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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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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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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2003-08-19

그렇게 시작된 그룹과외는 내겐 살아가는 활력소가 되어주었다.

금방 시간이 흘러 2학기가 시작되고 연이어 치뤄지는 모의고사나 월레.중간고사 모두 성적이 부쩍 뛰었다.

선생님이나 큰 어머님이나 아버지 까지도 모두 말씀을 안하셔도 내심 기뻐하고 계셨다.

그 무렵 간간히 집에서 보게 되었던 아버진 내게 사장님이라 하지 말고 아버지라 부르라고 하셨다.

크게 반발하실것 같던 큰 어머님은 의외로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오히려 연수언니가 그건 말도 안된다며 길길히 날뛰었을 뿐이였다.

나중엔 큰 어머님에게 한소리 들었는지......자긴 죽어도 그렇게 인정하지 못한다고 했다.

내가 막내 동생으로 호적에 올리는 일은 죽어도 하지 말라며 단식 투쟁을 하고 눈물로 호소도 하고.....결국엔 난 민수오빠 밑으로 호적에 올라갔다.

식구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 해야한다고 연수언니가 말해 가족회의가 열렸는데.....어떻게 된일인지......연수와 민수만 반대를 하고 큰 오빠인 진수는 내편을 들어주었다.

엄말 힘들게 하고 평생 가슴속에 못을 박은 내가 밉지도 않냐는 연수언니의 말에 진수오빤 철좀 들어라는 말을 하며 아무런 선택권도 없이 태어난 네가 왜 부모의 죄 값을 받아야 하냐며......어른들의 뜻을 잘 받들라는 말을 했다.

늘 보면 내게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이는 진수오빠의 태도에 나도 많이 놀랐다.

그사건 이후로 연수언닌 더 망가져 갔고......결국 마약단속에 걸려 갱생원 신세도 지곤 했다.

민수오빤 이 모든게 내탓이라며 날 보면 못잡아 먹어 안달이였다.

 

그땐 몰랐는데......큰 어머님이 내게 왜 이런 호의[?]을 베풀었는지는....나중에 알게 되었다.

큰 어머님이 날 못마땅하게 생각한다는걸 잘 알고 있었는데......가끔 시릴 정도의 차가운 시선으로 날 보는 ......큰 어머님의 시선을 알고 있는 나였기에....그땐 이해가 안갔다.

내게 베푸는 관심을 호의라고 칭할수 밖에 없는 상황을 난 알지 못했다.

 

마지막 진로 선택 과정에서 큰 어머님 내게 어학 계통으로 갔으면 한다는 뜻을 비추었다.

영문학이나 불문학......

학굔 이미 우현이네들과 함께 연대를 선택하고 있었다.

우현인 자기와 같은 법대를 가자고 우겼지만......

한시도 자기 시선 밖으로 날 두고 싶지 않아 하는 우현이였다.

그때 알았어야 했는데.....

나에 대한 우현이의 집착.......

그땐 우현이 만이 내게 전부였기에.....내가 살아있는 이유 였으니까....

아마도 나또한 우현이에게 집착심을 가졌을 지도....

 

졸업식이 있었고......입학식이 있었다.

난희는 결국 진학을 하지 않았다.

친구 소개로 이벤트 회사에 취직이 되어 있던 난희 였다.

언니의 결혼을 계기로 따로 나와 보영이와 함께 살게된 난희였다.

우현이들과 자주 어울리다 보니 자연히 난희완 멀어졌지만.....그래도 그때 내 가장 친한 친구는 난희였다.

살갑게 굴지 못하는 나 였지만......난흰 내게 좋은 친구였다.

 

수현이만 연대가 아닌 다른 대학으로 진학을 했다.

대학에 들어와서 부터 우현인 가끔 집으로 다니러 왔다.

아버진 모르고 계셨지만.......큰 엄만 우현이의 방문을 탐탁치 여기셨다.

첨......고교 졸업하면 오피스텔 얻어 내보신다던 말씀은 다신 하지 않으셨다.

우현이네 집안에 대해서 알고 계셨던 큰 어머닌 내게 우현이와 너무 가깝게 지내지 않는게 좋겠다는 말씀도 하셨다.

그룹과외에 우현이가 있었다는 것은 모르고 계셨다.

우현이와는 같은 고교동창 들의 모임에서 만났다고 해두었다.

 

그땐 몰랐는데.....

날 끔찍히도 싫어하는 막내 고모님의 고명딸이 우현일 맘에 들어하고 있었다.

상류층 자녀들의 사교모임에서 우현일 종종 보았던 한살아래의 여학생이 우현일 오빠오빠하며 아주 잘 따르고 있었는데......그 아이가 바로 .....서민정 이였다.

묘하게 운명지어진 우리였다.

 

큰 어머님은 그때부터 예감을 하고 계셨던 걸까.....?

우현이와의 만남에 대해서 내게 분명하게 선을 긋고 계셨다.

큰 어머님은 내가 평범한 삶을 살길 바라셨다.

그냥......보통의 여자들 처럼.....보통의삶을 살길 바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