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묻지도 않고 우현인 날 끌고 비디오방으로 향했다.
비포더 선라이즈.....
예전에 난희와 극장에서 비디오로 몇번 본적이 있는 영화였다.
주연배우 둘다 너무 맘에 든 몇안되는 영화 였다.
실론티 두개를 주문하고 우현인 내가 앉은 긴 일인용 쇼파 비슷한 의자를 편안하게 누울수 있게 해주었다.
"영화나 보자.....이 영화 봤어...?"
"응..."
"나도 몇번 봤거든.....집에도 있고.....난 이영화 볼때면 널 떠올려......줄르델피.....너랑 이미지가 많이 닮았잖아.....서늘한 눈빛하며.....선 가는 얼굴선.....붉은 입술.....가느다란 머리칼...볼때 마다 가슴 가득 물이 가득차는 느낌이야......"
이상했다.
전엔 한번도 그런 생각해본적 없었는데......
우현이 줄르델피가 날 닮았다고 하니까.....
정말 그렇게 보였다.
줄르델피가 나와 닮은 이미지로 보였다.
"너 말야......묘하게 사람 시선 잡아 끄는 매력 있는것 알아.....?"
"색기가 흐른다구.......?"
좀 인상을 써보이며 말했다.
"색기.....?그건 아닌데.....누가 더러 색기가 흐르는 얼굴이래.....?"
차마 아버지 되는 사람이 그랬다는 말은 못하겠어......침묵했다.
실론티의 찬 느낌이 좋았다.
에어컨 팡팡튼 실내의 기온도 시원했고......저조했던 기분이 좀 나아지려 했다.
"너 왜 늘 눈을 가리고 다녀....?네 눈이 얼마나 맑고 예쁜데....."
갑작스런 우현이 말이였다.
순간 시원하다고 느끼고 있던 안의 공기가 더워졌다.
목이 콱 막혀오는 기분......
아마 얼굴이 많이 붉어 졌으리라.....
쏘는 듯한 내시선에 우현인 표정변화 없는 얼굴로 날 바라봤다.
너무도 찬찬히 날 보는 우현이 시선에 내가먼저 얼굴을 돌려 버렸다.
'네 눈에 눈물 어리는것......난 볼수가 없을것 같아.....그날....그 파티 이후 나.......네가 내게 마법을 걸었을린 없겠지만.......이상하지......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게 부는 저녁이면.....어디선가 눈물 가득 담은 얼굴을 하고 있는 네가 보여.......그게 날 얼마나 날 아프게 하는지.....넌 모를거야......."
순간.....
우현이 눈가에서 눈물이 뚝 흘렀다.
언제 눈물이 찼던 건지........
순간이였는데........둑이 무너진 댐 처럼 그렇게 우현이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뭐야......
강우현......얘가 지금 뭐하는 거야......
눈물이 감염이 되었는지.......나도 울고 싶어졌다.
"못대게 굴지 않을게.....네 곁에 있게만 해줘......너 처해 있는 상황이 너무 힘들고....너 혼자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일 많잖아......너 그때 기대서 울수 있는 나무가 되어 줄게...옆에 있게 해줘.....인희야.....널 안보면 난 살수가 없을것 같아......."
정말 그랬다.
엄마에게 내쳐질때.....가끔씩 큰집에 불려갈때......길에서 아버지의 인척이나.....지인들을 만날때.......근처에 살지 말고 멀리가서 살자고 엄마에게 여러번 말했지만......엄만 들은척도 않고....지척에서 아버지의 동태를 살펴야 한다며.....엄만 고집이였다.
가까운 편의점에도 잘 드나들지 못하는 나였다.
혹시라도 큰집 언니나 오빠와 마주 칠까봐......
우현이가.......고마웠다.
아무것도 내편이 아닌 이 세상에 든든한 내 편이 되어 주겠다는 우현이 너무 고마웠다.
나로 인해 아파하는 사람이 나외에 또 있다는 기분은......내게.....놀라움 이였다.
영화의 필름은 벌써 중반을 지나고 있었는데.....우린 둘다 아무말 없었다.
우현이가 어느순간 부터 내 손을 잡고 있었다.
둘다 눈을 모니터로 향하고 있지만.......무슨 내용인지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