
한강 쪽으로 차를 돌리며 우현인 표정이 없는 얼굴이였다.
알수 없는 표정 탓에 속이 탔다.
화가 났다는 증거 같은데.....
해가 떨어지는 한강의 하늘은 온통 붉은 빛이였다.
어둠이 깔린 강물이 눈앞에 보였다.
차문을 열고 우현이 밖으로 나갔다.
우현이 켠 라이터 불빛이 잠깐 비췄다 사라졌다.
강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우현이였다.
나갈까 말까.....망설이다 그냥 있기로 했다.
나가봤자.....달리 할말도 없고.....
정식으로 사귀자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과외 이후로 우린 공식 연인이 되었다.
우현이도 나도....별다른 말은 없었기에....
사실 난 우현일 알게 모르게 많이 의지하고 있었다.
우현이도 내 상황 잘아니까.....큰 어머님이 자길 탐탁치않게 여기는걸 알면서도 집엘 자주 왕래하고 있었다.
돌아가는 상황을 자기가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에대한 우현이의 소유욕을 알고 있는 난데...
정말 그 미팅은 우연찮게 일어난 일이였다.
새로 사귄 친구들 중 하나인 미나가 다짜고짜 데리고 나간 거였다.
미팅이라는 말도 않고....점심 먹자며 데려간 자리였다.
후환이 겁나 난 정말 녹차 한잔만 딱 마시고 일어섰다.
남자친구가 있다는말도 분명히 하고....
모두 우현일 알고 있었다.
학교에서건 어디에서건 우현인 내가 자기 여친 이라는 표시를 확실히 하고 다니니까...모두 우리 에게 닭살커플이라고 했다.
그걸 아는 미나였지만......갑자기 빠진 한명대신 날 집어 넣은거 였다.
정말 어쩔수 없는 상황이였다.
파트너만 정하고 나가라 해서 그렇게 했는데.....
남친이 있다고 분명 얘기했지만.....모두 날 찍다니....
첨엔 장난인줄 알았는데.....그중 하난 자기의 삐삐번호를 내게 건네기도했다.
상황이 우습게 변해 그 미팅은 남자애들의 무매너로 쫑이 났지만....우리과 친구들은 찜찜해 했다.
근데....그걸 누가 말했는지.....우현이 알고 있었다.
불과 그제 있었던 일이였는데....
그 미팅 이후 오늘 첨 만나는 거였다.
담배를 다 피웠는지 우현이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나가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들어온 건지도 모르지.....
담배 냄샐 내가 싫어하니까.....
"얘기해봐.....어떻게 된 일인지...."
가라 앉은 목소리 였다.
괜한 폼을 잡고 있어.....
"대타였어.....남친 있다구 분명히 말했고....아무일 없었어..."
"그런데 다섯명 에게 찜을 당해....? 남친이 있다고 밝혔는데...?"
"그건 나도 모르지....파트너만 정하고 나가라고 해서 있었던 거였어...그리고 난 바로 나왔구..."
"정말이야...?"
"그래....그걸로 끝이였어..."
우현이 잠시 날 가만히 봤다.
난 표정 변화없이 가만히 있었다.
눈도 깜빡거리지 않고......
그걸 보고 잠시후 우현이 '픽 '거리며 웃었다.
"이리와 봐..."
"왜에....?"
팔을 벌리며 우현이 내 머릴 가슴으로 당겨 안았다.
왜 그러는지 뻔히 알면서 장난스럽게 대답하는 날 보며 우현이 또 웃었다.
우리의 닭살 표현이였다.
우현이 입술은 언제만나도 매력이 있었다.
메마르지 않고 촉촉한게......이 사이로 십히는 맛이 일품이였다.
늘 그렇듯이 첨은 우현이 시작하지만 끝은 내가 했다.
우현이 먼저 다가와서 입을 맞추면 내가 끝을 봤다.
서로 밀고 잡아당기고.....한참을 그러면 먼저 우현이 항복을했다.
입안으로 씹히는 우현이의 혀와 도톰한 아래 입술은 나의 공격에 쉽게 무너졌다.
입술을 떼려고 우현이 혀가 저만치 달아나면 내가 다시 나가 잡아 챘다.
우현이 그만 이라고 할때 까지 잡고 안놔주었다.
'헉헉''''
차안에 열기가 뿜어졌다.
킥킥 거리는 날 보며 우현이 눈을 흘겼다.
"너 말야....여자가 너무 센거 아냐...?"
"네가 너무 약한거야..."
"옹녀가 환생한것도 아니고......키스 한 번 할때마다 ....이젠 슬슬 겁이나..."
"....그럼 안하면 되지...ㅋㅋㅋㅋ"
".....전에 겨우 돋았던 새살이 다시 떨어진것 같아....."
내가 물어 뜯었던 입술 한쪽을 만지작 거리는 우현일 보며 난 큭큭 거렸다.
밉지 않게 인상 쓰는 우현이였다.
"내일은 뭐 할까...?"
"섹스.."
"뭐..?"
"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우현이에게 머릴 한대 맞았다.
놀리는 재미가 있는 우현이였다.
졸업식이 있던 날 저녁 ......우린 시내 호텔에서 서로를 졸업 선물로 주었다.
그 전부터 우현이 계속 졸랐지만......졸업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었던 내 말을 들어준 거였다.
그 후부터는 자연스러운.....관계였다.
다른 커플들은 남친들이 너무 자주 요구 해온다는데 우현인 그러지 않았다.
하긴 내가 다른 여친들과는 달리 빼질 않으니까.....적극 응해줘서 그런가 보다.
절대 빼는 법이 없으니까......ㅋㅋㅋㅋ
우현인 대학에 오면서 원룸으로 나왔다.
전에 과외 하던 원룸에서 재명이와 함께 살고 있었다.
자신보고 카리스마 라고 불러달라는 재명인 여자친구들이 많았다.
잘생긴 외모 탓도 있지만.....매너도 좋았다.
하지만 애인은 만들지 않았다.
구속 당하는것 같아서 싫다고 했다.
가끔 내가 우현일 찰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농담도 한다.
우현이 말도 안된다고 일축을 하지만.......재명인 늘 내 자릴 따로 두고 있겠다고 하면서 장난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