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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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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193

......


BY 카모마일 2003-07-07

그날 이후로 강우현은 내게 특별히 달라진 행동을 보이진 않았지만......가끔 눈이 마주치곤 했다.

내가 쳐다볼 때만......

강우현 쪽에서 날 보는 일은 거의 없었다.

내가 둔하지 않은이상......우현이 눈빛을 느꼈으면......알았쳇을 텐데.....

감지가 안되는  것을 보면.....우현이 날 먼저 보는 일은 없다는 말이 된다.

사귀자고 먼저 고백해 놓고서는......보이는 반응이 .....괜히 신경쓰이게 하는 남자애였다.

그날 옥상에서 별다른 대답을 않고 그냥 내려오고나선......아직 말을 나눠보지 못한 상태였다.

그저 내가 가끔 쳐다볼 때면 말없이 미소만 지어 보여주는 강우현 이였다.

이상한 아이....

 

체육 시간을 끝낸후 였다.

체력장을 대비해 오래달리기를 했는데 난희가 수업시간 내내 안색이 않좋았다.

평소 가진거라곤 체력뿐이라던 난희였는데.......걱정이 되었다.

점심도 속이 않좋다며 먹는둥 마는둥 하더니.......

옷을 갈아입고 바로 양호실로 향하는 난희를 따라 나섰다.

화장실로 먼저 들어서는 난희의 안색이 영 아니였다.

 

"괜찮아.....? 체한거야....?"

"좀.....양호실 나혼자 갈께.....넌 수업들어가...."

"됐어.....같이 가줄께..."

"아냐....이건 양호실 가서 나을병이 아닌것 같아..."

"뭐...?너 정말 어디 아픈거야....?"

화장실 문을 두드리며 묻는 내게 난희는 잠시 침묵했다.

아침까진 괜찮더니.....

수업도 이제 마지막 한시간이다.

국사.....입시에 별 도움이 안되는 ......

 

"인희야 미안한데.....너 가서 내가방좀 가져다 줄래.....아니.....체육복만 다시 가져다줘....빨리.....응...?"
"너 왜그래? 문열어봐.....정난희!...야 빨리 문열어....어서!"
아무래도 목소리가 심상치가 않았다.

무슨일이 있는것 같았다.

왜이리 가슴이 심하게 요동을 치는건지.....

 

계속 문을 두드리는 내 성화에 난희가 문을 열었다.

세상에.....이 무슨.....

벽을 기대고 서있는 난희의 다리사이로 선명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창백하게 질린 얼굴을 하고 난흰 금방이라도 쓰러질것 같은 얼굴이다.

 

"이게 뭐야....?너 왜이러는 건데....?"
타일 바닥으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난희의 놀란 얼굴......

정말 무슨 일이지....?

왜.....피가 흐르는 거야....?

 

"너 여기 있어봐.....가방 가져올께.....꼼짝말고 있어 ...알았지...?"
내말에 난흰 고개만 끄덕였다.

나만큼이나 많이 놀란 얼굴이였다.

 

이미 수업이 시작 됐는지......복도엔 아무도 없었다.

어쩌지......교무실로 가야 하나......

아님.....수업중에 들어가기도 뭐한데....

왠지 양호실엔 가면 안될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까 난희의 다리 사이로 흐르는 피는.....어쩜.....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있었지만.......달리 떠오르는 생각이 없어 맘이 불편했다.

설마.....설마.....

 

교실엔 ......선생님이 안보였다.

또 자습인가.....?

선생님이 안계신 교실은 반장의 통솔하에 있지만......아주 조용하지는 않았다.

선생님이 안계신걸 복도 창문으로 확인하고 뒷문을 열었다.

교탁 앞에 나와 있던 우현이와 눈이 만났다.

 

아무말 없이 내 가방과 난희의 가방을 들었다.

몇몇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어디가게....?아직 수업중인데.....?"

반장으로서 인가...?

우현이 물었다.

 

"난희가 아픈것 같아서 조퇴 하려구.....담임에겐 네가 말좀 해줘...."

"정난희....? 많이 아픈것 아님 양호실에 있다가 수업다 마치고 가지....."
"좀 많이 아파.....체육시간에  않좋았나봐.....말하기 곤란하면 내일 내가 말씀드리지뭐..."

시큰둥하게 대답하는 날 보며 우현인 별 다른 말은 없었다.

가방을 들고 교실을 나서는데.....뒷자리의 문수가 날 봤다.

 

"난희 어디가 안좋은건데...?"

"몸이....체한것 같아..."

"같이 가줘...?"
"괜찮아....."

문수에게 눈짓해보이고서 돌아서는데.....강우현의 시선이 내게 꼿혀있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말 기분 탓일까....?

고갤 돌려 확인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정말 묘했다.

다른 남자애들의 시선은 쉽게 무시가 되면서......왜 강우현의 시선은 그렇지 않은걸까?

이상했다.

전엔......전혀 신경쓰이지 않던 남자애 였는데....

난희에게 어서 가야 겠다는 생각저편에......강우현이 아직도 날 보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복도를 지나쳐 오는데.....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눈을 들어 칠판앞의 강우현을 봤다.

정말 뜨악 했다.

내 시선이 다시 올줄 알았는지......쏘는 듯한 우현이 눈이 거기에 있었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왜 고갤 바로 내리며.....가슴이 죄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아야 하는건지.....알수 없었다.

 

난희가......

말도 안되는 ....유산이란다.

것도.....락 카페에서 만난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남자애란다.

정말 기막혀서.....

다신 안그런다고 해놓고선.....

사실 ....아까 화장실에서 봤을땐.....혹시혹시 하면서 부정하려고 했지만......

내심....짐작을 하고 있었다.

난희의 ......유산은 첨이지만.......전엔......낙태였으니까...

화내기도....기운이 다 빠져.....그저 병원에서 내주는 약을 받아 들고....하루정도 입원해야 한다는 간호사의 말을 뒤로 하고 택시를 잡고 집으로 향했다.

난흰 언니와 둘이 살고 있었다.

친언니가 아닌 배다른 이복언니.....

하지만 친 자매보다 더 우애가 깊고.....사이가 좋았다.

전문대를 겨우나와 무역회사에 다니면서 난희 뒷바라지 하는 언니인데....

난희 기집앤.....놀기를 좋아하는 ......철없는 기집애 였다.

 

서로 환경이 비슷해서 우린 중학때부터 함께 다녔다.

난희도 .나도....친구가 없었다.

둘다 말도 별로 없고.....왠지 늘 남들이 안찾는 곳만 찾아 다니다가....매번 마주치는 얼굴이여서 언제부턴가 함께 다니게 된 친구였다.

서로 숨기지 않아도 통하는 그런 친구였다.

 

재벌가의 숨겨둔 딸 이라는 핸디캡이 있는 난 모든면에서 모나게 행동하면 안되는 아이였다.

행실도.....성적도....하고다니는 모양새도.....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나와 달리 난흰 자유분방했다.

예쁘장한 외모로.....남자애들에게 늘 둘러 싸여 있었다.

회사일로 바쁜 언니.....학교을 파하면 바로 집으로 서둘러 가버리는 내게서....위로받지 못하는 외로움을 밤놀이 문화를 통해 보상받는 난희였다.

학교외에서 나외에 친하게 지내는 다른 친구들이 있는데....

그애들 대부분은 학생이 아니였다.

예전엔 학생이였지만......학교라는 틀을 본인 스스로가 거부하거나....학교에서 퇴학당한 아이들.....난흰 그런 친구들하고 자주 어울렸다.

노는건 좋지만.....선은 지키며 놀라고 했는데....

고등학교는 어떻게 해서든 졸업해야 한다는 언니의 말은 지킨다고 자기 스스로 말했으면서....

화가 났다.

가방을 방문앞에 던져주곤 밖으로 나왔다.

미음이라도 끓여주라던 간호사의 말이 있었지만.......내키지 않았다.

한번도 아니고 벌써.......두번씩이나.....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왜 저렇게....저지르면서 사는지......

자기 몸 다치는 것 생각않고.....

제대로 피임하라고.....늘 얘기했건만.....

웃기지 않나...?

열여덟 밖에 안된 기집애가......섹스가 좋됀다.

며칠을 안하면.....몸이 근질거리고......마치 커피에 중독된 사람이 커필 안마시면 금단 현상이 일어나는 것처럼....일주일에 한번은 미친듯이 남자가 그립단다.

기막혀서.....

언제.....어떻게.....

첫 단추를 어디서 부터 잘못 끼웠길래......

나이도 어린 조그만 기집애가.....남자가 없는 밤이 못견디게 싫다니.....

자기의 끝은 화류계일것 같다고 노래하는 난희였다.

학교도 사실 진즉에 그만두고 싶은데......

자기 아님 왕따 당할 내가 불쌍하고 걱정되어서 다녀준다는 난희였다.

웃긴 기집애........정난희....